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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업계가 떨고 있는 공약 1위는?...'특목고,자사고 폐지'

한 사교육 업체가 주관한 입시설명회에 참석한 학부모들이 자료집을 살펴보고 있다. 사교육 업계 전문가들은 대선을 앞두고 쏟아지는 공약 가운데 '특목고ㆍ자사고 폐지', '논술 폐지'가 사교육 업계에 가장 타격이 큰 정책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중앙포토]

한 사교육 업체가 주관한입시설명회에 참석한 학부모들이 자료집을 살펴보고 있다. 사교육 업계 전문가들은 대선을 앞두고 쏟아지는 공약 가운데 '특목고ㆍ자사고 폐지', '논술 폐지'가 사교육 업계에 가장 타격이 큰 정책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중앙포토]

 
“누가 대통령이 돼도 수능을 손보겠다니까… 사교육 업계 지형이 완전히 바뀔 수도 있죠.” (온라인 수능강의 업계 관계자)
“이번엔 유력 후보들이 거의 다 특목고나 논술을 없앤다고 하고 있어요. 미리 대처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으니 요즘엔 대선이 최대 관심사죠.” (대형학원 대표)
 
 최근 주요 대선 후보들이 내놓은 입시 관련 공약에 사교육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후보마다 사교육비를 줄이고 입시를 간소화하겠다며 내놓고 있는 공약이 자칫 사교육 업체에는 직격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변화에 잘 대처하면 오히려 새로운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그렇다면 대선을 앞두고 나오는 여러 교육 관련 공약들을 사교육 업계에서는 어떻게 진단하고 있을까. 본지는 유명 사교육 업계 전문가 7명과 함께 대입·고입 관련 등 사교육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정책의 영향력을 평가해봤다. 대선 후보의 입시 공약 등 8개 정책을 뽑아 전문가들이 사교육 업계에 미치는 영향을 1~5점으로 매겼고, 이를 100점 만점으로 환산했다.
 
 0점에 가까울수록 사교육 수요가 줄어 업계에 타격이 큰 정책이고, 50점은 현 상황에서 별로 변화가 없는 정책이며 100점 가까이 높아질수록 사교육이 늘어나 업계에 유리한 정책이다. 평가자들이 사교육 업계 이해 당사자인 만큼 솔직한 평가가 될 수 있도록 참가자의 실명공개를 원칙으로 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거론되는 입시 정책 중에서 사교육 업계에 가장 타격이 큰 정책을  ‘특목고ㆍ자사고 폐지’(35.7점)라고 평가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바른정당 유승민, 정의당 심상정 후보 등 주요 대선 후보들이 내건 공약이기도 하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특목고ㆍ자사고 폐지 대신 추첨 선발을 주장하고 있고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만 폐지에 반대한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교육평가연구소장은 “특목ㆍ자사고 입시를 위한 대형학원과 내신 준비를 위한 보습학원, 컨설팅학원 등이 모두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특히 다른 상위권 학생에게 밀리지 않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선행학습을 하는 분위기가 완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두번째로 사교육 업계에 타격이 크다고 평가된 정책은 ‘논술ㆍ특기자 전형 폐지’(36.1점)였다. 논술 폐지 역시 홍 후보를 제외한 주요 대선 후보들의 공통 공약이다. 복잡한 입시 제도를 단순화하겠다는 이유에서다. 
 
 남윤곤 메가스터디 입시전략연구소장은 “논술은 내신 성적이 부족한 학생, 재수생 등이 가장 집중하는 전형이라 사교육 수요도 많은데 이것이 폐지되면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 사교육 업계가 가장 반길 정책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정시모집 비중 확대’(58.6점)가 업계에 유리하다고 평가했다.전문가들은 정시모집이 확대된다면 강의 중심의 사교육 업체들이 활황을 맞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치우 비상교육 입시평가실장은 “대입에서 수능 영향력이 커진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수능 강의가 중심인 대형학원, 온라인 강의업체 등은 유리하다. 게다가 수능 난이도가 지금 수준이라면 상위권 변별을 위한 논술, 면접도 계속 필요해 사교육은 지금과 별 차이 없거나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시 확대’를 정식 공약으로 내세운 후보는 아직 없다. 홍 후보만 수시모집에 비판적이고 '수능 2회 실시'를 주장하는 등 정시모집에 무게를 두고 있다.
 
 교육부가 내년부터 전면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고교 내신 절대평가’(58.6점)도 사교육 업계에 유리한 정책으로 평가됐다. 현행 상대평가는 전체 학생 가운데 본인의 순위에 따라 등급이 매겨지지만 절대평가가 되면 90점을 넘은 학생은 모두 1등급을 받는 식으로 점수에 따라 등급이 매겨진다.
 
 일각에서는 지나친 내신 경쟁을 완화하기 위해 절대평가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지만 사교육 업계에선 오히려 절대평가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예상한다. 강명규 스터디홀릭 대표는 “절대평가가 되면 특목고 등의 내신 불이익이 없어지기 때문에 특목고 입시 경쟁이 치열해진다. 또 특목고가 없더라도 고교생들이 내신에 발목잡힐 걱정이 줄어들면서 모든 학생이 대입을 포기하지 않게돼 사교육이 활성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평가에서는 압도적으로 높거나 낮은 점수를 받은 정책이 없었다. 사교육 업종별로 받을 영향을 평가해본 결과, 한 업종에 불리한 정책이라도 다른 업종에는 유리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문 후보와 심 후보가 공약으로 내건 ‘수능 절대평가 전환’이나 안 후보와 유 후보의 공약인 ‘수능 자격고사화’는 대형학원과 온라인 업체에는 큰 타격을 입힐 것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그 틈을 비집고 면접학원이나 논술학원, 입시 컨설팅업체나 개인과외 등이 반사 이익을 볼 것으로 예상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수능 절대평가가 되더라도 여전히 대학은 우수 학생을 뽑아야하기 때문에 면접이나 논술 등을 변형한 대학별 고사를 치를 가능성이 높고 새로운 사교육이 팽창할 것이다”고 예상했다. 조미정 김영일교육컨설팅 교육연구소장은 “수능이 절대평가나 자격고사가 됐을때 확대될 수시모집에 학교가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달렸다. 학생부 관리나 면접 준비 등을 학교가 잘 해주지 않으면 학생들은 사교육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제도가 바뀌어도 사교육은 이에 적응해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낼 것으로 예상했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새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사교육을 줄이겠다며 입시제도를 바꿨는데 성공한 적이 없었다"며 "10년 이상 꾸준히 지속할 수 있는 교육정책과 제도를 만드는 것이 오히려 사교육 시장을 확대시키지 않는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남윤서 기자 nam.yoonseo1@joongang.co.kr
 
※평가 참여 전문가: 강명규 스터디홀릭 대표, 남윤곤 메가스터디 입시전략연구소장,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교육평가연구소장,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 이치우 비상교육 입시평가실장,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 조미정 김영일교육컨설팅 교육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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