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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감 높은 인간 관계는 정신적 안식처

관계의 본질은 상호 작용이다. 타인과의 관계는 의식적 혹은 무의식적으로 서로 자극하고 반응하는 과정을 통해 생성되고, 유지되고, 때론 파괴되기도 한다. 이러한 상호 작용 과정에서 내 삶에 개입하는 타인의 영향력은 얼마나 클까?  
 

최승호의 '생각의 역습'

이스라엘 텔아비브대학 연구팀은 직장인 820명을 대상으로 직장 동료와의 관계를 확인하기 위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후 건강 기록과 비교했다. 그 결과, 직장 동료와 원만한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장수할 확률이 높았다. 반대로 직장 동료들과 정서적 유대감이 낮은 사람은 유대감이 높은 사람에 비해 향후 20년 안에 사망할 확률이 140%나 높았다.  
 
특히 직장 상사로부터 괴롭힘을 당하는 직장인은 괴롭힘을 당하지 않는 직장인보다 수면장애를 겪는 경우가 2배 정도 높았다. 직장 동료는 단순히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내 건강과 수명에 강력하게 개입하는 영향력자인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진행된 연구결과도 유사했다. 연세대 염유식 교수팀이 6년간 강화도 지역의 노인 814명의 인간관계망을 추적조사한 결과, 남성 노인은 친한 지인이 1명 늘어날수록 고혈압 유병률이 25% 감소했으며, 여성 노인은 친한 지인과 유대감이 높을수록 스스로 고혈압을 인지하고 관리할 확률이 1.72배 증가했다.
 
배우자 관계가 행복과 건강에 미치는 영향력은 더욱 절대적이다. 미국 미시간대학 연구팀이 2000쌍의 부부를 대상으로 6년에 걸쳐 추적조사한 결과, 배우자가 행복한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신체적으로 더 건강하고 운동도 더 자주 했다. 또한 행복한 부부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답한 이들은 전반적으로 건강에 대한 만족도 역시 높았다.
 
가족·친구·직장동료와 같이 일상에서 빈번히 접촉하는 사람일수록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내게 영향 줄 가능성 역시 크다. 원치 않는 타인의 영향력을 줄이기 위해 관계를 단절하고 외로움을 감수하는 편이 나을까? 잉글랜드 요크대학 연구팀이 과거 21년 동안 약 18만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 논문 23편을 재분석한 결과,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심장질환 발병 비율은 29%, 뇌졸중 발병 비율은 32% 더 높았다. 관계 때문에 상처 받는다고 관계 자체를 포기하는 것은 해답이 아니다.
 
과거 원시 시대의 가혹한 자연 환경 속에서 공동체와 단절은 곧 죽음을 의미했다. 이 때문에 우리의 뇌는 외로울수록 무의식적 불안과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반면, 공동체와 소속감이 강할수록 본능적으로 안심과 행복감을 느낀다. 영국 노팅엄 트렌트대학이 4000 명의 실험 참가자들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가족이나 동호회같이 소속 집단과 자신을 동일시 하는 사람일수록 더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고 응답했다. 주변 사람들과의 튼튼한 유대 관계는 천연 진통제인 엔도르핀 분비를 상승시켜 신체적 고통까지 잘 참도록 한다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도 있다.
 
모든 인간은 태어나는 순간, 누군가의 자식이다. 이후 친구·연인·배우자·부모·동료와 같이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끊임없이 자신의 존재를 인식한다.  
 
따라서 우리의 뇌는 주변에 좋아하고 사랑하는 타인들이 많을수록 인생을 아름답고 가치 있게 느낄 확률이 높다. 철학자 사르트르는 ‘타인은 지옥’이라 했지만, 좋은 관계는 ‘정신적 안식처’이다.
 
 

최승호
도모브로더 부대표 
james@brodeu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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