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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생<發生>

무엇인가 생겨나 퍼지거나 번지면서 쑥쑥 자라날 기미를 보인다. 그를 일컫는 낱말이 발생(發生)이다.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쓰는 말이다. 대개는 돌출하는 경우다. 없다가 문득 생겨나는 것을 가리킨다.
 

漢子, 세상을 말하다

앞의 글자 發(발)은 인류사회의 초기부터 줄곧 등장한 싸움과 관련이 있다고 본다. 우선 글자 윗부분은 사람의 발자취, 아래 요소는 활을 잡고 쏘는 행동을 가리켰다고 푼다. 그래서 싸움에 나선 사람이 활을 잡고 상대를 향해 쏘는 동작이다. 이로부터 퍼진 새김이 ‘생겨나다’ ‘시작하다’ ‘벌어지다’ 등이다. 시작해서 줄곧 펼쳐지는 경우를 발전(發展), 처음의 움직임을 발동(發動), 없던 것을 새로 만들어내는 일을 발명(發明), 있었으나 줄곧 보지 못하다가 처음 알아내는 일을 발견(發見)이라고 하는 연유다.
 
둘째 글자 生(생) 역시 마찬가지다. 땅에서 움을 틔워 돋아나는 식생(植生)을 표현했다. 무엇인가 새싹처럼 돋아나는 상황이나 경우를 지칭할 때 자주 쓴다. 그렇게 움을 틔워 자라난 생명체, 또는 그런 활동 등을 두루 지칭하는 글자다.  
 
따라서 발생(發生)이라는 단어는 나타나고, 자라나며, 생겨나고, 번지거나 퍼지는 모든 사물과 행위의 처음을 가리킨다. 계절과 관련을 지을 때 이 단어는 봄의 동의어로 곧잘 등장한다. 만물이 자라나는 계절이 봄이기 때문이다. 같은 맥락의 단어도 여럿이다. 우선 발절(發節)이다. 식생이 자라나는 계절이라는 뜻, 춘하추동(春夏秋冬) 사계가 시작하는 때라는 새김이 담겼다. 발생진(發生辰)이라고 해도 그렇다. 만물이 자라기 시작하는 무렵(辰)이라는 맥락이다.
 
무엇이 자라나는 것은 좋기도 하지만 경계해야 할 때도 있다. 없던 것이 새로 생겨나면 변화의 시작이다. 안정적인 상황이 무엇인가 새로 자라면서 흔들릴 수도 있다. 그럴 경우에는 관리의 능력이 필요하다. 식생 또한 일정한 관리의 기술인 농사(農事)의 손길을 거쳐야 곡식이나 과일로 자라 사람의 배를 채울 수 있는 법이다.
 
‘장미 대선’의 올해 우리 봄은 어떨까. 자라서 번지는 것이 눈앞에 도저하게 펼쳐질 모양이다. 마구 번지는 상황이 벌어질까, 아니면 차분하게 틀에 내려 앉혀 조용한 발전으로 이끌 수 있을까. 이 봄은 우리사회의 능력을 가늠해볼 수 있는 계절이다. 
 
 
유광종
중국인문 경영연구소 소장
ykj335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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