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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이어 구글·삼성 AI 가세, 당신의 거실을 파고든다

글로벌 기업은 영토 확장 중
“당신의 스타일링을 책임집니다.”

아마존, AI 스피커로 거실 선점
스타일링 제안하는 AI도 등장

구글, 스마트폰 AI 비서로 맞불
삼성, 갤럭시S8에 빅스비 도입

인공지능 확산에 ‘한 지붕 두 AI’
“터치 아닌 음성 비즈니스 세상”

 
지난 4월 27일 세계 최대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은 인공지능 스피커와 카메라를 결합한 에코 룩(Echo Look)을 발표하면서 이런 홍보 문구를 내걸었다. 에코 룩은 개인 맞춤형 인공지능(AI) 스타일링 비서다. 사용자가 서로 다른 옷을 입고 카메라 앞에 서면 어울리는 옷을 추천해 준다. 옷장에 있는 상·하의를 조합해 추천하기도 하고 선호에 맞춘 신제품이 출시되면 알려준다. 에코 룩에는 인공지능 학습법의 한 종류인 머신러닝(machine learning)이 도입됐다. 아마존은 “에코 룩은 전문 스타일리스트의 노하우를 기반으로 개발됐고 사용자의 체형과 피부톤을 고려해 적절한 옷을 골라준다”고 밝혔다. 에코 룩은 최근 유행하고 있는 AI 스피커에 카메라를 결합한 최초 모델로 드레스룸이나 현관이 타깃이다.
 
아마존·구글·삼성전자 등 세계적인 공룡 정보기술(IT) 기업들의 ‘공간’ 선점 경쟁이 치열하다. 시작은 거실이었다. 아마존은 2015년 6월 음성인식 AI 스피커 에코를 발표했다. 거실 테이블에 놓고 가족들이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에코는 음성 언어를 인식해 적절한 답변을 내놓는다. “오늘 날씨가 어떠냐”고 물으면 날씨 서비스와 연계된 서버에서 현재 날씨를 검색한 다음 스피커를 통해 들려준다. 발전을 거듭한 에코에는 우버 호출, 도미노피자 주문 기능이 더해졌다. 인터넷 방송과 뉴스를 들을 수 있고 가전제품을 켜고 끄는 홈 오토메이션 기능도 추가됐다. 이 모든 게 컴퓨터 클릭이나 스마트폰 터치 없이 음성 명령으로 가능하다. 에코 룩은 ‘귀’가 전부였던 AI 스피커에 ‘눈’을 달아준 격이다.
 
정태경 서울여대 디지털미디어학과 교수는 “아마존은 AI 스피커를 세계 최초로 판매하면서 이 분야에서 선두주자로 자리를 잡았다. 구글 등과 비교해 오프라인 영토 확장에서 앞서고 있다. 에코 룩을 통해 드레스룸이란 새로운 공간을 확보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마존은 지난해 3월 에코 축소판인 에코 닷(Echo Dot)을 시판하면서 침실 공략에 나섰고, 지난해 9월에는 자사 태블릿PC 킨들 파이어(Kindle Fire)에 인공지능 기능을 추가해 사용자들의 ‘손바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에코는 미국과 영국 등에서 1100만 대가 판매된 것으로 추정된다.
 
아마존을 상대로 공성전(攻城戰)에 나선 건 구글이다. 구글은 지난해 11월 구글 홈(Home)을 발표했다. 에코와 비슷한 음성인식 AI 스피커다. 후발주자인 구글은 저가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구글 홈은 129달러(약 14만7000원)로 180달러(20만5000원)에 판매되고 있는 아마존 에코보다 저렴하다. ‘집 안’ 경쟁에서 뒤처진 구글은 올해 3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용 음성인식 AI 비서 구글 어시스턴트(google assistant)를 개발을 시작한 지 5년 만에 내놨다. 구글의 안드로이드는 전 세계 스마트폰 점유율에서 70%를 차지하고 있어 구글 어시스턴트가 자리잡을 경우 파괴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는 4월 28일(미국시간) 열린 1분기 실적 발표회에 참석해 “구글은 궁극적으로 AI 기업을 지향한다. 구글 어시스턴트는 그 시작점이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도 AI 영토확장 경쟁에 뛰어들었다. 4월 판매를 시작한 갤럭시S8에 음성인식 AI 비서 ‘빅스비(bixby)’를 도입했다. 빅스비는 단 한 번의 음성 명령으로 인터넷 정보 검색은 물론 전화번호부·메시지 등 스마트폰 기능을 실행할 수 있다.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은 “빅스비를 6년 전부터 준비했다. 향후 사투리까지 인식이 가능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미국 뉴욕에서 기자들과 만나서다. ‘손바닥’ AI 경쟁이 이어지면서 ‘한 지붕 두 AI’도 등장했다. 갤럭시S8에 빅스비와 구글 어시스턴트가 동시에 탑재된 것을 두고 미국 야후 뉴스는 “인공지능의 불편한 동거가 시작됐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인수한 하만오디오를 통해 차량 탑재 AI 시장을 넘보고 있다. 자동차란 새로운 AI 영토 확보에 나선 것이다. AI 영토 선점은 국내에서도 화두다. SK텔레콤은 지난해 9월 AI 스피커 ‘누구(NUGU)’를 내놨고 KT도 올해 1월 AI 스피커 ‘기가지니’를 발표했다. 두 회사 모두 집안 거실이 타깃이다.
 
IT 공룡들이 아날로그 영역 다툼에 나선 이유는 뭘까.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이윤근 음성지능연구그룹장은 “사물인터넷(IoT) 시대를 맞아 피할 수 없는 영토 전쟁”이라고 정의했다. 이 그룹장은 이어 “음성인식 AI 기술은 케이블TV 셋톱박스는 물론 냉장고·자동차 등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여 공간 확보 싸움은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IT 기업들의 ‘땅따먹기’가 이어질 거란 전망이다. 첨단 기술로 무장한 IT 기업들의 오프라인 공간 사냥은 비즈니스 생태계 선점과도 연관이 있다. 제프 베저스 아마존 CEO는 지난해 6월 열린 콘퍼런스에서 “에코는 아마존을 떠받치는 네 개의 기둥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마존은 음성 명령을 활용한 상품 판매에 주력하고 있다. 클릭이나 터치 없이 음성만으로 비누 등 생필품부터 음악이나 영화 등 디지털 콘텐트를 구입할 수 있다. 정태경 교수는 “터치를 뛰어넘는 음성 비즈니스 세상이 다가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시장조사 전문업체 GfK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13~64세)의 76%가 음성 명령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연세대 커뮤니케이션연구소 홍남희 박사는 “AI 비서가 자리를 잡고 있는 집 안 거실이나 자동차 등은 사적인 공간이란 공통점이 있다. AI가 확산되면서 사적 영역에 대한 개념 변화와 함께 사적 공간과 소비가 더욱 긴밀히 결합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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