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스킨십이 최우선 vs 조연 없이 맨투맨

[대선 D-9] 1박2일 유세 동행 취재
22일간의 공식 선거운동 레이스가 반환점을 돌았다. 지난 17일 이후 29일까지 13일간 각 후보들은 치열한 유세전을 펼쳤다. 특히 선두 다툼을 벌이고 있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대결은 선거 막바지에 접어들수록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文, 일일이 악수하며 친밀도 높이기
“2012년 대선 때보다 간절하기 때문”

安, 1t 트럭 ‘홀로 유세’로 시선 집중
“동원 없이 국민 힘으로 선거 치를 것”

 
유세전은 대선의 최종 승자를 가늠하는 바로미터라 할 수 있다. 일단 후보의 명연설, 최적의 장소, 선거 운동원들의 퍼포먼스 등 3박자가 갖춰져야 한다. 여기에 각 후보만의 개성을 돋보이게 하는 유세 전략이 곁들여진다.
 
남은 9일간 후보들이 어떤 유세전을 펴느냐에 따라 대선판이 흔들릴 수도 있다. 단순히 지지자들의 응집력을 강화시키는 도구에 그치는 게 아니라 유권자들과의 스킨십을 통해 확장성을 키울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지난 26~27일 1박2일간 문 후보와 안 후보의 유세 현장을 밀착 취재했다.
 
文 경호 인력 최소화 … ‘면전 시위’ 해프닝도
지난 27일 오후 6시 경기도 분당 야탑역 광장. 상점이 가득한 광장 진입로에 100m가량의 인간띠가 만들어졌다. 30분 뒤 이곳에서 유세할 예정인 문 후보를 기다리는 행렬이었다.
 
오후 6시28분 문 후보가 유세장에서 200m 정도 떨어진 곳에 하차했다. 세 걸음에 한 번꼴로 유권자들의 손을 잡고 어린아이와 사진을 찍으며 때로는 사인도 해줬다. 광장 앞쪽에 있는 유세차에 오르기까지 7분15초가 걸렸다.
 
문 후보의 유세 콘셉트는 ‘사람 속으로’다. 유세 현장에서 한 사람이라도 더 가까이, 한 번이라도 더 손을 잡으려 애쓴다. 김경수 선대위 대변인은 “2012년 대선에 비해 유권자와의 스킨십이 훨씬 늘었다”며 “악수하는 시간을 고려해 다음 일정을 여유 있게 잡을 정도”라고 말했다. 일정을 여러 개 소화하는 것보다 유권자 한 사람 한 사람과 스킨십을 늘리겠다는 문 후보의 의지가 강하기 때문이다.
 
대중 연설을 마친 뒤에도 유세차 위에서 허리 숙여 유권자들의 손을 잡았다. 그러다 보니 기동민 수행실장이 뒤에서 문 후보의 허리를 잡고 지지대 역할을 하는 장면도 매번 연출된다. 오후 7시13분 유세차에서 내려온 문 후보가 광장 진입로에 주차돼 있던 차량에 다시 타기까지 또 5분이 걸렸다. 그래도 사람들이 떠나지 않자 문 후보는 차 문을 열고 내려 한 번 더 손을 흔들었다. 지지자들은 함성과 박수로 화답했다. 김 대변인도 문 후보에게 “왜 이렇게까지 스킨십을 늘리려 애쓰느냐”고 물은 적이 있다고 한다. 그러자 문 후보는 “5년 전보다 그만큼 더 간절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고 김 대변인은 전했다.
 
근접 경호 인력도 최소화했다. ‘광화문 대통령’이란 구호에 걸맞게 시민들에게 최대한 친숙한 이미지로 다가가겠다는 전략이다. 그러다 보니 지난 26일에는 성소수자 단체 관계자들이 문 후보 면전까지 접근해 항의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전날 토론회에서 “동성애 합법화에 찬성하지 않는다”는 문 후보의 발언이 파장을 일으키면서다. 문 후보는 이후 “군대 내 동성애 허용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며 “소수에 대한 차별에는 적극 반대하지만 지금은 사회적 합의를 도출해내기가 쉽지 않다”고 해명했다.
 
27일 방송기자 초청 토론회가 열린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도 ‘호모포비아 대통령을 원하지 않는다’고 적힌 피켓을 든 시위대가 문 후보에게 다가가려다 제지를 당했다. 남은 기간에도 유세 현장에서 어떤 돌발 변수가 생길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문 후보 측은 당분간 근접 경호 인력을 좀 더 늘리되 유권자와의 대면 접촉은 줄이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安 빡빡한 일정 속 ‘국민 중심’ 유세
안 후보는 문 후보와 달리 지난 26~27일 빡빡한 유세 일정을 소화했다. 26일 강원도를 찾은 안 후보는 춘천·원주·강릉에서 15분 정도씩 짧게 유세했다. 27일에는 오전 8시30분 제주공항에 내려 서귀포시와 제주시에서 유세를 한 뒤 낮 12시에 김해로 떠났다. 이런 식으로 빠르게 전국을 훑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 문 후보와 격전을 벌이고 있는 대구와 광주는 이미 두 차례나 방문했다.
 
27일 제주 서귀포 매일올레시장. 안 후보는 차에서 내리자마자 호떡을 파는 상인에게 다가가 악수를 청했다. 상인은 “누구를 찍을지 고민하고 있었는데 안 후보가 생각보다 친근해 보여서 안 후보를 찍어야겠다”고 말했다. 안 후보와 악수를 나눈 또 다른 서귀포 시민은 “실제로 보니 TV토론 때 이미지보다 훨씬 부드럽더라. 그런데 공부를 하신 분이라 그런지 손이 여자보다 부드러운 것 같다”며 웃었다.
 
안 후보의 유세 콘셉트는 ‘국민 중심’이다. 국회의원이나 시·도 의원, 시·도당 위원장들은 유세 차에 오르지 못하도록 가급적 배제하고 찬조연설도 시민들이 할 수 있도록 했다. 1t 트럭에 만들어진 안 후보 유세차 무대는 다른 후보에 비해 좁다. 선대위 관계자는 “주위에 다른 사람을 둘러 세우면 시선이 분산되기 때문에 안 후보를 부각하기 위한 설정”이라고 말했다. 한마디로 조연 없이 안 후보가 국민과 직접 소통하는 ‘맨투맨 스타일’인 셈이다. 일각에선 안방인 호남 유세 외엔 지원해줄 현역 의원이 적다는 현실적인 문제 때문이란 얘기도 나온다.
 
유세장에 사람을 모으는 능력은 후보의 개인기만으론 역부족이다. 결국 당의 조직력이 여기서 드러난다. 지난 26일 춘천 중앙시장 유세 때도 사람이 많지 않아 듬성듬성 빈 곳이 보였다. ‘문재인 대통령’을 연호하는 문 후보의 유세 현장과는 대조적으로 비교적 분위기가 차분한 편이었다. 하지만 안 후보 선거송인 가수 신해철의 ‘그대에게’가 흘러나올 때는 시민들은 운동원들과 함께 어깨를 들썩였다. 김형구 부대변인은 “민주당은 당이 크고 조직력도 좋아 동원할 수 있는 사람이 많지만 우리는 그럴 수도 없고 그렇게 하지도 않는다. 철저히 국민의 힘으로 치르는 대선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유세장에 모인 이들의 수가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와 비례한다고 단정하기는 이르다. 춘천 중앙시장 골목골목을 누비며 일일이 악수를 청하는 안 후보를 보는 시민들의 표정이 밝았다. 김미영(52·여)씨는 “오늘 유세장엔 안 갔지만 문 후보의 집권을 저지해 줄 가능성이 가장 크기 때문에 결국 안 후보를 찍을 것 같다”고 말했다.
 
文 5550㎞, 安 5406㎞ … 이젠 ‘수도권 대첩’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지난 17일부터 29일까지 13일간 문 후보가 이동한 거리는 총 5550㎞(선대위 계산), 안 후보는 5406㎞(본지 계산)다. 유세를 펼친 지역은 문 후보 20곳, 안 후보 24곳이다. 안 후보는 강릉·서귀포 등 문 후보가 가지 않은 곳까지 발도장을 찍는 등 다양한 지역을 누비려 애썼다. 빠듯한 유세 일정에도 TV토론이 있는 날은 일정을 최소화하고 토론 준비에 공을 들인 건 두 후보의 공통점이다. 조기 대선인 만큼 TV토론의 중요성이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유세장에서의 네거티브 공방도 점차 거세지고 있다. 문 후보는 안 후보를 겨냥해 ‘불안한 세력’ ‘급조된 정당’이란 표현을 쓰곤 했다. 스스로가 준비된 대통령임을 강조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다. 반면 안 후보는 문 후보의 ‘적폐 발언’을 집요하게 문제 삼았다. 문 후보가 자신에게 ‘적폐 세력의 지지를 받고 있다’고 비판한 데 대해 “국민을 적폐 세력으로 규정했다”고 역공을 펴는 식이다. 국민의당이란 당명처럼 본인만이 국민 후보임을 부각하려는 전략이다.
 
유세 스타일도 확연히 달랐다. 문 후보의 개성이 가장 두드러졌던 건 고향인 부산에서의 도심 유세였다. 지난 22일 부산 서면 젊음의거리엔 선대위 추산으로 3만여 명이 모였다. 공식 선거운동 시작 이후 가장 많은 인파다. 문 후보는 부산이 연고지인 롯데자이언츠 유니폼을 입고 응원의 상징인 주황색 비닐 봉지를 머리에 썼다. 
 
또 ‘부산 갈매기’를 소리 높여 부른 뒤 “이자(이제) 됐나, 하면 ‘됐다’라고 함 해주실랍니까”라며 분위기를 띄웠다. “맞습니까” “누굽니까” 등 청유형 표현을 쓰며 유권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내는 것도 문 후보 특유의 화법으로 꼽힌다. 문 후보 측은 “대통령이 된 뒤에도 국민들과 쌍방향 소통을 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안 후보는 유세 연설에서 의문형을 쓰기보다 자신의 주장을 어필하는 편이다. “20년 미래 먹거리, 미래 일자리 만드는 지도자 뽑아야 합니다. 저 안철수가 하겠습니다” 등 의지를 드러내는 표현으로 유권자들의 환호를 이끌어내는 식이다. 다소 유약해 보인다는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목소리를 낮고 굵게 바꿨을 정도로 소문난 노력파다.
 
노타이에 흰색 와이셔츠 소매를 걷어붙인 복장으로 주먹을 불끈 쥐거나 만세를 외치는 등 문 후보보다 동작이 큰 것도 특징이다. 유세 초기엔 A4 용지를 들고 읽다가 요즘은 태블릿PC에 연설문을 담아 갖고 다닌다. 임승철 유세부본부장은 “안 후보가 처음보다 화법·제스처·스킨십 등 모든 측면에서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며 “5월 초에 본격화할 수도권 유세를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호준·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구독신청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