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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이 원하는 주제 토론을

소통 카페
대통령선거 판이 달아오르고 있다. 대통령직의 의미를 잘 몰랐던 제왕적 대통령 탄핵으로 발생한 선거라서 더 뜨거운 것일까. 후보자를 낸 원내교섭단체 정당들이 지난 5일부터 21일까지 낸 공식 브리핑과 논평만 597건(중앙일보 4월 22일자)이다. 특징은 네거티브 공세. 하루 평균 35건으로 상대에 대한 비난과 의혹 공격(66.3%)이 정책 논쟁(7.5%)을 압도한다. 공격의 유형은 상대 캠프 일탈, 말꼬리 잡기, 후보 의혹제기, 가족 비방 등이다. 사실의 진위나 정책의 규명보다 ‘아니면 말고’ 식의 찔러보기와 낙인찍기다. 유사한 가짜뉴스 공격도 25일 기준으로 이미 3만1004건으로 18대 대선의 총 적발 건수(7201건)의 4.3배다(중앙일보 4월 27일자). 뜨겁다 못해 선거판을 태울 기세이다.
 
이번 선거에서 달라진 모습도 있다. 선거보도를 오랫동안 따라 다닌 비판에 대한 개선 의지가 엿보인다. 기존의 비판은 ①입후보자가 만들어 내는 의제 위주 ②단편적 여론조사에 의존해 지지도와 당락에만 초점을 맞추는 경마식 보도 ③정당과 후보자의 선거전략을 일방적으로 전달 ④이슈의 관련성을 종합적으로 다루지 않고 분리 나열 ⑤이벤트 중심의 일회성 흥미 야기로 국민의 투표행위에 필요한 정보제공, 선거참여, 민주주의 발전에 제대로 기여하지 못하고 정치제도와 국민을 유리시킨다는 것이다. 그러나 공약의 허실, 이슈의 관련성, 후보자 자질과 재원에 대한 객관적 검증, 팩트 체킹 등의 비판에 대응하는 노력은 고무적이다.
 
여전히 달라지지 않은 점은 TV로 중계되는 후보자 간 토론회의 주제가 풀뿌리 국민이 절감하는 이슈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지난 토론회의 주제와 진행이 스탠딩 토론, 시간 총량제, 순서, 주도권 토론, 지명 질문, 찬스 사용과 같은 토론진행방법의 공정성 문제에는 몰두하면서 정작 중요한 돈 없고 백 없어 살기 힘든 일반 국민의 답답함을 시원하게 긁어주는 데는 크게 못 미쳤다. 이유야 많지만 우선 토론회에 대한 기득권 엘리트와 후보자 캠프의 독과점을 풀어내고 후보자들이 원하는 주제가 아니라 국민이 원하는 주제에 대해 토론하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흙수저든 금수저든 엘리트로 살아온 후보자들이 전문 용어나 통계 수치 뒤에 숨지 못하고 보통 사람의 언어와 냄새가 담긴 토론을 하게 될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인구센서스 조사에 준하는 과학적 방법을 통해 국민의 의견을 수집하고 의제를 추출해 그 국민의제에 따라서 진행하는 토론이 필요하다. 중앙선관위가 주최하는 토론회의 반을 국민의제로 구성되는 토론회로 하거나 모든 토론회의 일정 부분을 국민의제로 의무화 하는 것이 필요하다. 소요 경비는 공적 선거 지원금에서 할당하면 된다. 무수한 각종 선거여론조사의 난무 속에서 국민이 어떤 주제가 토론되기를 원하는가에 대한 본격적인 조사가 지금껏 없었다는 건 국민을 무시하는 폐해이다.
 
상의하달의 국민 의제로 꾸려지는 토론회는 국민의 투표참여를 촉진해 후보자와 정당이 선거를 자신들의 이익의 창구로 악용하는 악순환을 막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국민의 의견에 대한 경청과 소통을 반영하는 국민의제 토론회는 기득권 엘리트와 정당에 의한 선거 의제(agenda)의 독과점을 해체하고 선거가 실사구시의 사회적 합의의 통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가이드 역할을 할 것이다. 국민과 소통하는 대통령을 뽑기 위한 후보자 토론에 국민의 애환이 담긴 이슈를 반영하는 제도는 필수조건이다. 
 
 

김정기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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