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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퍼루프, 요란한 사생활, 트럼프 프렌들리…일론 머스크의 머릿속은?

일론 머스크(오른쪽)가 LA 교통정체 해소를 위한 초고속 이동 터널 사업을설명하고 있다. 왼쪽은 TED 총괄 큐레이터 크리스 앤더슨. [사진 TED]

일론 머스크(오른쪽)가 LA 교통정체 해소를 위한 초고속 이동 터널 사업을설명하고 있다. 왼쪽은 TED 총괄 큐레이터 크리스 앤더슨. [사진 TED]

‘초고속 이동 프로젝트’ 발표한 일론 머스크
사람이 운전을 하지도 않는데 시속 200㎞ 넘는 속도로 이동할 수 있을까. 영화 ‘아이언맨’의 롤모델 일론 머스크(46)는 초고속 이동 시스템 ‘하이퍼루프(hyper loof)’를 통해 곧 실현될 것이라고 말한다. 28일(현지시간)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TED 콘퍼런스’에 참석한 그는 "로스앤젤레스(LA)를 순환하는 거대한 터널 네트워크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남의 말 안듣고 트위터로 디스"
-미 IT전문매체 씨넷

"세상을 위해 무엇할지부터 생각하는 사람"
-래리 페이지

 머스크의 구상대로라면 사람은 따로 운전대를 잡고 가속 페달을 밟을 필요가 없어진다. 자동차에 탑승만 한 채 대형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 터널로 내려면 된다. 튜브형 터널에 진입한 자동차는 진공 상태에서 자기장의 힘으로 최고 시속 200㎞로 움직인다. 6시간이 걸리는 LA~샌프란시스코 구간을 30분 만에 이동할 수 있다. 그야말로 초고속 이동수단이다. 10억 달러(약 1조1400억원) 규모의 대형 프로젝트를 공개하며 머스크는 “그냥 지루해서 한 번 해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 프로젝트를 수행할 회사 이름도 ‘보링 컴퍼니’(Boring Company)로 지었다. 따분한 건 싫다는 의사표현이다.
 
 
 
15세 연하 조니뎁 전 부인과 열애 
그는 사생활도 좌충우돌이다. 지난 24일 머스크는 사진 기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스타그램에 할리우드 스타 앰버 허드(31)와의 데이트 장면을 찍어 올렸다. 허드는 한쪽 손을 머스크의 어깨에 올리고 있고 머스크의 뺨에는 립스틱 자국이 선명했다. 나이 차가 15세인 두 사람의 열애설은 9개월 전부터 흘러나왔지만 연애 사실을 인정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 경제매체 마켓워치는 “머스크가 개인의 사생활과 비즈니스를 뒤섞을 정도로 사랑에 빠진 것 같다”고 보도했다. 1971년생인 머스크는 이미 두 차례 이혼했고, 영국 배우 털룰라 라일리와는 결별ㆍ재결합을 반복했다. 앰버 허드는 자신이 출연한 작품보다는 영화 ‘캐러비안의 해적’ ‘가위손’ 등의 주연을 맡았던 유명 배우 조니 뎁의 전부인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머스크와 그의 새로운 애인 앰버 허드.

머스크와 그의 새로운 애인 앰버 허드.

 
 자신의 경영 노선에 맞지 않는 투자자를 상대로는 SNS를 통한 조롱도 서슴지 않는다. 4월 12일 트위터에 “포드 주식이나 사라. 그들(포드)의 지배력은 놀라울 정도니까”라는 글을 올렸다. 캘리포니아주 교사 퇴직연금, CtW인베스트먼트그룹 등 일부 기관투자가가 테슬라 이사회에 머스크와 관계 없는 독립적 이사진을 선임해야 한다고 요구한 데 맞받아친 것이다. 머스크는 친동생 킴벌을 비롯해 자신과 친분 있는 인사들로만 테슬라 이사회를 구성돼 논란을 빚었다. 미 정보기술(IT) 전문매체 씨넷은 “남의 말을 잘 듣지 않고, 새벽 시간에 일어나 트위터를 ‘디스(다른 사람을 비난하는 일)’ 도구로 사용한다는 점에서 머스크는 트럼프 대통령과 묘하게 닮았다”고 비꼬았다.
 
 그는 미국 경영대학원(MBA) 교수들이 갖고 있는 원칙에도 반하는 인물이다. 빌 게이츠의 ‘윈도’, 스티브 잡스의 ‘아이폰’ 같이 한 가지 분야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사업을 동시에 순서 없이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일단 머스크는 전기자동차 제조업체 테슬라의 이사회 의장 겸 CEO를 맡고 있다. 이에 더해 태양열 에너지 사업 솔라시티, 일반인 대상 우주왕복선 프로젝트 스페이스X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엔 사람 뇌에 컴퓨터 칩을 이식하는 바이오 스타트업 '뉴럴링크'도 설립했다. 여러 가지 사업체를 동시에 운영하다 보니 어려움을 겪을 때도 있다. 2015년 6월 스페이스X가 야심 차게 준비한 로켓 발사가 실패로 돌아가고 테슬라 차의 양산이 미뤄지는 일이 겹치면서 당장 파산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블룸버그는 “프로젝트에 조력자 역할로 참여했던 미 항공우주국(NASA)이 급하게 투자하지 않았다면 그는 망했을지도 모른다”고 평했다.  
 
대선 전 앙숙이던 트럼프와 '절친' 돌변
머스크는 실리콘밸리의 메인 스트림과도 동떨어져 있다. 그는 지난해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 이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가장 긴밀하게 지내는 실리콘밸리 기업인이다. 그는 트럼프 당선 후 미국 테크업계에서 가장 먼저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에 합류했다. 실제로 캠페인 기간 내내 머스크는 대부분의 실리콘밸리 기업인처럼 ‘반트럼프’ 전선에 섰다. 지난해 대통령 선거 직전 CNBC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트럼프는 미국 대통령이 될 자격이 없는 인물”이라고 일갈했다. 
 
 머스크가 ‘친트럼프’로 태도를 극적으로 전환한 이유는 미국의 전기차 보조금 때문이다. 지구온난화에 근본적인 의구심을 갖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기차 보조금을 삭감한다면 이는 곧 테슬라의 목줄을 죄는 것과 다름없다. 미국 자동차시장 조사업체 에드먼즈닷컴은 “미 정부가 전기차 한 대당 지급하는 7500달러의 보조금을 없앤다면 전기차 시장은 고사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재 미 연방정부가 제공하는 전기차 보조금은 각각의 제조업체가 20만 대의 전기차를 판매하고 나면 종료된다. 테슬라의 경우 당장 내년에 누적 20만 대 판매가 유력하다. 머스크는 트럼프 행정부 시기에 어떻게든 친환경 보조금 제도를 연장시켜야 한다.  
 
 테슬라가 지난 11일 미국 시장 1위 자동차 제조업체인 제너럴모터스(GM)를 시가총액 부문에서 추월했지만 마냥 장밋빛 청사진만 있는 것은 아니다. 미국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올 2월 테슬라에 대한 투자 의견을 ‘매도’로 조정했다. 테슬라가 약속한 대로 오는 7월까지 저가형 차량 ‘모델3’ 양산에 성공하지 못해 생산라인에 추가로 투자를 해야 할 상황에 놓일 수 있다고 예측하기 때문이다. 현재 테슬라의 양산 규모는 연간 10만 대 수준에 불과하다. 현대차그룹 연간 생산 규모(800만 대)의 80분의 1이다. 돈을 벌어들이려면 일단 매출이 증가해야 하는데 물건을 만들 수 있는 능력이 제한돼 있는 셈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최근 테슬라 주가가 과도하게 고평가돼 있다고 지적했다. 올 들어 테슬라 주가는 ‘모델3’ 양산 기대감에 39% 급등해 314.07달러(약 35만8000원)를 기록했다. 올해도 아니고 내년 순이익 전망치 대비 271배에 거래되고 있는 셈이다. 포드ㆍGM의 주가수익비율(PERㆍ주가를 주당 순이익으로 나눈 개념)이 각각 7배와 6배 수준이라는 점과 비교하면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WSJ는 “폭발적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테슬라 주가를 끌어올렸지만 적정 PER 수준으로 낮아지려면 이익이 단기간에 수십 배로 늘어나야 하는 등 상당히 비현실적인 시나리오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테슬라는 지난해 7만6000대를 판매해 매출 70억 달러(약 8조원)를 올렸지만 흑자는 고사하고 순손실 6억7500만 달러(약 7700억원)를 기록했다. 만약 테슬라가 현재 주가를 유지하면서 PER를 10배 수준까지 떨어뜨리려면 순이익이 7억 달러(약 8000억원)까지 늘어나야 한다.
 
"화성에서 죽고 싶다" 우주 개발에 관심 
결국 모델3이 성공하지 못한다면 테슬라는 곧바로 사업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 모델3의 가격은 3만5000달러(4056만원)로 기존 테슬라 모델에 비해 최대 1억원까지 저렴하다. 그렇지만 테슬라는 시제품 없이 곧바로 양산 체제에 돌입하기로 결정했다. 머스크가 “최대한 빨리 흑자 전환을 해야 한다”며 밀어붙인 결과다. 올 들어 모델Sㆍ모델X 등 약 5만3000대를 리콜한 점을 감안하면 과감한 결단이다. 그렇지만 머스크는 자신만만하다. 도요타ㆍ벤츠 등 하이브리드를 내세우는 경쟁자를 향해 “결국 우리가 이길 거니까 개의치 않는다”고 도발했다. 이어 그는 “올해 말까지 완전자율주행 상태로 LA~뉴욕, 시애틀~플로리다 등으로 미국을 횡단하겠다”며 “완벽하진 않을 수 있어도 일반 자동차보다는 안전하게 만들 수 있다”고 자신했다.
 
 머스크는 잡스를 잇는 실리콘밸리의 악동이자 기인으로 손꼽힌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태어난 그는 1988년 홀로 대서양을 건너 캐나다 퀸스대에 입학했고,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교(유펜)에 편입해 경제학ㆍ물리학을 공부했다. 95년에는 스탠퍼드대 석사 과정에 입학했지만 창업을 위해 이틀 만에 학교를 그만두기도 했다. 98년 그는 온라인 결제업체 페이팔을 세웠고, 3년 뒤 이 회사를 팔아 1억7000만 달러를 거머쥐면서 백만장자 대열에 올라섰다.
머스크 CEO

머스크 CEO

 
 그는 철자가 틀린 e메일을 보낸 직원을 해고하고, 휴일을 가족과 보내고 싶다는 직원에게 “우리가 파산하면 원 없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쏘아붙인 일화가 있을 정도로 폭군형 리더다. 하지만 실리콘밸리 기업가들이 사진을 공유하는 서비스를 고민할 때 환경과 우주를 생각하는 괴짜기도 하다. 머스크의 절친한 친구인 래리 페이지 구글 창업자는 “일론은 ‘세상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라는 고민에서부터 사업을 시작한다”며 “자동차 문제와 지구온난화, 우주 식민지 개척 같은 프로젝트는 매우 흥미로울 뿐 아니라 설득력 있는 목표”라고 평했다. 머스크의 마지막 소원은 “화성에서 죽고 싶다”는 것이다. 화성을 개척할 수 있을 정도로 로켓 발사 비용이 낮아지면 직접 화성으로 건너가 여생을 보내겠다는 의미다. 미래를 여는 혜안으로 밝혀질지 현실성 없는 몽상으로 그칠지 지켜볼 일이다. 
 
밴쿠버=전영선 기자, 서울=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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