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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명수의 노후 준비 5년 만에 끝내기(8)] 현역 때처럼 따박 따박 월급 타는 맛

직접 투자 자신 없으면 이용해 볼 만... 노후 준비 부족했던 은퇴자 생활비 보완에 적합

노후자금 인출과 관련한 기간별 자산배분 방식(이코노미스트 1381호 참조)은 장점이 많지만 단점도 적지 않다. 자산 배분은 투자의 영역이므로 어느 정도 지식과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 스스로 전문성이 부족하다면 전문가의 힘을 빌려야 하는데, 비용이 발생한다. 게다가 아무리 뛰어난 자산 배분 전문가라도 시장을 이기기는 힘들다. 2008년 금융위기 같은 대형 악재가 터지면 일반인이건 전문가건 바람 앞의 등불이다. 전문가라고 무턱대고 믿어선 안 된다는 이야기다.

월지급식 상품들

 
옷을 고를 때 자기 몸이나 취향에 딱 들어맞는 맞춤복이 없으면 이미 만들어 놓은 기성복을 사 입는 것도 방법이다. 기성복은 유행엔 뒤지지만 맞춤복에 비해 값이 싸고 편하게 입을 수 있다. 노후자금 운용에서도 ‘기성복’ 활용이 가능하다. 직접적인 자산 운용에 자신이 없다면 이미 시장에 나와 있는 ‘월지급식 상품’을 이용해 보는 건 어떨까. 이 상품은 연금이나 월지급금 형태여서 현역 때의 월급 타는 맛을 느낄 수 있다. 정기적 소득흐름이 끊기는 노후에 많지는 않지만 통장에 따박 따박 입금되는 걸 보는 건 남다른 재미다. 매일 매일 수익률 움직임에 노심초사할 필요도 없다.
 
무엇보다 노후 준비기간이 짧아 노후자금 적립을 제대로 못한 사람들에겐 퇴직 후 생활비 재원을 보완해 준다. 즉시연금, 거치연금, 월지급식 펀드 등 월지급식 상품의 세계를 들여다본다.
 
즉시연금: 목돈을 맡긴 뒤 가입자가 정한 기간 또는 사망할 때까지 매월 일정액을 연금처럼 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보험사에서만 판매한다. 가입일로부터 한 달 후 바로 연금을 받을 수 있으며, 45세부터 가입할 수 있다. 통상 은행 정기예금보다 높은 금리가 적용되기 때문에 안정성과 수익성을 두루 갖췄다.
 
그러나 수령액을 결정하는 공시이율이 매달 달라지는 건 유의해야할 대목이다. 공시이율이 떨어지면 수령액도 줄어 노후 생활비 조달에 지장이 생길 수 있어서다. 요즘은 보험사별로 평균 2.5% 내외다. 최근 3~4년 동안 금리 하락 추세에 따라 공시 이율도 낮아져 연금수령액이 반 토막났다. 물론 금리가 상승 반전할 경우 수령액도 늘게 된다.
 
즉시연금은 수령 방식에 따라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가입자가 사망할 때까지 줄곧 연금을 수령하는 종신형, 일정기간 원금과 이자를 나눠 받는 확정형, 매달 이자만 받다 사망할 때 원금을 자식에게 돌려주는 상속형이 있다. 종신형은 계약을 해지할 수 없어 돈이 묶인다는 약점이 있다. 하지만 평생 연금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건 나머지 두 종류에선 찾기 어려운 매력이다. 연금재원이 충분치 않은 사람에겐 필수품이다.
 
즉시연금는 비과세 상품이다. 단, 10년 이상 유지해야 한다. 비과세 한도는 지난 4월 1일부터 종전 2억원에서 1억원으로 축소됐다. 즉시연금의 가장 큰 약점은 인플레이션에 취약하다는 점이다. 지금이야 저물가 시대라 괜찮지만 인플레이션이 도지면 실질 수익률이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거치연금: 보험료를 완납한 다음 일정기간 경과 후부터 연금을 받는 방식으로 즉시연금과 반대되는 개념이다. 거치연금은 자산의 유동성을 확보하면서 노후소득을 극대화하는 방법이다. 거치기간 동안 원금이 복리로 불어나기 때문이다. 어느 정도 재정적 여유가 있는 경우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보험연구원이 내놓은 ‘거치연금의 노후소득 증대효과’ 보고서는 노후소득의 크기를 시뮬레이션을 통해 비교한 결과 거치연금을 활용할 경우가 즉시연금보다 연소득이 더 높았다고 밝혔다. 시뮬레이션은 총자산이 1억원인 65세 은퇴한 남성이 총자산의 21%를 연금으로 전환하고 남은 자산은 자체적으로 운용해 100세까지 동일한 소득을 얻는 것을 가정했다. 그 결과 65세에 거치연금에 가입 경우 65세부터 100세까지 매년 492만원의 소득을 받지만, 65세 즉시연금에 가입한 경우와 85세부터 즉시연금에 가입한 경우는 각각 매년 435만원, 464만원을 받는 것에 그쳤다.
 
거치연금의 또 다른 매력 포인트는 연금을 받기 전까지 추가 납입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추가납입을 이용할 경우 최초 가입 당시보다 훨씬 낮은 사업비가 공제되기 때문에 새로운 상품에 가입하는 것보다 비용이 싸게 먹힌다. 또 추가납입은 경험생명표 적용에서도 유리하다. 경험생명표는 평균 수명 연장 추세에 맞춰 3년에 한 번씩 변경되는데, 추가납입은 예전의 경험생명표를 적용받아 더 많은 연금을 기대할 수 있다.
 
월지급식 펀드: 투자방법은 펀드의 형태를 띠지만 분배금 지급을 월 단위로 나누는 상품을 의미한다. 펀드의 수익성과 월지급식의 안정성을 더한 경우라 하겠다. 펀드인 만큼 공격적 운용이 가능하고 고수익도 노릴 수 있지만 원금 손실의 위험이란 뼈아픈 대목이 있다. 그러나 같은 월지급식인 즉시연금이 세제 혜택이 줄고 공시이율 하락으로 수익성이 나빠진 데다 물가상승에 대한 헤지 기능이 전혀 없어 이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시나리오 A: 거치연금 가입, 처음 20년은 잔여자산에서 매년 492만원만큼 소비하고 20년 후부터 100세까지는 매년 거치연금액 492만원 소비 / -시나리오 B: 즉시연금 가입, 65세부터 100세까지 매년 즉시연금액 110만원과 잔여자산에서 매년 325만원씩 합계 436만원씩 소비 / -시나리오C: 65세부터 84세까지 총자산으로부터 매년 464만원씩 소비하고 85세부터 100세까지는 85세에 즉시연금에 가입해 매년 동일 금액을 소비 / ※제 8회 경험생명표의 연금사망률(남자)과 투자수익률 및 연금공시이율 모두 2.5%를 적용

-시나리오 A: 거치연금 가입, 처음 20년은 잔여자산에서 매년 492만원만큼 소비하고 20년 후부터 100세까지는 매년 거치연금액 492만원 소비 / -시나리오 B: 즉시연금 가입, 65세부터 100세까지 매년 즉시연금액 110만원과 잔여자산에서 매년 325만원씩 합계 436만원씩 소비 / -시나리오C: 65세부터 84세까지 총자산으로부터 매년 464만원씩 소비하고 85세부터 100세까지는 85세에 즉시연금에 가입해 매년 동일 금액을 소비 / ※제 8회 경험생명표의 연금사망률(남자)과 투자수익률 및 연금공시이율 모두 2.5%를 적용

 
퇴직을 앞두고 있거나 이미 퇴직한 사람들 사이에서 월지급식 펀드가 주목을 받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월지급식 펀드는 적립식 펀드와 돈의 흐름이 반대 반향인 역적립식 개념으로 운용과 배분을 동시에 하면서 일정한 소득에 투자 수익까지 누릴 수 있도록 설계됐다. 노후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해 퇴직 후 생활비가 궁한 사람에겐 구원투수가 될 수 있다.
 
월지급 펀드는 한국보다 앞서 고령화 사회에 접어든 일본에서 유래했다. 일본은 2014년 말 기준으로 전체 펀드 자산 113조 엔 중 74조 엔을 차지할 정도로 월지급식 펀드의 위상이 튼튼하다. 한국도 인구의 고령화·저금리 등으로 월지급식 펀드 시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월지급식 펀드에 투자할 때 유의할 점은 시장의 일시적인 등락이다. 투자한 자산의 부침에 따라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일 때도 있지만 반대로 상승장이 오면 분배금 이상의 수익을 낼 수 있다. 단기에 원금 손실이 났다고 안달하다간 소탐대실할 수 있다. 월지급식 펀드는 장기로 투자해야 하고, 연금이나 생활자금으로 꾸준히 안정적으로 받아야 하는 만큼 특정 국가 채권이나 고위험 회사채에 집중 투자하기보다는 다양한 고정 수익 자산에 분산 투자하는 ‘인컴형 상품’이 좋다. 배당주나 리츠 등 인컴 자산은 시장 하락기에도 다른 자산에 비해 방어력이 좋아 하락폭이 크지 않다.
 
필자는 중앙일보 재산리모델링센터 기획위원이다.
 
서명수 경제 칼럼니스트 seo.myo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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