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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출산 중 ‘태아 사망’ 의사 실형 … 산부인과 집단 반발

출산 중 태아 사망 사고에 대해 법원이 담당 의사에게 금고형을 선고하자 산부인과 의사들이 집단 반발하고 있다. 법원이 분만 사고의 책임을 물어 의사에게 실형을 선고한 것은 드문 일이다. ‘직선제 대한산부인과의사회’(이하 의사회)는 29일 오후 서울역광장에 모여 항의 집회를 열기로 했다.
 

태아 심박동수 검사기 제거 후 숨져
법원 “의사, 계속 상태 체크했어야”
의사회 “위험 큰데 누가 아이 받겠나”

발단은 이달 6일 인천지방법원이 40대 산부인과 전문의에게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해 8개월의 금고형을 선고하면서다. 산모 A씨는 2014년 11월 24일 오후 10시 인천의 한 산부인과 병원에 출산을 위해 입원했다. 분만이 잘 안 되자 다음 날 오전 6시쯤 산부인과 전문의가 옥시토신(자궁수축 호르몬)을 투여해 유도분만을 시도했다. 이어 오후 2시30분 진통이 시작됐고 두 시간여 지나 무통주사를 놓았다. 그때까지 태아의 심박수는 정상이었다. 의사는 환자의 배를 누르고 있던 태아 심박동수 검사 감지기(NST) 벨트를 제거하고 자리를 비웠다. 오후 6시 산모가 통증을 호소해 상태를 확인했더니 태아가 자궁 내에서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법원은 “의사의 판단으로 ‘태아 심박동수 검사 감지기’를 제거했다면 기계가 아니라 의료진이 지속적이고 빈번하게 상태를 체크해야 하는 상황이었다”며 “피고인이 산모의 상태 및 심장 박동수를 지속적으로 세심하게 관찰했다면 빠른 제왕절개 수술 등으로 태아가 사망에 이르지 않았을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판결했다.
 
의사회는 지난 19일 성명서에서 “산모가 너무 힘들어해 한 시간 남짓 쉴 수 있도록 모니터링 벨트를 뺐고 그사이에 태아 사망이 일어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울 성동구의 ‘호아맘 산부인과’ 강병희 원장은 “진통 초기에 30분 간격으로 심박수를 측정하는 것이 의학적으로 권고되긴 하지만 절대 기준은 아니다”며 “의사의 소신 진료를 무시하고 책임만 묻는다면 누가 아이를 받으려고 하겠느냐”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강태언 의료소비자시민연대 사무총장은 “만일 아이가 숨지지 않았더라도 뇌 손상 가능성이 커 의사의 과실이 가볍지 않다”며 “늘 약자인 환자 입장에서 보면 의미 있는 판결”이라고 말했다. 안기종 환자단체연합회 회장도 “의료사고 관련 형사 사건에서 환자가 증거를 찾아 입증하기 정말 힘들다. 그러다 보니 의사가 주로 벌금형 정도만 받거나 집행유예로 나와 의료행위를 계속한다”며 “예방 가능한 사고에 대해서도 너무 가볍게 처벌하다 보니 문제가 반복된다”고 말했다.  
 
백수진 기자 peck.soo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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