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安-洪-劉 후보단일화 ‘3차 방정식’ 풀릴까

 5·9 대선 중반전 후보 단일화가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당사자들은 “안 한다”며 손사래를 치고 있지만, 정치권에서는 “모를 일”이라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후보들은 “안 한다” 손사래...정치권은 “모를 일” 촉각
후보·정당간 간극 크고 시간 촉박해 전망 불투명
극적 성사될 경우 대선 구도 자체 뒤흔들 변수 될 수도

 단일화의 ‘고차 방정식’은 과연 풀릴까?     
 
 먼저 ‘문제’를 낸 쪽은 바른정당이었다. 바른정당은 24일 오후부터 25일 새벽까지 이어진 의원총회를 통해 유승민 후보와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를 묶는 ‘3자 단일화’를 추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1997년 11월 3일 후보단일화(DJP 연합) 서명식에서의 김대중 새정치국민회의 총재와 김종필 자유민주연합총재가 악수하고 있다. [중앙포토]

1997년 11월 3일 후보단일화(DJP 연합) 서명식에서의 김대중 새정치국민회의 총재와 김종필 자유민주연합총재가 악수하고 있다. [중앙포토]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그 집(바른정당) 일에 우리가 상관할 필요는 없다. 우리는 우리의 정체성을 지키면서 우리의 길을 그대로 가겠다”며 기존의 독자 완주 방침을 거듭 강조했다.
 
 홍준표 후보는 “바른정당 유승민, 새누리당 조원진, 통일한국당 남재준 후보에게 ‘단일화 토론’을 하자는 제안이 돼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안 후보와는 거리를 뒀다.
 
중앙일보·JTBC·한국정치학회가 공동으로 주최한 ‘2017 대통령 후보 초청 토론회’가 25일 고양시 빛마루 방송지원센터에서 열렸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안철수 국민의당, 심상정 정의당,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왼쪽부터)가 토론회에 앞서 자신의 기호를 손으로 표시하고 있다. 박종근 기자

중앙일보·JTBC·한국정치학회가 공동으로 주최한 ‘2017 대통령 후보 초청 토론회’가 25일 고양시 빛마루 방송지원센터에서 열렸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안철수 국민의당, 심상정 정의당,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왼쪽부터)가 토론회에 앞서 자신의 기호를 손으로 표시하고 있다. 박종근 기자

 이날 중앙일보·JTBC 주최 TV 토론회에서도 안 후보는 “선거 전 연대는 없다고 100번 넘게 말했다”고 밝혔다. 유 후보는 “후보 동의 없이 단일화는 안 된다”고 잘라 말했다. 반면 홍 후보는 “존립이 위태로운 바른정당이 살려고 (단일화 주장을)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처럼 3당 후보들은 하나같이 “불가”를 외치고 있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동상삼몽(同床三夢)’인 것이다.
 
4월 13일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기념식에 참석한 박지원(왼쪽) 국민의당 대표와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4월 13일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기념식에 참석한 박지원(왼쪽) 국민의당 대표와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홍 후보는 조·남 후보와의 단일화는 실익이 없는 만큼 유 후보를 끌어들여 파괴력을 키우겠다는 심산이다. 바른정당은 안 후보가 참여하지 않는 단일화는 의미가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당은 “인위적 단일화는 없다”면서도 ‘후보 양보’를 기대하는 눈치다.
 
 박지원·손학규 “安, 대통령 돼도 국민의당에서 총리 안 맡아"  
 
 후보들과 달리 실무진은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현재로서는 국민의당과의 연대 가능성은 작지만, ‘문재인 패권세력’의 집권을 막아야 한다는 차원에서 국민의당 쪽에서 막판에 연대 필요성이 제기될 수 있다”고 말했다.
 
2011년 당시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홍준표 대표와 유승민 원내대표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중앙포토]

2011년 당시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홍준표 대표와 유승민 원내대표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중앙포토]

 이종구 바른정당 정책위의장은 한 발 더 나아가 구체적 방법까지 제시했다. 이 의원은 “4월 말에 (지지율) 2등을 하는 후보가 협치 내지 연정 구상을 밝히고, 3·4등 하는 정당 의원들이 국민에게 대선에서 2등 하는 후보에게 표를 주자고 권유하는 방법도 있다”고 주장했다.
 
 박지원·손학규 공동상임선대원장은 선거 후 연대·협치에 방점이 찍히는 ‘통합정부론’을 제시했다. 박·손 위원장은 “안 후보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국무총리는 국민의당에서 맡지 않는다”며 “협치와 통합정부가 우리의 기본적 노선”이라고 밝혔다.
 
2002년 대선을 앞두고 실시된 후보단일화 여론조사에서 패한 정몽준 국민통합21 후보가 노무현 새천년민주당 후보의 손을 들어 축하해주고 있다.  [중앙포토]

2002년 대선을 앞두고 실시된 후보단일화 여론조사에서 패한 정몽준 국민통합21 후보가 노무현 새천년민주당 후보의 손을 들어 축하해주고 있다. [중앙포토]

 후보 단일화가 5·9 대선을 흔들 마지막 변수라는 데 이견은 많지 않다. 그럼에도 후보별·정당별 간극이 큰 데다 25일 재외국민 투표가 시작되는 등 시간적으로도 여유가 없는 만큼 성사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文, “말뿐 아니라 실제로 추진되고 있어” 
 
 하지만 극적으로 단일화가 이뤄진다면 파괴력은 예상외로 커질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문 후보가 JTBC 토론회 마무리 발언 때 "후보단일화가 말뿐 아니라 실제로 추진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후보단일화를 적폐 연대로 규정하고 싶다”고 강조한 것은 그만큼 단일화 여부에 신경을 쓰고 있다는 방증으로 보인다. 문 후보와 달리 나머지 후보는 마무리 발언을 통해 집권 후 비전을 요약·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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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보관(觀)이 세 후보의 ‘연결고리가 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TV 토론회에서 문 후보가 북한을 주적(主敵)이라고 공개적으로 표현하지 않은 것을 두고 세 후보가 한목소리로 비판한 적이 있다. 문 후보의 안보관을 문제삼은 것이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안 후보의 지지율이 떨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문 후보가 치고 올라간 것도 아니다”라며 “23일 발표된 조선일보 여론조사 결과만 봐도 부동층이 21.3%로 2주 전(14.5%)보다 7% 가까이 늘었다. 부동층은 문 후보와 안 후보의 일대일 구도를 만들어줄 수도 있고, 단일화 여부에 따라 안 후보와 홍 후보에게 표를 나눠줄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경호 기자 squeez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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