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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에 등장한 ‘동성애’…후보별 태도 분석해보니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계단 앞. 성소수자 인권단체의 회원 한 명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에 대한 천군만마(千軍萬馬) 국방안보 1000인 지지선언' 기자회견에 난입해 문 후보의 ’동성혼 반대‘ 입장에 항의했다.   
문재인 더민주 대선후보의 26일 국회에서 진행된 ‘문재인 후보 천군만마 국방안보 1000인 지지선언 기자회견’에 전날 토론에서 동성혼을 반대한다는 문 후보의 발언에 성소수자 인권단체 회원이 항의하고 있다. 오종택 

문재인 더민주 대선후보의 26일 국회에서 진행된 ‘문재인 후보 천군만마 국방안보 1000인 지지선언 기자회견’에 전날 토론에서 동성혼을 반대한다는 문 후보의 발언에 성소수자 인권단체 회원이 항의하고 있다. 오종택

 중앙일보‧JTBC·한국정치학회가 공동 주최한 25일 대선후보 TV토론회의 여파다. 25일 문 후보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와의 토론 과정에서 동성애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홍 후보가 “군대에서 동성애가 심하다. 동성애는 국방전력을 약화시키는데 어떠냐”라고 묻자, 문 후보는 “그렇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문 후보는 “(동성애를) 좋아하지는 않지만 차별해서는 안 된다”면서 “‘동성혼’ 합법화는 반대한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동성애는 찬반의 문제가 아니다. 성소수자의 성 정체성이 존중돼야 한다”며 “노무현 정부부터 추진한 차별금지법을 후퇴시킨 문 후보에게 유감을 표한다”고 지적했다.
 
홍 후보가 “동성애 때문에 대한민국에 얼마나 에이즈가 창궐했는지 아느냐”며 다시 동성애 문제를 제기하자 문 후보는 “동성혼을 합법화할 생각은 없지만 (동성애)차별은 반대한다”고 했다.  
 
19대 대선에 ‘동성애’ 문제가 쟁점으로 떠오른 순간이었다.
 
 
<25일 TV토론중 동성애 언급 부분>
 
^홍준표="군에서 동성애가 굉장히 심합니다. 군동성애는 국방전력을 약화시키는데 어떻습니까."
^문재인="예, 그렇게 생각합니다."
^홍=" 그래서 (군에서) 동성애 반대합니까."
^문="반대하죠."
^홍="동성애 반대하십니까."
^문= "그럼요."
^홍= "그런데 박원순 시장은 동성애 파티도 서울 그 앞에서, 시청 앞에서 하고 있는데요"
^문= "서울광장을 사용할 권리에 차별을 주지 않은 것이죠. (동성애) 차별을 금지하는 것하고 (동성애) 인정하는 것하고 같습니까?"
^홍=" 차별금지법이라고 국회에 제출한 게 이게 동성애 사실상 허용법이거든요."
^문= "차별금지와 합법화를 구분 못합니까."
^홍= "합법화가 아니고. 분명히 동성애를 반대하는 것이죠."
^문= "저는 뭐...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홍= "좋아하는 게 아니고 반대하느냐 찬성하느냐 묻는 거지."
^문=" 합법화에 찬성하지 않습니다."
 
 
25일 JTBC-중앙일보-한국정치학회 공동주최 ‘대통령 후보 초청토론회’에서 토론하고 있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25일 JTBC-중앙일보-한국정치학회 공동주최 ‘대통령 후보 초청토론회’에서 토론하고 있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그렇다면 성소수자 문제에 대해 대선후보 5명(문재인‧홍준표‧안철수‧유승민‧심상정)은 그동안 어떤 행보를 해왔을까.
 
지난 17~19대 국회에서 성소수자 문제를 담은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추진됐지만 입법에 실패했다. 차별금지법이란 ‘헌법의 평등이념에 따라 성별, 장애, 병력, 성적지향 등을 이유로 한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전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금지’하는 법안이다.
 
2007년 유엔인권이사회 권고에 따라 추진되는 과정이었으나 ‘성적지향’이 포함된 것이 기독교계의 반발을 사면서 무산됐다.  
 
문재인 후보는 동성애에 대해 일관된 입장을 밝혀왔다. “성소수자 차별은 금지하되 동성혼에 대해서는 여론에 따르겠다”는 것이다. 차별금지법은 찬성하지만 동성결혼 법제화에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2012년 대선에서도 “동성혼은 새로 나타나는 가족 형태다. 사회적 여론 수렴을 거쳐 제도적 대안 마련하겠다. 트랜스젠더 에 대해서도 차별 겪지 않게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기독교총연합회와의 자리에서는 “동성애를 지지하지 않지 않는다. 다만 차별받아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25일 대선 토론하고 있는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후보

25일 대선 토론하고 있는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후보

안철수 후보는 차별금지법을 찬성했다가 이번 대선을 기점으로 입장을 바꾸었다. 그는 지난 대선, 인권공약 검증토론회에서 “차별금지법을 인권정책의 근간으로 삼겠다”며 적극 지지하는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이번 대선에서는 “차별금지법 대해서는 제정 전에 공론화를 통해 사회적인 합의점을 도출해내야 한다(중앙선거관리위원회 공약집 中)”며 다소 유보적이다.   
 
국민의당내 일부인사들의 태도도 강경하다. 지난 20일 기독교 공공정책 발표회에 안 후보 대신 참석한 문병호 전 의원은 “동성애와 동성혼은 절대 반대한다. 성평등이라는 표현도 오해의 소지가 없도록 양성평등으로 하겠다”고 밝혔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 역시 차별금지법에 대해 신중한 입장이다. 
최근 유 후보 대신 기독교 행사에 참석한 이혜훈 바른정당 의원은 “차별금지법을 제정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유 후보도 지난 2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동성애 차별은 반대지만 법으로 강제하는 것은 논의가 필요하다”며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
 
유승민 후보가 3월 12일 이혜훈 바른정당 의원과 서울 여의도 순복음교회를 찾았다.

유승민 후보가 3월 12일 이혜훈 바른정당 의원과 서울 여의도 순복음교회를 찾았다.

유 후보는 2014년엔 인권교육지원법안을 대표 발의하기도 했다. 초·중·고등 교육기관 등에서 인권교육을 의무적으로 실시토록 하는 내용으로 법안 자체엔 동성애나 성적 지향 등의 단어가 포함되지 않았다. 그러나 당시 기독교계는 “동성애 옹호 및 확산 법안으로 국민 생활에 큰 혼란을 줄 것"(한국교회언론회)이라고 반대했고, 법안은 결국 철회됐다.  
 
홍준표 후보는 최근 언론에 “헌법에 차별금지가 보장돼 있기 때문에 하위법을 제정할 필요없다”며 차별금지법에 대해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날 자유한국당 소속 안상수 의원도 “동성애.동성혼을 적극 반대한다. 차별금지법도 물론이다”라며 홍 후보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심상정 후보는 통합진보당 시절부터 성소수자 관련 공약을 적극적으로 내놓았다. 25일 TV 토론 직후 심 후보는 “문 후보의 ‘동성애 반대’ 발언에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하지만 그런 심 후보도 동성혼 합법화에 대해선 신중하다. 지난 3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동성혼 합법화는) 국민의 인식과 같이 간다고 생각한다"며 "성소수자에 대해서 그분들을 억압하고 차별할 의도는 아니지만, 법에다가 명시하는 부분은 신중하게 접근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상일 아젠다센터 대표는 "보수 기독교계 표를 의식할 수 밖에 없어 후보마다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포그니 기자 pogn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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