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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긴 점자 블록, 인도 곳곳엔 10㎝ 턱 … 부산시청·경찰청 장애인 보행 ‘낙제점’

“휠체어타고 부산 시청갈 때 인도로 이동하는 건 포기했죠. 위험하지만 차도로 가지 않는 이상 휠체어가 굴러갈 수가 없어요.”
 

장애인의 날 맞아 점검해보니
“곳곳 지뢰밭 … 시청 가는 길 험난”
점자블록 오류, 출입구 급경사 등
인도서 휠체어 이동은 사실상 불가
“5년째 문제제기했으나 개선 안 돼”

하반신 마비의 지체 장애 2급인 최영아(49)씨 하소연이다. 하씨는 연제구 중앙대로변의 부산시청과 경찰청을 방문할 일이 생기면 두려움부터 앞선다고 했다. 그는 “곳곳에 지뢰밭 같은 보도가 너무 많다”며 “보행 환경을 개선해 달라는 민원을 넣으러 가는 길조차 험난하다”며 씁쓸해했다.
 
장애인 보호에 앞장서야 할 관공서가 장애인 보행시설 규정조차 지키지 않고 있다. 민남순 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 팀장은 “민원인이 가장 많이 찾는 시청·경찰청이 이럴 정도인데 다른 곳은 얼마나 보행 환경이 나쁘겠느냐”고 반문했다. 장애인의 날(20일)을 맞아 25일 민 팀장과 함께 시청·경찰청 주변의 보행환경을 점검했다.
교차로에 점형 블록 대신 선형 블록이 박혀 있다. [이은지 기자]

교차로에 점형 블록 대신 선형 블록이 박혀 있다.[이은지 기자]

 
시청 정문 앞에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 블록이 있다. 하지만 지하철 출구를 나와 이 점자 블록을 따라가면 시청에 들어갈 수 없다. 시청 정문을 들어가려면 인도에서 90도로 방향을 꺾어야 하는데, 이 지점에 직진을 의미하는 선형 블록이 설치돼 있기 때문이다. 부산시청에서 50m 떨어진 부산경찰청 정문 앞도 마찬가지다.
 
점자(점형·선형)블록이 두 건물의 정문 앞 인도에만 설치된 것도 문제다. 시청과 경찰청 양쪽 측면 인도에는 점자 블록이 아예 없다. 측면 인도는 점자블록도 없을 뿐 아니라 성인 두세 명이 나란히 걷기 힘들 정도로 길도 좁아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은 가로수에 부딪히지 않게 곡예 운전을 하기 일쑤다. 시청·경찰청 정문 앞의 인도 끝지점과 건물 측면에서 후문으로 이어지는 지점의 경사도가 15도로 급해 장애인은 휠체어 바퀴를 잡기 위해 양쪽 손목에 힘을 잔뜩 줘야 한다.
 
부산시청 앞 횡단보도 턱이 17로 높아 휠체어가 내려올 수 없다. [이은지 기자]

부산시청 앞 횡단보도 턱이 17로 높아 휠체어가 내려올 수 없다.[이은지 기자]

시청·경찰청의 후문 쪽 인도에도 점자 블록이 없고 곳곳에 10㎝ 이상의 턱이 있어 휠체어로 이동이 불가능하다. 특히 시청의 후문 쪽 인도 여러 곳엔 화단이 설치돼 있다. 시위자 접근을 막기 위해서다. 시청에 들어서려면 화단을 피해 폭 50㎝~1m의 통로를 따라 1~2명씩 줄지어 이동할 수밖에 없다. 휠체어가 제대로 지나기 어렵다는 의미다.
 
부산시청 앞 인도에 화단이 마련돼 있어 휠체어가 지나갈 수 없다. [이은지 기자]

부산시청 앞 인도에 화단이 마련돼 있어 휠체어가 지나갈 수 없다. [이은지 기자]

장애인이 승용차를 두 건물의 후문쪽 정원에 있는 공영주차장에 세우고 횡단보도를 건널 때도 불편을 겪는다. 차가 수시로 드나드는 공영주차장 입구 차단기 앞에 위험을 알리는 점자 보도 블럭이 없어서다. 시각장애인이 공영주차장 진입도로를 그냥 걸어가도 되는 도로로 인식할 수밖에 없게 돼 있다.
 
공영주차장 앞의 횡단보도 3곳의 턱은 최소 3.5㎝, 최대 17㎝로 높은 편이다. 민 팀장은 “보행기준 관리지침을 보면 횡단보도 앞 인도의 턱은 2㎝를 넘지 않아야 한다”며 “높이 3㎝를 넘는 보도 턱을 휠체어로 내리면 몸에 충격이 가해진다”고 말했다.
 
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는 2012년부터 시청·경찰청에 줄기차게 문제를 제기해왔지만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부산시 관계자는 “장애인 단체와 전수 조사를 해 규정에 안 맞는 부분은 개선하겠다”며 “오는 5월까지 횡단보도 앞 턱을 낮추고 점자 블록 등을 제대로 설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지 기자 lee.eunji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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