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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New York Times] 공룡이 된 구글, 이제 칼을 댈 때다

조너선 태플린미 남캘리포니아대 교수

조너선 태플린미 남캘리포니아대 교수

시가총액 기준 세계 5대 기업이 지난 10년 만에 물갈이됐다. 엑손모빌과 제너럴 일렉트릭이 순위에서 빠지고 애플과 구글·아마존·페이스북이 그 자리를 채웠다.
 

시장 독점하며 혁신 발목 잡아
무책임한 외부 콘텐트 게재와
마구잡이 기업 인수 막을 시점
결단 미루면 4년 뒤 파국 올 것

이들은 모두 기술 기업으로 시장의 독점적 지배자들이다. 구글은 검색광고의 88%를, 아마존은 전자책 시장의 74%를 점유한다. 고전적 경제용어로 이들은 모두 독점기업에 해당한다. 마치 20세기 초로 돌아간 것 같다. 우드로 윌슨 대통령 시절 연방대법관을 지낸 루이스 브랜다이스는 “민간에서 덩치 큰 중심세력이 존재하면 민주주의는 위협당한다”며 독점 철폐를 주장했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거대 은행들이 보여준 모럴 해저드나, 구글이 ‘가짜 뉴스’의 진원지가 된 사실만 봐도 그 말이 맞음을 알 수 있다.
 
브랜다이스는 독점기업에 대한 직접적 규제엔 반대했다. 규제기관도 부패할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대신 ‘거대함’을 쪼개야 한다고 했다. 전화나 상수도처럼 자유경쟁보다 낮은 가격에 수요를 충족해 주는 ‘자연발생적’ 독점만 빼고 말이다. 구글은 어떨까? 비슷한 역사적 사례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전화 서비스가 막을 올린 1895년, 미국의 대도시 사진을 보면 대다수 건물에 전화선이 20개 넘게 연결된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만큼 전화 업체가 난립했다는 의미다. 호환이 되지 않는 이 업체들의 전화선은 무용지물이나 다름없었다.
 
결국 미국 전신전화회사(AT&T)가 군소 업체들을 인수하고 단일 전화 라인을 구축해 업계를 통합했다. 이 과정에서 독점이 자연스럽게 형성됐다. 미국 정부는 이를 승인해 주고 연방통신위원회를 통해 독점산업을 규제했다.
 
AT&T는 이 규제에 따라 요금을 함부로 인상할 수 없었고, 수익의 일정 지분을 연구개발에 투자할 의무를 부과받았다. 그래서 1925년 AT&T는 벨연구소를 설립했다. 그 뒤 50년 동안 트랜지스터와 마이크로칩 등 첨단기술이 모두 벨연구소에서 개발됐다. 그 공을 인정받아 노벨상도 8회나 탔다.
 
미국 정부는 AT&T의 독점권을 용인하는 대신 큰 양보를 끌어냈다. AT&T가 개발한 특허는 최소한의 라이선스비만 받고 모든 미국 기업에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를 통해 텍사스 인스트루먼트와 모토로라 등 첨단 업체들이 시장에 진입했다.
 
인터넷은 초기 전화 업체들처럼 호환성 문제를 겪지 않았다. 구글이 시장을 독점한 경로도 AT&T와는 다르다. 그러나 인터넷은 공공서비스의 특징을 몽땅 갖고 있다.
 
구글과 페이스북·아마존을 독점기업으로 보고 규제를 개시할 것인지, 아니면 이들이 개인정보 보호와 민주주의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계속 방치할 것인지 결정해야 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페이스북과 구글, 아마존이 광범위하게 혁신을 저해한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미국인 과반수는 구글과 페이스북 플랫폼을 통해 미디어에 접속한다. 덕분에 이들 업체 수익은 갈수록 치솟는다. 반면에 신문사와 음반사 등 전통적 미디어 기업들의 매출은 2001년을 기점으로 2016년까지 70%나 하락했다. 이 사이 신문사 직원 수는 반 토막이 났다. 수십억 달러의 거액이 언론사에서 독점 플랫폼 기업으로 이동했다. 광고 수입에 의존하는 제작자는 자신을 인터넷 유통망으로 인도해 주는 유일한 생명선인 구글이나 페이스북과 협상하지 않고선 배겨날 수가 없다. 스콧 스턴·조지 구즈먼 MIT대 교수는 “거대 독점기업이 존재하면 미리 자리를 잡은 선두기업만 유리하고 신진기업은 갈수록 불리하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당장 규제에 착수해야 한다. 우선 독점은 인수를 통해 이뤄진다. 구글은 애드몹과 더블클릭을, 아마존은 오더블과 트위치 등을 잇따라 인수해 괴물로 컸다. 앞으로는 이런 마구잡이 인수를 법으로 막아 시장 질서를 바로잡아야 한다. 둘째로 구글을 공공서비스 업체로 간주해 규제해야 한다. 명목상 수수료만 받고 검색 알고리즘 등 혁신 기술을 다른 기업에 제공하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셋째로 디지털 저작권법상의 ‘면책조항’을 삭제해야 한다. 이 덕분에 구글이나 유튜브는 외부 제작 콘텐트를 무차별 게재할 수 있다. 유튜브엔 테러집단 ‘이슬람국가(IS)’ 홍보 영상이 4만 개나 올라와 있다. 또 아이튠즈에서 노래 1곡이 100만 회 다운로드되면 가수와 음반사는 90만 달러를 받지만 같은 노래가 유튜브에서 100만 회 스트리밍되면 가수가 받는 돈은 900달러뿐이다. 면책조항을 없애면 유튜브는 가수들에게 정당한 대가를 주지 않을 수 없게 된다.
 
미국 정부가 구글에 대해 지금 당장 규제에 나서지 않으면 4년 뒤에는 독점이 더욱 견고해져 구글을 쪼개지 않고선 문제를 풀 방법이 없게 된다. 정부가 구글에는 더블클릭, 페이스북엔 인스타그램을 매각하라고 강요하는 사태가 터질 것이다.
 
우드로 윌슨은 “독점이 지속되면 그들이 정부 꼭대기에 앉아 정책을 좌지우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정부가 이 경고를 무시한다면 큰 위험에 빠질 것이다.
 
조너선 태플린 미 남캘리포니아대 교수
 
◆원문은 중앙일보 전재계약 뉴욕타임스 신디케이트 21일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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