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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넷 동갑내기 아이유·혁오의 청춘 고백

‘음원 강자’ 아이유와 혁오가 돌아왔다. 한 명은 ‘나는요 오빠가 좋은걸’하며 3단 고음을 자랑하던 소녀요, 다른 한 팀은 ‘나만 알고 싶은 밴드’로 감춰두고 듣고 싶던 밴드다. 전혀 다른 포지션이건만 이들은 나란히 제 나이 스물넷을 담은 노래를 들고 나왔다. 93년생 동갑내기 가수들은 어떤 청춘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걸까.
 

새 앨범으로 나란히 음원차트 점령
4집 ‘팔레트’ 낸 10년차 아이유
“다양한 색깔로 음반 채우고 싶어”
첫 정규앨범 ‘23’ 선보인 혁오
“난 어떡하지 하는 심정 담아”

#이제 조금 알 것 같아 날
 
아이유는 “두 번째로 프로듀싱을 맡은 앨범인데 첫 앨범에서 미처 완벽하게 해내지 못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밝혔다. [사진 소속사]

아이유는 “두 번째로 프로듀싱을 맡은 앨범인데 첫 앨범에서 미처 완벽하게 해내지 못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밝혔다.[사진 소속사]

21일 4집 ‘팔레트’를 발매한 아이유는 어느덧 10년 차 가수다. ‘좋은 날’ ‘금요일에 만나요’ 등 내놓는 노래마다 음원차트 정상을 찍으며 꽃길만 걸었을 것 같은 그녀지만 인기만큼 부침도 적지 않았다. 싱어송라이터로서 야심차게 선보인 미니 앨범의 ‘제제’는 소아성애 논란이 일었고, 장기하와 공개 열애 및 결별은 ‘국민 여동생’ 타이틀을 내려놓게 만들었다.
 
하지만 프로듀서 아이유는 그 모든 경험을 양분 삼아 영민하게 움직였다. 2년 전 발표한 ‘스물셋’에서 ‘한 떨기 스물셋 좀/ 아가씨 태가 나네/ 다 큰 척해도 적당히 믿어줘요’라고 앙큼한 매력을 뽐냈던 그녀는 ‘팔레트’에서는 ‘이제 조금 알 것 같아 날/어려서 모든 게 어려워’라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대중이 본인에게 기대하는 이미지를 알지만, 나는 음악을 제대로 하는 뮤지션이 되고 싶음을 직간접적으로 전달한 셈이다. 김윤하 음악평론가는 “여가수의 경우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과도한 섹시함이나 어른스러움을 택할 때가 많은데 음악적으로 나이에 맞는 성장 속도를 보여주고 있는 흔치 않은 경우”라고 평했다.
 
아이유 ‘팔레트’

아이유 ‘팔레트’

자작곡만 고집하는 대신 다양한 장르에서 활동하고 있는 음악 선후배를 끌어들인 전략도 주효했다. ‘팔레트’ 피처링을 맡은 지드래곤은 “오빠는 말이야 지금 막 서른인데”라며 “어둠이 드리워질 때도 겁내지 마”라고 조언한다. 샘 김이 만든 ‘이런 엔딩’이나 선우정아와 머리를 맞대고 쓴 ‘잼잼’ 역시 차트 상위권에서 선전하고 있다.
 
지난 2월 음원차트 개혁 후 한 음반의 수록곡으로 나란히 ‘줄세우기’에 성공한 것은 아이유가 처음이다. 여기에 선공개한 ‘밤편지’와 혁오의 오혁과 함께 부른 듀엣곡 ‘사랑이 잘’까지 합하면 그야말로 ‘아이유 대 아이유’의 경쟁 구도가 형성된 것이다.
 
“다양한 색깔로 음반을 채우고 싶었다”는 아이유는 “가수고 작사를 하고 여자라는 카테고리를 나눠서 생각한 적은 없다”고 고백했다. 이어 “사실 작사 여부와 상관없이 진심으로 불렀는지가 가장 중요하다”며 “단순히 소리를 내기보다 제 생각을 이야기하는 가수가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나이테는 잘 보이지 않고
 
혁오는 “기존에 선보인 정서에 음악적으로 마침표를 찍고 가기 위해 오랜 시간 공을 들인 앨범”이라고 설명했다. [사진 소속사]

혁오는 “기존에 선보인 정서에 음악적으로 마침표를 찍고 가기 위해 오랜 시간 공을 들인 앨범”이라고 설명했다. [사진 소속사]

반면 24일 첫 정규앨범 ‘23’을 선보인 혁오 네 사람(오혁·임동건·임현제·이인우)의 청춘은 심란하다. 보컬 오혁은 “청춘이라는 단어가 찬란하고 빛이 난다는 의미도 있겠지만 그 이면에는 불안하고 방황하며 길을 찾아가는 과정도 있는 것 같다”며 “한마디로 말하면 ‘난 이제 어떡하지’라는 느낌”이라고 밝혔다. 그야말로 ‘아프니까 청춘’이라는 말처럼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고 있는 셈이다.
 
실제 2015년 ‘무한도전’ 출연 이후 깜짝 인기를 얻게 된 혁오에게는 슬럼프가 왔다. 대중이 원하는 것과 그들이 하고 싶었던 음악 사이에서 내적 갈등이 생긴 것. 오혁은 “대중에 맞춰볼까 싶어 시도해 봤는데 어떻게 하는지 몰라서 실패했다”며 “그래서 이전 미니 앨범 ‘20’ ‘22’에서 선보였던 공허하고 염세적인 흐름의 연장선상인 음반이 탄생했다”고 설명했다.
혁오의 ‘23’.

혁오의 ‘23’.

 
자연히 가사는 한층 음울해졌다. 더블 타이틀곡 ‘톰보이’에서는 ‘젊은 우리, 나이테는 잘 보이지 않고/ 찬란한 빛에 눈이 멀어 꺼져가는데’라고 읊조리고, ‘가죽자켓’에선 ‘도망치다 담을 넘어가니/ 날선 절벽이 끝도 없이 나를 안아주네’라고 자학한다. 오죽하면 첫 곡 ‘버닝 유스’에 대한 메이킹 노트에는 “행복해지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된 질문이 꿈과 행복에 대한 이분법적인 대안으로 흘러갔고, 모두 다 같이 망했으면 좋겠다”고 적어넣었을까.
 
한층 웅장해진 사운드와 남다른 아트워크 역시 이번 앨범의 특징이다. 오혁은 노상호 작가와 함께 사냥을 하지 못하는 사냥꾼을 주제로 동화를 만들어 앨범 전체 콘셉트를 통일시켰다. 노 작가와 그린 앨범 재킷이나 박광수 작가가 참여한 ‘톰보이’ 뮤직비디오에서 모닥불 모티브를 찾아볼 수 있는 것 역시 이 때문이다. 한국어와 영어, 중국어까지 섞인 가사와 ‘다이 얼론’처럼 다소 난해할 수 있는 곡까지 어우러져 독특한 세계를 구축한다.
 
그럼에도 대중의 반응은 폭발적이다. 아이유의 독주를 멈췄고, 몇몇 차트에선 1위로 올라섰다. 서정민갑 음악평론가는 “어디 요즘 청춘이 기분좋게 불타기만 하겠느냐”며 “70년대 포크 음악이 그랬고, 80년대 록 음악이 그랬듯 자기 세대 이야기를 하는 뮤지션이 많아지는 건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평했다.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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