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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와 나] “한국인의 열정, 투표로도 보여주세요”

알베르토 몬디

알베르토 몬디

한국에 온 지 어느덧 10년이 됐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하던데 내가 느끼기엔 ‘하루가 무섭게 변한다’는 표현이 더 어울리는 것 같다. 더구나 요즘 한국은 말 그대로 ‘다이내믹 코리아’가 아닌가.
 
아직도 많은 한국인이 나를 신기하게 본다.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이탈리아로 가게 되면 한국의 무엇을 가져가고 싶으냐”다. 그럴 때마다 떠오르는 몇몇 단어가 있다. 그중 가장 선명한 게 ‘열정’이다. 한국인의 심장은 뜨겁다. 한국인의 열정이란 무엇일까 깊이 생각해본 적이 있다. 나름 결론은 무언가를 이루려는 의지와 통한다는 것이었다.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해내는 집념이라고 해야 할까. 그래서 ‘의지의 한국인’이라는 말도 있는 것 같다. 지난겨울 서울 광화문에 모인 촛불들을 보면서도 그랬다. ‘의지의 한국인이 맞네.’
 
이렇게 열정 가득한 한국인들에게 한 가지 의아한 게 있다. 투표에 관해선 마음의 거리를 둔다고 해야 할까. “뭐하러 투표를 하느냐”는 얘기에 놀라기도 했다.
 
고향 이탈리아에선 투표를 하지 않는 데 대한 인식이 굉장히 좋지 않다. 무척 부끄럽게 생각하고 심하게는 죄의식까지 느낀다. 기권하더라도 투표소에서 의사 표시를 해야 한다. 즉 무조건 투표소엔 가야 한다는 게 통념이다. 삶을 이끄는 가장 기본 행위라고 여기는 것이다. 제도적인 뒷받침도 잘돼 있다. 업무 중에도 투표할 수 있도록 시간을 보장해 주고 국영철도 요금 할인 등의 편의도 제공한다. 이런 덕분인지 이탈리아의 투표율은 높다.
 
외국인인 나에겐 투표권이 없다. 하지만 한국인 아내와 틈틈이 토론을 한다. 우리 아들 레오가 행복하게 자랄 수 있으려면 어떤 후보를 선택해야 하는지 열심히 공부한다.
 
나는 이번 대선에서 한국인 특유의 열정이 드러나길 기대한다. 한 표를 후회 없이, 소중하게 썼으면 좋겠다. 
 
 
방송인 알베르토 몬디 (이탈리아인·JTBC ‘비정상회담’ 출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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