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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상어 하키’ 백지선호, 꿈의 리그 보인다

골리 맷달튼, 수비수 알렉스 플란트와 김상욱(위부터). [사진 대한아이스하키협회]

골리 맷달튼, 수비수 알렉스 플란트와 김상욱(위부터). [사진 대한아이스하키협회]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은 24일 홈페이지에 한국 남자아이스하키 대표팀 뉴스를 전하면서 이런 제목을 붙였다. “한국이 역사를 쓰다(Korea writes history).”
 

남자대표팀, 세계선수권 2연승
‘히딩크식 압박’ 강조 백지선 감독
피냄새 맡은 상어떼처럼 몰아붙여
폴란드·카자흐 연파 ‘키예프 기적’
6팀 중 2위 내 들면 톱리그 승격
오늘 헝가리 상대로 3연승 도전

백지선(50·영어명 짐 팩) 감독이 이끄는 한국(세계 23위)이 24일 우크라이나 키예프에서 열린 2017 IIHF 세계선수권 디비전1 그룹A(2부리그) 2차전에서 카자흐스탄(16위)에 5-2(1-1 0-1 4-0)로 역전승했다. 아이스하키 관계자와 팬들은 “키예프의 기적”이라며 흥분했다.
 
한국은 그 전까지 카자흐스탄에 12전 전패였다. 최근 대결이 지난 2월 삿포로 아시안게임이었는데, 한국은 카자흐스탄 2군에 0-4로 졌다. 그런 카자흐스탄이 24일 경기에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출신 5명 등 9명의 귀화선수를 내보냈다. 그 중에는 미국 국가대표 출신으로 NHL 통산 156경기에 출전해 28골·40어시스트를 기록한 브랜든 보첸스키(33), 캐나다 출신으로 NHL 통산 212경기의 나이젤 도즈(32), 220경기의 더스틴 보이드(31) 등이 있었다.
 
한국 VS 카자흐스탄

한국 VS 카자흐스탄

 
한국에도 귀화선수는 있다. 모두 5명인데, NHL 경기 출전 경험은 알렉스 플란트(28·한라)가 10경기, 브라이언 영(31·하이원)이 17경기다. 야구로 치면 한국은 ‘트리플A’ 출신, 카자흐스탄은 ‘풀타임 메이저리그’ 출신인 셈이다. 3피리어드 동점골에 이어 쐐기골까지 터뜨린 플란트는 이달 초 귀화했는데, 2007년 NHL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지명(에드먼턴 오일러스)을 받았다. 골리 맷 달튼(31·한라)은 슛 32개 중 30개를 막아냈다.
 
 
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은 6개 디비전으로 구성된다. 한국은 카자흐스탄·오스트리아(18위)·헝가리(19위)·폴란드(20위)·우크라이나(21위)와 같은 디비전에 속해 있다. 상위 두 팀은 월드챔피언십(톱디비전)으로 승격한다. 전날 폴란드를 꺾은 한국은 2연승으로 단독선두다. ‘동네북’ 신세였던 한국이 캐나다·미국 등이 속한 ‘꿈의 리그’ 월드챔피언십 첫 승격을 기대하게 됐다.
 
백지선 감독은 대회 전 선수들에게 “상어가 피냄새를 맡은 것처럼 상대를 압박하라”고 강조했다. 모든 지역에서 필드 플레이어 5명 전원이 플레이에 가담하는 5-5-5 전략, 이른바 ‘벌떼하키’로 밀어붙였다. 2002 한·일 월드컵 축구에서 4강을 이끈 거스 히딩크(71·네덜란드) 감독의 압박축구와 비슷하다.
 
실제로 백지선 감독은 히딩크를 많이 닮았다. 그는 2014년 한국팀을 맡으며 “어제보다 더 나은 오늘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는데, 2002 월드컵 개막을 50일 남기고 “매일 1%씩 끌어올려 50일 후 100% 만들겠다”던 히딩크 감독 얘기와 같은 맥락이다.
 
‘빙판 위 히딩크’ 백지선

‘빙판 위 히딩크’ 백지선

 
백지선 감독은 히딩크처럼 한국 아이스하키의 패러다임도 바꿨다. 히딩크 감독이 주목 받지 않던 박지성·차두리를 중용했던 것처럼, 백 감독 역시 학연·지연을 배제하고 대표선수를 공개선발했다. 또 히딩크 감독이 한국축구에 비디오 분석을 처음 도입했던 것처럼, 백 감독도 아이스하키 선진국처럼 비디오분석관을 영입했다.
 
히딩크 감독은 한일 월드컵 전 유럽 축구강국과 평가전을 통해 선수들에게 지면서 강해지는 법을 가르쳤다. 평가전은 이기는 것보다 뭔가 배우는 게 중요하다고 믿었던 것이다. 한국 아이스하키도 지난달 세계 2위 러시아와 두 차례 평가전에서 3-4, 2-5로 졌다. 선수들은 이를 통해 가능성을 느꼈고 자신감을 얻었다. 백 감독이 체력훈련을 강조하는 점도 히딩크 감독과 닮았다.
 
백지선 감독도 평소 “팀의 성공이 개인의 성공”이라고 말한다. 팀워크 우선도 영락없이 히딩크 감독 닮은꼴이다. 백 감독은 선수들에게 “우리 팀에 귀화선수는 없다. 우린 하나의 팀”이라고 강조한다. 기자들이 귀화선수들만 모아 인터뷰 하면 백 감독은 스케이트를 타고 달려와 서툰 한국어로 “(한국 선수들도 기죽지 않게) 같이 해”라고 호통친다.
 
백 감독은 자신이 “빙판 위 히딩크”로 불린다는 얘기에 “대단한 영광이다. 하키와 축구는 다른 스포츠고, 그의 업적을 넘어서기는 어렵겠지만 히딩크처럼 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캐나다(1위)·체코(5위)·스위스(7위)와 같은 조에 속했다.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이 카자흐스탄전 승리 후 애국가 연주 속에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경기 후 승리 팀 국가 연주가 관례다. 카자흐스탄을 이긴 건 13번째 대결 만에 처음이다. [사진 대한아이스하키협회]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이 카자흐스탄전 승리 후 애국가 연주 속에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경기 후 승리 팀 국가 연주가 관례다. 카자흐스탄을 이긴 건 13번째 대결 만에 처음이다. [사진 대한아이스하키협회]

 
백지선 감독은 카자흐스탄전 다음날 선수들과 아침식사를 하며 “이제 두 경기를 했을 뿐이고 3경기가 남았다. 끝까지 집중하자”고 말했다. 한국은 25일 오후 11시 헝가리와 3차전을 치른다. 헝가리와 역대전적도 2승1무12패로 한국이 절대열세지만, 백 감독과 선수들은 또 한 번 역사를 쓰기 위해 연습장으로 향했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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