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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와 나] “첫 대선 투표, 첫 드라마 촬영처럼 공들일래요”

드디어 나에게도 대통령선거 투표권이 생겼다. 지난 대선 때 1993년생인 내 친구들은 이미 투표를 했다. 94년 2월에 태어난 나는 기다려야 했다.
 
어려서부터 ‘조숙하다’ ‘어른스럽다’는 얘기를 자주 듣곤 했지만 투표권은 친구들에 비해 늦었다. 대선 투표 뒤 ‘인증샷’을 날리는 친구들과는 다른 내 상황이 어색하기까지 했다. 마치 친구들은 ‘어른’이 됐는데 나는 아직 ‘아이’로 남아 있는 듯한 기분마저 들었다. 그렇다 보니 이번 대선에서 내게 주어진 한 표가 더욱 특별하게 느껴진다.
 
첫 대선 투표를 앞두고 있자니 첫 드라마 촬영 때가 떠오른다. 워낙 담담한 성격이라 별로 떨어 본 기억이 없지만 그날은 달랐다. 첫 ‘솔로 신(scene)’을 찍기 위해 카메라가 따로 설치되고 각도에 맞춘 조명까지 세워졌다.
 
내가 무슨 대사를 하고 있는 건지 나도 모르게 시간이 흘렀다. “컷! 오케이!” 하는 소리를 듣고 나서야 세트장 곳곳이 눈에 들어왔다. 혹시 나 때문에 다른 스태프들이 오래 기다리고 있었던 건 아닌지, 내 부족한 연기로 제작진 전체에 폐를 끼친 건 아닌지. 그날 이후 ‘책임감’이란 말을 자주 떠올리게 됐다. 그 무게를 짊어지고 드라마를 끌어가는 배우 선배님들을 더 존경하게 됐다.
 
이번 투표를 앞두고는 유권자로서의 책임감에 대해 생각해 봤다. 어른으로서 자신에게 주어진 한 표에 담긴 책임감. 그 무게를 결코 가볍게 여겨선 안 될 것 같다. 드라마 한 편이 성공하기까지 수많은 스태프가 땀을 흘리는 것처럼, 이 한 표가 우리 손에 주어지기까지 수많은 희생이 있었으니까.
 
그래서 내 생애 첫 대선 투표는 첫 드라마 촬영 때처럼 공을 들이려 한다. 고민하고 또 고민하고. 그런 뒤 한 표를 던지고 나면 나도 조금은 더 어른스러운 배우가 되지 않을까.
 
 
배우 진세연(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홍보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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