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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 병원 가기도 힘들어요"...즉석에서 "차량 지원" 화답

사회복지사, 방문간호사, 민간협의체 위원으로 구성된 광명시 소하1동 행정복지센터 복지팀이 '찾아가는 복지상담'을 진행 중이다. 사회복지사가 60대 아들과 상담을 하는 동안 흰 자켓을 입은 간호사가 80대 노모의 건강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 광명시]

사회복지사, 방문간호사, 민간협의체 위원으로 구성된광명시 소하1동 행정복지센터 복지팀이 '찾아가는 복지상담'을 진행 중이다. 사회복지사가 60대 아들과 상담을 하는 동안 흰 자켓을 입은 간호사가 80대 노모의 건강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사진 광명시]

 

“드러눕지도 못해요. 저리다 못해 감각이 없어.”

 지난 20일 오전, 경기도 광명시 소하1동의 한 임대아파트에 사는 김모(86)씨가 가정 방문을 한 간호사에게 하소연을 했다. 김씨는 고혈압과 불면증을 앓고 있지만 허리수술 이후 거동이 불편해 병원을 자유롭게 다니지 못한다.

이웃이 사각지대 찾아내고 주민센터가 돕고
간호사,사회복지사등이 한팀으로 가정 방문

연말까지 전국 2246개 읍면동 복지허브 전환
민간·행정기관 합동으로 '찾아가는 복지' 실천

  
 그런데도 신장장애 5급인 아들 박모(62)씨를 간병하고 주방 일도 맡아서 한다. 방문간호사는 김씨의 혈압 등 건강상태를 살피고는 “빈혈기가 있고 혀가 말라 있으니 평소에 물을 많이 드셔야 한다”고 당부했다.
 
  최근 고관절 수술을 받은 아들 박씨는 어머니보다 거동이 더 곤란하다. 병원비와 약값이 월 60만원 이상 들어가지만 모자의 월 수입은 노모 김씨가 받는 기초생활급여 20만원이 전부다. 간호사와 함께 온 사회복지사 노윤정 주무관은 모자의 애로사항을 꼼꼼히 듣고 기록했다. 노 주무관은 “장애인이나 노약자의 이동을 돕는 ‘광명 희망차’와 도시락 무료 배달 서비스 등을 이용할 수 있도록 알아보겠다”고 약속했다.
 
  그동안 들어오는 민원만 처리하던 주민센터가 확 달라졌다. 이날 김씨 모자가 받은 복지상담은 광명시 소하1동 행정복지센터가 추구하는 ‘찾아가는 복지’의 하나다. 행정복지센터는 정부의 ‘읍면동 복지허브화’ 사업을 통해 개편된 주민센터의 새이름이다. 지난해 전국 1094개소 읍면동 주민센터가 복지 업무 중심으로 다시 태어났다.
 
  복지전담 공무원인 노 주무관은 “생활이 어려워도 본인이 무엇이 필요하고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를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먼저 알려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장현택 소하1동 동장은 “일제조사와 주민 제보를 통해 발굴한 복지 사각지대를 대상으로 하루 2가구 이상 방문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씨 모자는 동네의 통장이 ‘질병이 있는데 소득은 없는 노인 가정이 있다’며 행정기관에 제보해 상담 대상이 된 사례다. 추후 논의를 거쳐 행정기관의 지속적인 사례관리 대상으로 삼을지 민간 복지서비스를 연결할지 결정하게 된다.
 
재개발을 앞둔 가리대마을에는 복지 서비스가 필요한 가정이 유독 많다. 소하1동 행정복지센터 복지팀이 최근 기초생활수급 대상에서 탈락한 가구를 방문해 쌀 포대를 전달하고 있다. [사진 광명시]

재개발을 앞둔 가리대마을에는 복지 서비스가 필요한 가정이 유독 많다. 소하1동 행정복지센터 복지팀이 최근 기초생활수급 대상에서 탈락한 가구를 방문해 쌀 포대를 전달하고 있다. [사진 광명시]

 
 행정복지센터의 가장 큰 특징은 이웃관계를 기반으로 한 주민 네트워크를 활용한다는 점이다. 주민 지원으로 이뤄진 민간단체 누리복지협의체의 문명오 위원은 “누구 집에 숟가락, 젓가락이 몇 개인지까지 아는 이웃들이 서로 정보를 모으면 행정기관이 모르는 복지 사각지대를 찾아낼 수 있다”고 말했다. 광명시 복지정책과 최미현 팀장은 “어르신들 중에는 공무원들이 복지를 제공하겠다고 해도 부담스럽다고 꺼리는 분들이 계신데, 이웃이 직접 찾아가 설득하면 편하게 받아들이는 면이 있다”고 전했다. 
 
  남편과 이혼 후 자녀 3명을 혼자 키우고 있는 한모(41)씨는 소하1동 행정복지센터의 도움으로 ‘G드림카드’를 이용하고 있다. 하루에 5000원까지 사용할 수 있는 아동급식 전자카드다. 복지센터는 G드림카드로 결제가 가능한 편의점이나 가게 점주들을 대상으로 교육도 실시했다. 점주들이 G드림카드를 사용하는 아동을 살피는 지역사회의 인적 안전망으로 활동하게 되는 것이다.
 
 한씨는 “가게 주인들이 좀 더 몸에 좋은 간식을 추천해주거나 과일이 새로 나왔다고 챙겨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양육비가 끊긴 이후로는 간식 한번 사주기가 역부족이었다”는 한씨는 “둘째 아들이 G드림카드로 일주일에 두 번 정도 닭강정을 사먹으며 정말 좋아한다”며 웃었다.
 
  2017년 1분기까지 복지허브로 탈바꿈한 전국의 읍면동 주민센터는 총 1423개소다. 투입된 공무원은 팀장급을 포함해 총 3762명이다. 사례관리사ㆍ방문간호사ㆍ직업상담사ㆍ법률상담사 등 다양한 인력이 추가배치됐다. 지난해 허브화된 읍면동 중 33개 선도지역을 기준으로 조사한 결과, 전체 방문상담 건수가 전년 대비 45.9% 늘었고 통합 사례관리는 322.6% 증가하는 등 성과를 보이고 있다. 공적급여ㆍ민간 서비스 연계 사례는 전년 대비 22.3% 증가했다. 정부는 올해 연말까지 전국 3502개 읍면동의 64%인 2246곳을 복지허브로 전환할 계획이다.
 
백수진 기자 peck.soo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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