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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축구 혼' 이식받은 남수단, 역사적인 A매치 원정 첫 승

23일 지부티에서 열린 소말리아와의 A매치에 앞서 기념 촬영한 남수단 축구대표팀. 사진=임흥세 감독

23일 지부티에서 열린 소말리아와의 A매치에 앞서 기념 촬영한 남수단 축구대표팀. 사진=임흥세 감독

'아프리카 축구의 아버지' 임흥세(61) 감독이 이끄는 남수단축구대표팀이 자국 축구 역사에 또 하나의 의미 있는 발자취를 남겼다. 사상 첫 원정경기 승리와 A매치 2연승으로 내전과 가난으로 고통 받는 자국 국민들을 위로했다.
 

소말리아에 2-1승...지부티전이어 A매치 2연승도
한국인 임흥세 감독 지휘봉 잡은 뒤 비약 발전 중
6월엔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사상 첫 본선행 도전

남수단은 23일 아프리카 지부티의 엘 하지 하산 굴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소말리아와의 A매치 평가전에서 2-1로 이겼다. 지난달 28일 자국 수도 주바에서 열린 지부티와의 2019 아프리카네이션스컵 예선전(6-0승)에 이어 A매치 두 경기 연속 승리다. 지난 2012년 국제축구연맹(FIFA)에 209번째 가맹국으로 합류한 남수단이 A매치 연승을 거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아울러 원정 A매치에서 승전보를 전한 것 또한 역대 최초다. 소말리아전에 앞서 남수단이 거둔 두 번의 승리는 모두 자국 수도 주바에서 이뤄졌다.
 
우여곡절이 있었다. 모처럼 성사된 원정 A매치 평가전의 효과를 극대화하기위해 대표팀 멤버들이 일찌감치 모여 발을 맞추며 조직력을 키웠지만, 경기 장소인 지부티로 건너가는 비행편을 마련하지 못해 애를 겪었다. 선수단 전원이 여행가방을 싸들고 훈련장에 모였다가 "오늘도 비행기 티켓을 구하지 못했다"는 축구협회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귀가하는 과정을 사나흘 반복했다. 경기 전날 간신히 비행편을 마련해 지부티로 떠날 수 있었다. 남수단에서 지부티로 이동하는 직항편이 없어 비행기를 갈아타며 12시간을 길에서 보낸 뒤 짧은 휴식을 취하고 그라운드에 올랐다.
소말리아와의 A매치 평가전을 앞두고 한국인 임흥세 감독(맨 왼쪽)을 비롯한 남수단 축구대표팀 코칭스태프가 함께 포즈를 취했다. 사진=임흥세 감독 

소말리아와의 A매치 평가전을 앞두고 한국인 임흥세 감독(맨 왼쪽)을 비롯한남수단 축구대표팀 코칭스태프가 함께 포즈를 취했다. 사진=임흥세 감독

 
임흥세 감독은 23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아프리카에선 비행기가 이런저런 이유로 연착되거나 비행편이 아예 취소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면서 "경기장에 늦지 않고 도착한 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이다. 선수들이 장시간 이동해 체력적으로 힘든 상황에서도 집중력을 유지한 덕분에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남수단 축구는 지난 2014년 한국인 임흥세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임 감독을 연결고리 삼아 한국 스포츠계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아가며 대표팀은 물론, 자국 프로리그와 유소년 팀까지 차근차근 경쟁력을 키우는 중이다. 줄곧 200위권 안팎을 유지하던 FIFA랭킹은 이달 들어 역대 최고인 154위까지 치솟았다. 대표팀 멤버들은 이웃 아프리카 국가들은 물론, 중동과 오세아니아 지역 클럽으로 진출해 활동 중이다. 중앙수비수 데이빗 다다(24·알 말라키아) 등 몇몇 핵심 선수들은 임 감독을 통해 K리그를 비롯한 아시아권 진출도 추진하고 있다.
 
A매치 평가전 킥오프에 앞서 남수단 축구대표팀 주장(오른쪽)과 소말리아 대표팀 주장이 기념 페넌트를 교환하고 있다. 사진=임흥세 감독

A매치 평가전 킥오프에 앞서 남수단축구대표팀 주장(오른쪽)과 소말리아 대표팀 주장이 기념 페넌트를 교환하고 있다. 사진=임흥세 감독

남수단은 3년 넘게 진행 중인 내전 후유증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 지난 30년 간 독립 투쟁을 펼친 끝에 지난 2011년 수단에서 분리독립했지만, 2013년 말부터 종족 간 내전이 시작돼 다시 고난의 세월을 보내고 있다. 키이르 대통령이 이끄는 딩카족과 마차르 부통령을 중심으로 뭉친 누에르족이 충돌해 국민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 남수단 출신으로 기근과 전쟁의 고통을 피해 이웃나라에 건너간 난민은 150만 명이 넘는다. 우간다에는 80만 명이 모인 난민 캠프가 만들어져 국제연합(UN)의 지원을 받으며 운영 되고 있다. 축구대표팀의 성공은 내전으로 갈라진 남수단 국민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고, 새로운 희망을 제시하는 역할을 한다. 임 감독은 "아프리카에서 축구는 단순한 스포츠가 아니다. 새로운 희망의 상징이자 질병의 치료제 역할을 한다"면서 "내전이 점차 잦아들면서 다시 국민들을 하나로 모을 매개체가 필요하다. 축구대표팀이 그 역할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남수단은 다음달 1일 주바 스타디움에서 소말리아를 상대로 A매치 홈 평가전을 치른다. A매치 3연승 겸 홈 2연승을 노린다. 오는 6월에는 말리(69위), 가봉(84위), 부룬디(141위)와 함께 2019 아프리칸 네이션스컵 최종예선 C조 조별리그를  치러 사상 첫 본선행에 도전한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지난 2014년부터 남수단축구대표팀을 이끄는 한국인 임흥세 감독. 사진=임흥세 

지난 2014년부터 남수단축구대표팀을 이끄는 한국인 임흥세 감독.사진=임흥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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