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평범한 농부가 '권총 은행강도' 돌변…"빚 많아 그랬다"

지난 20일 경북 경산시 자인농협 하남지점에 침입해 현금 1563만원을 빼앗아 달아난 총기강도 용의자가 22일 오후 충북 단양에서 검거됐다. 22일 경찰 관계자들이 검거한 용의자를 경산경찰서로 압송하고 있다. 경산=프리랜서 공정식

지난 20일 경북 경산시 자인농협 하남지점에 침입해 현금 1563만원을 빼앗아 달아난 총기강도 용의자가 22일 오후 충북 단양에서 검거됐다. 22일 경찰 관계자들이 검거한 용의자를 경산경찰서로 압송하고 있다. 경산=프리랜서 공정식

 
지난 20일 경북 경산시 한 농협에 권총을 들고 들어가 현금을 턴 혐의로 붙잡힌 김모(43)씨에 대한 경찰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김씨는 앞서 22일 오후 6시47분쯤 충북 단양군 한 리조트 주차장에서 범행 55시간 만에 붙잡힌 직후 범행 일체를 시인했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빚이 많아 범행했다"고 진술했다.

경산 자인농협 권총강도 정체는 '농부'
거주지 인근에 버린 권총·실탄도 발견
경찰, 총기 입수 경로 집중 조사 방침

 
경찰은 김씨가 버렸다고 밝힌 권총 1정을 그의 주거지에서 700m 정도 떨어진 곳에서 발견했다. 권총은 지하수 관정에 실탄 11발과 함께 버려져 있었다. 이 권총은 45구경으로 탄창을 손잡이 쪽에 끼우는 방식이다. 경찰은 일단 이 권총이 사제 권총은 아닌 것으로 보고 있지만, 정확한 확인을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권총에 대한 감정을 의뢰했다. 실탄 18발을 감췄다는 김씨의 진술을 바탕으로 나머지 7발도 계속 찾고 있다.
 
수사 초기 경찰은 범인을 외국인일 것이라고 추정했지만 붙잡힌 피의자는 한국인이었다. 게다가 범행 현장에서 6㎞ 정도 떨어진 곳에서 농사를 짓고 사는 평범한 농부로 드러났다. 경찰은 농부가 어떻게 권총과 실탄을 입수하게 됐는지 경로를 조사하고 있다. 특히 실탄이 1943년 미국에서 생산된 것으로 밝혀지면서 입수 경로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정상진 경북 경산경찰서장은 "23일 오전부터 본격적인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오전에는 총기를 찾는 데 수사력을 집중했다면 오후부터는 총기 입수 경위 등에 대한 조사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20일 오전 경북 경산시 자인농협 하남지점에서 한 괴한이 총을 들고 직원들을 위협하고 있다. [사진 경산경찰서]

20일 오전 경북 경산시 자인농협 하남지점에서 한 괴한이 총을 들고 직원들을 위협하고 있다. [사진 경산경찰서]

 
앞서 김씨는 20일 오전 11시55분쯤 경북 경산시 자인농협 하남지점에 권총을 들고 들어갔다. 모자와 복면으로 얼굴을 가리고 넥워머에 장갑까지 한 상태로 철저히 정체를 감췄다. 미리 준비해 간 천가방을 창구 직원에게 던지며 돈을 담게 했다. 남자 직원이 자신에게 다가오려 하자 총알 한 발을 발사했다. 다친 사람은 없었다. 그는 창구에 있던 현금 1563만원을 챙겨 자전거를 타고 달아났다. 범행에 걸린 시간은 불과 4분. 경찰이 낮 12시 2분쯤 도착했을 때 범인은 이미 도망간 뒤였다.  
 
관련기사
김씨의 범행을 치밀하게 계획했다. 인적이 드문 농촌 지역 은행에서 손님이 뜸한 점심 시간을 이용했다는 점, 처음엔 자전거로 달아났다가 근처에 세워둔 화물차에 자전거를 싣고 도주했다는 점, "(돈을) 담아" "휴대폰" "(금고) 안에" 등 어눌하게 단어 위주로 말을 하면서 외국인인 척 행동해 경찰 수사에 혼선을 빚게 한 점 등이 눈에 띈다. 범행 후에도 충북 단양 한 리조트에서 열린 모인에 가족과 함께 참석했을 정도로 침착함을 유지했다.
 
하지만 김씨는 결국 자전거 때문에 발목을 잡혔다. 사건 현장에서 3.2㎞ 정도 떨어진 곳에 세워둔 1t 화물차 짐칸에 자전거를 싣고 도주했지만 짐칸을 가리지 않고 달아난 것이 실책이었다. 경찰은 주변 폐쇄회로TV(CCTV)를 샅샅히 뒤지던 중 짐칸에 자전거를 싣고 가는 화물차를 발견했다. 자전거가 범인이 타고 간 자전거와 비슷하게 생겼다고 판단한 경찰은 이 화물차 운전자를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했다. 화물차 운전자는 농협에서 6㎞ 떨어진 곳에 사는 농부였다. 김씨 집 근처 창고에서 범행에 사용한 자전거가 발견됐다.
지난 20일 경북 경산시 자인농협 하남지점에서 권총을 들고 들어가 1563만원을 훔친 범인이 자전거를 타고 달아나고 있다. [사진 경산경찰서]

지난 20일 경북 경산시 자인농협 하남지점에서 권총을 들고 들어가 1563만원을 훔친 범인이 자전거를 타고 달아나고 있다. [사진 경산경찰서]

 
경찰은 김씨가 훔친 1563만원 중 1190만원을 회수했다. 나머지 돈을 어디에 썼는지 조사 중이다. 김씨는 "빚이 많아 범행을 저질렀다. 공범은 없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그의 진술이 사실인지 확인하고 있다.
 
경산=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