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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럽지 않게 웰던으로 스테이크 주문하고 싶다

[사진 헝그리포에버 홈페이지]

[사진 헝그리포에버 홈페이지]

“웰던으로 주세요.”
 
말을 꺼낸 순간 웨이터의 당황스러운 눈빛과 스테이크 먹을 줄 모른다는 동료들의 비난이 쏟아진다. 그저 피가 고이지 않은 스테이크가 먹고 싶었을 뿐인데. 개인 취향을 이렇게 무시해도 되는 건가 싶다. 작년 멘스플레인에 이어 여름 평양냉면 먹는법을 가르치려는 태도를 비꼰 면스플레인이 화두였다. 그런데 어째서 스테이크만은 미디엄 레어만이 정석으로 여겨지는 걸까. 월스트리트저널이 최근 이들의 고충을 소개했다.  
 
[사진 피치워크스 홈페이지]

[사진 피치워크스 홈페이지]

다행인 점은 생각보다 웰던을 선호하는 이들이 많다는 것이다. 목장주소고기협회가 2014년 조사한 연구에 따르면 스테이크 소비량이 가장 큰 미국인들도 약 19%가 웰던으로 먹는다고 한다. 심지어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마저 웰던에 케찹을 곁들여 먹는다고 밝혀졌으니, 디종 머스타드 대신 바비큐 소스를 요구하는 것은 양반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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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캐롤라인 카프만은 웰던을 외치는 순간 시선이 집중된다고 한다. 마케팅 작가인 그녀는 웰던에 바비큐 소스를 주문하자 남편이 “신성모독”이라며 “다시는 스테이크 전문 레스토랑에 데려오지 않겠다고 선언했다”라고 말했다. 고객들과 자주 스테이크 하우스를 방문한다는 중개업 사장 톰 기스몬도는 “웰던을 주문할 때마다 수치심이 느껴진다”고 말한다. 항상 “미안하지만”으로 말문을 연다는 그는 매번 떨떠름한 표정의 웨이터와 말은 못하지만 얼굴로 멸시가 드러나는 클라이언트들의 모습에 진절머리가 난다고 했다. 그가 “셰프가 원한다면 버터플라이로 조리해도 좋다”라고 말하기 때문. 버터플라이는 고기를 반으로 잘라 익히는 조리법으로, 두꺼운 고기를 빠르게 완전히 익히기 위해 레스토랑에서 종종 사용된다. 버터플라이로 조리하면 육즙이 빠져나가 육질이 건조해진다.  
 
바로 이러한 이유로 웰던이 일반적으로 기피되는 것이다. 특히 셰프의 경우 경멸에 가깝다. 뉴욕 그린위치 스테이크하우스의 빅터 샤베즈 총괄셰프는 “웰던 주문서를 보면 정말 울고 싶다”고 한다. 소고기를 에이징하는 데 3~12주 가량 걸릴 뿐 아니라 직접 발골 작업까지 하니 그에게 웰던은 “작품을 망치는” 것인 셈이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도대체 왜 웰던을 선호하는 것일까. 제각기 다른 이유들이 있다. 익힌 부분에 박테리아가 기생할 것 같아서. 선홍색 붉은 고깃빛이 기분을 역하게 해서. 혹은 단순히 닭가슴살처럼 뻑뻑한 육질이 좋아서.  
 
하지만 ‘웰던=뻑뻑함’ 이란 공식이 항상 통하는 것은 아니다. 휴스턴에서 용접공으로 일하고 있는 로드리고 피에로는 “웰던을 먹을 때 동물처럼 고기를 물어뜯을 필요”가 없다며 “저온으로 오랫동안 익히면 충분히 부드럽게 조리된다”고 했다. 실제로 그가 말한대로 저온숙성기계인 수비드를 이용하면 속은 다 익었지만 매우 부드러운 고기가 완성된다.  
 
뉴욕의 자메이카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니겔 스펜스 셰프도 이에 동의한다. 그는 사람들이 그의 시그니처 디시인 립 아이 스테이크를 주문하면 늘 미디어 레어를 추천했지만 사람들이 웰던을 더 선호해 고민이었다고 한다. 자메이카 산 고기는 다소 육질이 거칠기 때문에 텍스처를 부드럽게 만드는 스튜나 브레이징 요리법이 필요하기 때문. 그러나 이제 그는 오히려 사람들덕분에 부드러운 웰던 립아이 스테이크를 완성시킬 수 있었다고 한다. 그는 최고의 셰프라면 조금만 노력하면 어떤 웰던 스테이크라도 부드럽게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만약 웰던을 시켰는데 판지를 씹는 것 같다면 그건 셰프가 그냥 화가 나 일부로 맛없게 구운 거에요.”  
 
이자은 인턴기자 lee.jaeu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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