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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숙의 '新 名品流轉] 미술품 컬렉터는 아무나 하나

‘의외수작’ 컬렉션 중 한 점인 한묵의 1953년 작 ‘설경’. 작품을 거래했던 화상이 오래 수소문하다가 이번에 뜻밖에 발견했다. [사진 케이옥션]

‘의외수작’ 컬렉션 중 한 점인 한묵의 1953년 작 ‘설경’. 작품을 거래했던 화상이 오래 수소문하다가 이번에 뜻밖에 발견했다. [사진 케이옥션]

미술품 수집가의 세계는 기기묘묘하다. 아름다움에 집착해 몸과 마음을 바치는 모습이 사랑에 빠진 연인 뺨친다. 돈이 많다고 좋은 작품을 모으는 것도 아니요, 안목이 뛰어나다고 걸작만 골라내는 것도 아니다.
 
수집가는 크게 네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아는 것이 병’인 정보탐색형. 잡다한 지식에 치여 살까말까 재다가 스트레스만 받고 중도 포기한다. 둘째는 자기만족형. 소장품의 수준도 알지 못한 채 제 흥에 겨워 자기 방식을 고집하다 끝난다. 셋째는 패가망신형. 남 말에 혹해 이것저것 모으다가 가짜만 잔뜩 껴안고 넘어진다. 넷째는 자기주도형. 수집을 취미이자 연구 대상으로 여겨 평생 공부하며 즐기니 작품이 삶의 벗이 된다.
 
오는 26일 오후 4시부터 응찰 마감하는 ‘케이옥션 프리미엄 온라인 경매’에는 수집가의 의미를 곱씹어 보게 하는 컬렉션이 나온다. 이름 하여 ‘의외수작(意外秀作)-뜻밖의 조우와 발견’이다. 이 특별 섹션의 주인공은 2011년 타계한 수장가 이아무개씨다. 부동산 부자에 현금 동원력이 좋았던 그는 동서고금의 미술품을 가리지 않고 사들였는데 장안평 미술상이 싸게 처분한다고 안겨 주는 걸 덥석 잘 사는 호인이었다. 고인이 남기고 간 컬렉션을 점검한 유가족은 깜짝 놀랐다고 한다. 중국 도자기가 수천 점에 조각·그림이 무더기로 쌓여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에 경매에 나온 건 이 컬렉션의 한국 근·현대미술품 20점으로 근대미술의 태동부터 추상미술이 전개된 1970년대 이후까지 비교적 중요한 작품이 선별됐다. 지난해 102세로 별세한 한묵을 비롯해 오세열과 류희영 작가의 70년대 회화 등이 미술사적 가치로 눈길을 끈다.  
 
감정 작업에 참여했던 김영복 케이옥션 고문은 “‘의외수작’이란 단어가 함축하듯 수집품의 편차가 커서 놀랐다”고 말했다. 김 고문은 “컬렉션을 무가치하게 만들지 않으려면 안목이 좋은 전문가의 눈을 빌리는 겸손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간송(澗松) 전형필 같은 대 컬렉터는 자가 노력과 시복(時福)이 결합한 희귀한 경우인 셈이다.
 
정재숙 문화전문기자 johan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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