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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는 못 속여 … 스타선수 2세들 그라운드에 신바람

프로야구 父傳子傳
프로야구에도 ‘가업(家業)’이 성행하고 있다. 올 시즌 10개 구단 등록 614명 중 아버지를 따라 프로야구 선수로 활동하고 있는 선수는 10여 명이다. 올해 유독 프로야구 선수 2세들이 시즌 초반부터 맹활약을 보이면서 그라운드에 신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시즌 초반부터 2세들 뛰어난 활약
‘바람의 손자’ 이정후 주전 꿰차
아버지 명성 누 안 되게 고군분투
이종범 “아들이 나보다 잘했으면”

 
가장 대표적인 2세 선수는 한국 프로야구의 ‘살아 있는 전설’ 이종범(47)의 아들 이정후(19·넥센 히어로즈)다. 이정후는 22일 서울 고척돔에서 열린 롯데와의 홈 경기에서 1번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전했다. 지난 2월 서울 휘문고를 졸업한 파릇파릇한 신인이지만 주전을 꿰찼다.
 
이정후는 야구를 시작하기도 전에 아버지의 명성으로 별명부터 생겼다. 바로 ‘바람의 손자’. KIA 타이거즈에서 활약했던 이종범은 프로야구 36년 역사상 최고의 ‘호타준족(好打駿足)’으로 꼽힌다. 날카로운 방망이를 휘두르면서도 바람처럼 빠르게 그라운드를 누볐던 이종범에겐 ‘바람의 아들’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그런 이종범의 아들이라 이정후는 ‘바람의 손자’가 됐다.
 
아버지 이종범은 1993년 1차 지명으로 해태에 입단했다. 아들 이정후는 지난해 6월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 넥센의 1차 지명을 받았다. 둘은 프로야구 역사상 처음으로 ‘부자(父子) 1차 지명’ 선수라는 진기록을 세웠다.
 
이정후는 기대만큼 맹활약하고 있다. 21일 현재 18경기에 나와 타율 0.306, 2홈런·9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이종범을 닮아 타격재능을 타고났다는 평가다. 22일 롯데전에서도 6회 말 상대투수 박세웅의 포크볼을 받아쳐 좌중간을 가르는 안타를 뽑아냈다.
 
SK 와이번스 외야수 김동엽(27)은 86~97년 빙그레 이글스, 현대 유니콘스에서 포수로 활약했던 김상국(54)의 아들이다. 타고난 장타력으로 ‘천안북일고의 김태균’으로 유명했던 김동엽은 고교 졸업 후 시카고 컵스와 계약해 미국으로 갔다. 그러나 오른 어깨를 수술하면서 2013년 한국으로 돌아왔고, 2016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9라운드(전체 86순위) 지명을 받아 SK 유니폼을 입었다.
 
그리고 올해 트레이 힐만 SK 감독의 신임을 받고 4번타자로 입지를 굳혔다. 22일 인천 두산전에서도 4번타자 좌익수로 출전했다. 김동엽은 21일까지 18경기에 나와 타율 0.294, 5홈런·19타점으로 활약하고 있다.
 
두산 베어스에는 부자(父子) 야구 선수가 있다. 프로야구 사상 최초로 1군 한 팀에서 지도자와 선수로 뛰고 있는 박철우(53) 타격 코치와 포수 박세혁(27)이다. 박세혁은 2012년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박철우 코치는 2014년 말 두산 타격 코치가 됐다. 박세혁은 상무에서 군복무를 마치고 지난 시즌 백업포수로 성장했다. 그리고 올해 13경기에 나와 타율 0.467, 2홈런·7타점을 올리고 있다.
 
2세 선수들에게 ‘OOO의 아들’이라는 꼬리표는 부담이 되기도 한다. 이들은 아버지의 명성에 누를 끼치지 않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이정후는 종종 경기가 끝나고 야간훈련을 한다. 또 안타를 하나라도 치지 못하면 스스로 머리를 쥐어뜯으며 자책한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주위에서 ‘아빠 이름에 누가 되지 않도록 야구를 잘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고 컸다”고 털어놨다.
 
박세혁은 “‘네가 박철우 아들이냐. 한번 쳐봐라’는 얘기를 수차례 들었다. 아버지 때문에 더 기회를 받는다는 시선도 있었다.
 
2세 야구 선수들만이 느끼는 고충”이라고 했다. 특히 박세혁은 아버지가 같은 팀 코치이기 때문에 더욱 부담스럽다. 특혜 논란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박세혁은 누구보다 땀을 많이 흘린다. 그 결과 지난해 일본 미야자키 스프링 캠프에서 열심히 훈련해 최우수선수(MVP)로 뽑히기도 했다.
 
김동엽은 예의가 바르다. 혹시나 아버지를 믿고 자만한다는 소리를 들을까봐 그렇다. 김동엽은 “아버지가 ‘만나는 모든 사람에게 예의를 지키라’고 강조하신다. 인사를 잘하고, 공 하나라도 더 주워야 도움이 된다고 하셨다”고 전했다.
 
부담이 큰 아들을 바라보는 아버지도 애가 탄다.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종범은 넥센 경기 중계를 할 때 외야수 이정후가 타구를 잡지 못하면 “저런 건 잡아줬어야 한다”고 따끔하게 지적한다. 그런데 중계가 끝나면 인자한 아버지가 된다. 이정후는 “내가 못해도 아빠는 잘했다고 한다. 무뚝뚝하고 무서워 보이지만 나에게는 한 번도 화를 낸 적이 없다”고 했다. 이종범의 바람은 딱 하나다. “정후가 나보다 잘해서 ‘이정후의 아버지’로 불리고 싶다.”
 
 
박소영 기자 psy09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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