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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사투리 대신 간결하게” 안철수 “확장성 부각할 것”

[대선 D-16] TV토론 톺아보기, 오늘 3차 토론
4월 마지막 주는 대선후보들의 TV토론 대결이 정점을 찍을 전망이다. 일주일 새 세 차례(23, 25, 28일)나 전국에 생중계되는 토론회가 잡혀 있기 때문이다. 23일 오후 8시에는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으로 정치 분야 토론이 진행된다. 다음달 2일 토론회를 끝으로 9일 제19대 대통령이 결정된다.

이번 주 세 차례 토론 최대 승부처
文, 변호사 화법 교정 두괄식 연습
安, 시선 처리에 손 동작까지 ‘특훈’

‘홍카콜라’ 홍준표 직설화법 고수
‘무심타법’ 유승민 평소 하던 대로
심상정 호소력 있는 전달 방법 고심

 
지난 19일 사상 첫 ‘스탠딩 토론’은 시청률 26.4%를 기록했다. 시청 점유율은 43%나 됐다. 동시간대 TV를 본 시청자들의 절반가량이 토론을 본 셈이다. 지난 13일 첫 번째 토론회(1부 시청률 11.6%, 2부 10.8%)와 비교해 유권자들의 관심이 두 배 이상 늘었다.
 
 
文 실전 경험이 무기,  安 ‘아재 개그’ 여유
각 후보 캠프는 남은 토론회에서 지지율을 견인할 비장의 승부수를 띄운다는 각오로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선대위는 매머드급 규모답게 TV토론 전담 인력이 30여 명이다. 경쟁 후보별로 각각의 대응팀도 마련했다. 이들의 창(공격 포인트)이 뭔지 분석하고 문 후보의 방패를 만든다. 또 각 후보에 대한 ‘맞춤형 무기’를 개발해 어떤 것부터 쓸지 정한다.
 
신경민 선대위 방송콘텐트본부장은 “문 후보가 누구보다 실전 경험이 많기 때문에 현안에 대한 대응 논리나 임기응변 능력 모두 뛰어난 편”이라며 “다만 약점이 있다면 ‘변호사 화법’이 남아 있어 말이 조금은 장황하게 늘어진다는 점과 사투리인데 최근엔 두괄식 표현을 연습하면서 많이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문 후보가 자주 웃음을 짓는 게 여유 있어 보이는 측면도 있지만 가벼운 이미지로 비치기도 한다는 지적에 대해선 “홍 후보가 종북 프레임 등 예상 가능한 질문을 매번 들고 나오니 어이가 없어 나오는 웃음일 때가 많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TV토론에서도 특유의 ‘아재 개그’로 화제몰이를 했다. 지난 19일 토론에선 사회자가 1번과 2번 중에 하나의 질문을 택하라고 하자 자신의 기호를 거론하며 “3번으로 하고 싶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발언 시간을 4초 남겨두고는 “4초 만에 뭘 하지?”라며 허탈한 표정을 지어 ‘4초 발언’이란 말이 생겨나기도 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메시지 내용뿐 아니라 전달력에 공을 들이는 편이다. 이용호 선대위 TV토론단장은 “13일 1차 토론 때 다른 후보에 비해 긴장한 것처럼 보였다는 지적이 있어서 2차 때는 시청각적으로 메시지 전달력을 높이려는 노력을 기울였다”고 소개했다. 일각에선 안 후보가 2차 토론을 앞두고 시선 처리와 손동작 하나까지 ‘특훈’을 받았다는 얘기가 나왔지만 안 후보 측은 공식적으로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고 있다. 1차 토론 때도 안 후보만 분장팀을 따로 데려갔을 정도로 시각적 요소에 신경을 썼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매일 아침 중앙일보와 한겨레 등 7개 신문을 정독하고 인터넷으로도 본인에 관한 기사를 일일이 찾아본다. 단순히 내용만 파악하는 게 아니라 현안에 대한 본인의 입장을 명확히 정리하는 게 하루 일과의 시작이다. 민경욱 선대위 TV토론단장은 “1996년 정계 입문 이후 신문을 보면서 대응 논리를 만드는 훈련을 해왔기 때문에 어떤 질문이 나와도 당황하지 않고 거침없이 답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 단장은 “대한민국을 세탁기에 넣고 돌리겠다는 말을 준비했는데 유 후보가 ‘홍 후보부터 들어가라’고 응수할 줄은 몰랐다. 현장에 있던 관계자들도 깜짝 놀랐다”며 “그런데 홍 후보가 ‘난 이미 들어갔다 나왔다’고 받아치는 걸 보고 현장 대응력이 참 뛰어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홍 후보 표현 방식이 너무 직설적이란 지적도 있지만 그렇다고 욕설 수준은 아니지 않으냐”며 “오히려 지지자들은 ‘홍카콜라’ ‘사이다’라며 좋아하는 만큼 앞으로도 지금 스타일대로 밀고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TV토론에서 다른 후보에 비해 강세를 보인다는 평가를 받는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별도의 리허설도 하지 않는 편이다. 이종훈 선대위 정책본부장은 “어차피 각본대로 진행되는 토론이 아니어서 유 후보의 소신과 평소 실력을 보여준다는 생각으로 준비하고 있다”며 “야구 용어로 마음을 비우고 타격에 임한다는 뜻의 ‘무심타법(無心打法)’인 셈”이라고 말했다. 유 후보는 지난 19일 문 후보에게 “북한이 우리의 주적이 맞느냐”며 ‘주적’ 개념에 대한 확실한 입장을 요구해 문 후보를 당혹하게 했다. 문 후보가 “대통령이 할 일은 아니다”고 맞받았지만 유 후보는 “벌써 대통령이 되셨느냐”며 집요하게 몰아세웠다. 문 후보 선대위 관계자는 “토론에서 가장 어려운 상대가 유 후보”라고 평가했다. 이 본부장은 “지금까지는 상대 후보를 검증하는 데 주력했다면 앞으로는 유 후보가 어떤 생각을 가진 후보인지 보여주는 데 초점을 맞출 예정”이라고 말했다.
 
유 후보만큼이나 토론에 자신감을 보이는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준비된 메시지를 좀 더 호소력 있게 전달하는 방법을 고심 중이다. 한창민 선대위 대변인은 “문 후보는 적폐 청산을 내세우지만 개혁적인 면모가 부족하고, 안 후보는 정책적으로 보수화되면서 개혁 이미지가 실종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며 “그런 부분에 대한 두 후보의 입장을 명확히 요구하면서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심상정이 왜 필요한지 더욱 호소력 있게 얘기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 키워드 중‘대통령’은 제외, 세금은 법인세·증세 포함. 13·19일 TV토론 발언 전문 자체 분석

※ 키워드 중‘대통령’은 제외, 세금은 법인세·증세 포함. 13·19일 TV토론 발언 전문 자체 분석

 
“집토끼냐, 산토끼냐” 공략 포인트도 제각각
TV토론을 통해 집토끼(지지층)와 산토끼(중도층·유동층·무응답층) 중 어디를 공략하느냐도 후보마다 셈법이 다르다. 문 후보 측 신경민 본부장은 “집토끼는 물론이고 지지층을 확장해 지지율을 50% 가까이 끌어올리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대응 전략을 밝혔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대선이 양자 대결이 될지, 다자 대결이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40% 안팎의 지지율로는 결코 안심할 수 없다는 판단이다.
 
안 후보 측은 확장성에 좀 더 무게를 뒀다. 이용호 단장은 “안 후보의 기본 콘셉트가 미래와 통합”이라며 “앞으로도 확장성 있는 후보라는 점을 부각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홍 후보는 “집 나간 토끼들을 돌아오게 하겠다”는 전략이다. 민경욱 단장은 “그동안 보수표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 황교안 대통령권한대행 등에게 갔다가 지금은 안 후보에게 일부 가 있는 것”이라며 “TV토론을 통해 좌파 세 명과 얼치기 우파 한 명, 그리고 진짜 우파인 홍 후보의 대결 구도를 명확히 드러내 보수표들을 다시 끌어모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지율에서 고전하고 있는 유 후보와 심 후보는 보수·진보 진영 내에서 선명성 대결을 펼치면서 대안적인 면모도 보여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김경희 기자, 조수영·나영인 인턴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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