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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펑크와 록, 직접 와서 느껴 보세요”

10꼬르소꼬모 서울 청담점에서 펑크 전시회 ‘아워 네이션’을 연 디자이너 박종우.

10꼬르소꼬모 서울 청담점에서 펑크 전시회 ‘아워 네이션’을 연 디자이너 박종우.

‘펑크 인 브리튼’ 사진전 작품들.

‘펑크 인 브리튼’ 사진전 작품들.

펑크 록에 배드 보이 이미지를 입힌 ‘99% IS’의 2017 SS 컬렉션.

펑크 록에 배드 보이 이미지를 입힌 ‘99% IS’의 2017 SS 컬렉션.

지난해 가을 서울패션위크에 참석한 해외 유통업체 바이어와 프레스에게 가장 인상 깊은 패션쇼를 꼽아달라고 했다. 10여명을 인터뷰했는데, 모두 공통적으로 지목한 한 명의 디자이너가 있었다. 펑크 록을 바탕으로 한 강렬한 컨셉트의 브랜드 ‘99% IS(나인티나인퍼센트이즈)’를 이끌고 있는 디자이너 박종우(34)였다.
 

10꼬르소꼬모에서 펑크 전시회 연 디자이너 박종우

프랑스 ‘보그 옴므’의 위고 콩팡 에디터는 “한국식 배드 보이 이미지를 새롭게 풀어냈다”, 뉴욕 ‘마리끌레르’의 카일 앤더슨 에디터는 “파리에서 쇼를 했다면 모든 매거진이 대서특필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국내에서 가장 권위 있는 삼성패션디자인펀드(SFDF) 2회 연속 수상으로 이미 실력을 검증받은 그가 글로벌 무대에서도 잠재력을 인정받은 것이다.
 
해외에서 ‘바조우(BAJOWOO)’로 알려진 그는 도쿄의 패션학교인 드레스메이커학원에 재학 중이던 2012년 99% IS를 도쿄컬렉션에서 론칭했다. 스터드나 지퍼, 가죽 소재 등 펑크 문화의 상징을 완성도 있는 디자인 요소로 표현, 기존 펑크 패션을 넘어서는 새로운 트렌드를 만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레이디 가가, 저스틴 비버, 지드래곤 등 세계적인 스타들이 그의 옷을 즐겨 입는다.
 
그가 이번에는 펑크 전시회를 직접 꾸몄다. 10꼬르소꼬모 서울이 청담점 9주년, 애비뉴엘점 5주년을 기념해 최근의 유스(youth) 코드에 맞춘 ‘펑크 인 브리튼(Punk in Britain)’ 사진전을 기획했고, 전시 속 전시로 바조우의 전시 ‘아워 네이션(Our Nation)’을 선보인 것(5월 9일까지). 지금의 바조우와 99% IS를 있게 만든 개인 소장품과 컬렉션, 10꼬르소꼬모와의 컬래보레이션 제품으로 이야기를 만들었다. 전시장에서 만난 그는 파격적인 외모와는 달리 바르고 성실함을 추구하는, ‘또다른 파격’이었다.
 
박종우가 어려서부터 모은 펑크 패션 소장품들.

박종우가 어려서부터 모은 펑크 패션 소장품들.

전시 작품 중 가장 좋아하는 작품은.
“2016 SS 컬렉션에 선보인 가죽 재킷인데, 전기톱으로 한 번 썰은 뒤 재조합했다. 전기톱은 예측할 수가 없어서 매번 다른 커팅이 나온다. 과격하고 폭력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이를 다시 옷으로 만드는 과정이 핸드메이드 커스텀의 새로운 시도라고 생각했다. 컬렉션 테마는 파괴하다는 뜻의 ‘디스트로이(DESTROY)’를 거꾸로 한 ‘YORTSED’다.”
 
오래된 것은.  
“1998년 입었던 티셔츠인데, 노브레인 밴드 형들이 초창기에 발매한 것이다. 1976년 섹스 피스톨즈가 앨범 발매 때 프로모션으로 뿌렸던 오리지널 티셔츠도 있다. 사고 싶어서 엄청 뒤지다가 파는 곳을 알게 됐는데, 비싸서 머뭇거릴 때 친구가 선물로 사줬다.”
  
신발이 유독 많다.
“굽이 높고 두툼한 신발은 펑크 장르의 전형적인 아이템이다. 조지 콕스라는 영국 브랜드인데, 좋아해서 어려서부터 모았다. 2012년 첫 컬렉션을 만들 때 이 브랜드와 협업하고 싶었다. 신인으로 포트폴리오가 없던 나는 갖고 있는 신발을 모두 사진으로 찍어 편지를 보냈다. 70켤레가 넘었다. 이만큼 좋아하는데 어떻게 안 되겠느냐고.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일 수 있으니,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을 담았다.”
 
진정성이 통했나.
“영국에서 하느님의 답이 왔다. 한국인 최초로 조지 콕스와 컬래버레이션한 신발이다. 그런데 막상 하고 나니 판매할 곳이 없어 고민했는데, 친구들이 몽땅 사줬다. 우리가 좋아하던 브랜드와 협업이 성사된 게 모두에게 감동이고, 꿈이 이뤄졌다고 생각했다.”
 
이번 전시를 연 계기는.
“펑크와 록은 일반인이 흥미 없어 하는 1%의 문화지만, 나와 내 친구들에겐 99%다. 그런 의미로 브랜드명을 지었다. 그런데 예전엔 나 혼자만 좋아해도 괜찮았는데, 이젠 함께 즐기는 사람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우리끼리만 재미있어 하는 건 재미가 없는거구나, 라고 생각하게 됐다. 전시를 통해 내가 오랜 기간 꾸준히 좋아해 온 펑크 문화를 알리고 싶다.”
 
언제부터 좋아했나.
“초등학교 때 친구들이 아이돌에 빠져있을 때, 나는 그들이 부르는 사랑 노래에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사랑을 알 나이가 아니니까. 우연히 TV에서 노브레인 뮤직비디오를 보고 반해서 고속버스를 타고 상경해 홍대 클럽에 처음 갔다. 거기서 센 형들과 만나 놀다가 학교에 가면 친구들이 어리게 보였다. 술 담배를 하는 모습이 어리니까 더 어른인 척 하려는 걸로 느껴졌다. 그래서 난 반대로 했다. 결석 한 번 없이 학교를 졸업했다.”
 
앞으로의 꿈은.
“계속 새로운 시도를 해보고 싶다. 올해 서울패션위크에서는 런웨이쇼 대신 공연과 전시를 했다. 한국에도 작업실을 만든다. 두 나라의 다른 문화를 함께 체험한데서 새로운 가능성을 열고 싶다. 하이브랜드나 스트리트 브랜드처럼 위 아래가 아닌, 옆으로 뻗어나가는 브랜드를 만드는 게 목표다. 예전엔 1%를 추구하고 1%만을 위한 옷을 만들었다면, 이젠 각 나라에서 1%를 만들고 싶다. 나와 내 친구들이 주축이 되어 ‘힙합’‘펑크’‘우드스탁’에 버금가는 신조어를 만드는 꿈도 갖고 있다.” ●
 
 
글 박현영 기자 hypark@joongang.co.kr,  사진 삼성물산·10꼬르소꼬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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