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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에 권총 강도, 총 쏘고 현금 2000여만원 털어 달아나

경북 경산의 한 농협에서 총기 강도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범인은 실탄 한 발을 쏘며 직원들을 위협해 은행을 털고 나서 달아났다.  
 

회색 모자 쓰고 파란색 복면
괴한 키는 175~180㎝
등산복으로 온몸 꽁꽁 숨겨
경찰, 최고 300만원 수배전단 배포

사건은 20일 오전 11시 56분쯤 경북 경산시 자인농협 하남지점에서 발생했다. 회색 모자를 쓰고 검은색 복면, 파란색 마스크를 겹쳐서 한 괴한(키 175~180㎝) 한 명이 45구경 사제 권총으로 추정되는 총기를 들고 나타났다.  
 
검은색 장갑을 끼고 검은색·주황색 등산 점퍼에 복면으로 얼굴과 몸을 모두 가린 채였다. 당시 은행엔 손님이 없었다. 직원 3명(여 2·남 1)이 근무 중이었다. 한적한 시골지역 농협 지점이어서 청원경찰도 따로 없는 곳이다.  
20일 경북 경산시 자인농협 하남지점에서 총기 강도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이 주변을 통제하고 내부에서 현장감식을 벌이고 있다. 경산=프리랜서 공정식

20일 경북 경산시 자인농협 하남지점에서 총기 강도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이 주변을 통제하고 내부에서 현장감식을 벌이고 있다. 경산=프리랜서 공정식

 
괴한은 창구 앞에서 여직원에게 총을 보이며 "담아"라고 말하고는 준비해 온 가방을 던졌다. 여직원이 돈을 어느 정도 담자 자신이 직접 창구 너머로 건너가려고 했고 이 과정에서 남자 직원이 자신을 제지하려 하자 곧바로 총을 한 발 쐈다.
 
 
다행히 총알은 직원들이 없는 사무실 구석으로 날아갔다. 경찰은 현장에서 범인이 쏜 45구경 권총 총알을 발견했다. 45구경 총알은 컴퓨터 서버 뒤쪽 벽에 박혀 있었다. 정상진 경북 경산경찰서장은 "(현장에서 회수한 총알의) 탄피로 봤을 때 45구경 사제 권총 같다"고 말했다. 45구경 권총은 민간 사격장 등에서 주로 사용한다. 즉 군사용처럼 민간인이 구하기 어렵지 않다는 의미다.  
 
총을 쏜 괴한은 직원들이 반항하지 못하도록 금고 안에 가뒀다. 농협 관계자는 "괴한이 현장에 있던 직원 3명을 총으로 계속 위협해 금고 안에 가둬 문을 잠그고 직접 돈을 쓸어담은 뒤 가방을 들고 달아났다"고 말했다. 괴한이 은행에 들어와 돈을 빼앗아 달아나기까지 걸린 시간은 5분이 채 지나지 않았다. 피해 금액은 2000만원 정도로 추정된다.
20일 경북 경산시 자인농협 하남지점에서 총기 강도사건이 발생했다. 경북경찰청 과학수사대가 농협 옆 하나로마트 바닥에 족적을 표시한 숫자판이 창 너머로 보인다. 경산=프리랜서 공정식

20일 경북 경산시 자인농협 하남지점에서 총기 강도사건이 발생했다. 경북경찰청 과학수사대가 농협 옆 하나로마트 바닥에 족적을 표시한 숫자판이 창 너머로 보인다. 경산=프리랜서 공정식

 
경찰 신고는 범행 중 한 번, 범행 직후 한 번 이뤄졌다. 창구에 있던 직원 중 한 명이 괴한이 총을 들고 걸어 들어오는 모습을 보고 바로 책상 아래 있는 비상벨을 눌렀다. 비상벨이 울린 것을 보고 출동한 사설 경비업체 직원이 출동하면서 경찰에 신고했다. 하지만 경찰이 도착했을 땐 이미 괴한이 달아난 후였다. 괴한이 떠난 직후에도 금고에 갇힌 여직원이 자신의 휴대전화로 농협 다른 지점 직원에게 이 사실을 알렸고, 연락을 받은 직원이 112에 신고했다. 신고 시각은 낮 12시3분이다. 
 
경찰 조사 결과 괴한의 말투는 다소 어눌했고 "담아" 같은 식으로 단어만 사용했다고 한다. 이에 따라 경찰은 외국인이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경산 자인면 인근에는 경산일반산업단지(진량공단), 영천일반산업단지 등 외국인 근로자들이 많은 공단이 위치해 있다. 금고에 직원들을 가둬둔 채 창구에 있는 돈만 가져간 것도 눈에 띈다. 창구에 있던 돈은 2000만원 정도였지만 금고 안에는 수억원이 들어 있었다. 
20일 오전 경북 경산시 자인면 자인농협 하남지점에서 한 괴한이 총을 들고 직원들을 위협하고 있다. [사진 경산경찰서]

20일 오전 경북 경산시 자인면 자인농협 하남지점에서 한 괴한이 총을 들고 직원들을 위협하고 있다. [사진 경산경찰서]

 
괴한은 돈 가방을 챙겨 은행 앞에 세워둔 자전거를 타고 경산 자인방면으로 달아났다. 경찰 관계자는 "범행 직전인 오전 11시20분쯤부터 사건 현장 주변에 서성거렸다는 목격자의 진술이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괴한이 도로를 피해 농로로 달아난 것으로 보고 주변 폐쇄회로TV(CCTV) 영상을 분석하고 있다. 또 최고 300만원의 보상금을 걸고 수배 전단지를 배포했다.
 
10년 전인 2007년에도 대구에 있는 한 농협에서 이와 비슷한 총기강도 사건이 있었다. 2007년 1월 15일 대구 달성군 옥포농협 신교지점에 총기를 들고 들어온 남성 2명이 440만원을 들고 달아났다. 이들은 천장에 총알 1발씩을 발사하기도 했다. 이들은 나흘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2006년에도 경산 경산농협 옥곡지점에서 30대 남성이 공기총을 들고 들어와 현금 900만원을 빼앗으려다 직원과 시민들에게 제압됐다. 2001년에는 대구 달서구 월암동 기업은행 공단지점에서 복면강도 1명이 엽총을 들고 침입해 1억2600만원을 빼앗아 달아났다. 공소시효가 끝날 때까지 검거하는 데 실패했다. 
 
경산=김정석·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20일 오전 경북 경산시 자인면 자인농협 하남지점에서 한 괴한이 총을 들고 직원들을 위협하고 있다. [사진 경산경찰서]

20일 오전 경북 경산시 자인면 자인농협 하남지점에서 한 괴한이 총을 들고 직원들을 위협하고 있다. [사진 경산경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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