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유승민이 언급한 “북한은 우리 주적이다” 이렇게 변했다

19일 KBS 주최로 열린 대선 토론회에서 누가 우리의 적(敵) 이냐를 놓고 설전이 벌어졌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안보관을 문제로 삼았다. 유 후보는 “북한이 우리 주적입니까?”라며 질문을 던졌다. 문 후보는 이에 “대통령 될 사람이 할 말이 아니다”며 대답했다. 유 후보는 이어 “국방백서에 ‘북한 군은 우리 주적이다’ 이렇게 나오는데”라며 문재인 후보를 몰아세웠다.
 
 
19일 열린 대선 후보자 토론에서 유승민 후보와 문재인 후보가 날선 공방을 벌이고 있다. [사진 KBS]

19일 열린 대선 후보자 토론에서 유승민 후보와 문재인 후보가 날선 공방을 벌이고 있다. [사진 KBS]

 
국방백서는 그 동안 북한 정권 또는 북한 군을 ‘주적’ ‘적’으로 번갈아 표현했다. 지난해 12월 발간된『2016 국방백서』를 보면 ‘북한 정권과 북한 군은 우리의 적’이라고 표현하면서 ‘적’이란 단어를 사용했다. 북한의 주민과 정권세력을 구분해 대응한다는 정부의 개념이 반영된 것이다.
 
‘주적’이라는 표현은 과거에 사용했다. 90년대 고조된 남북한 갈등의 결과로 쓰여졌다. 북한이 핵무기 개발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던 시기였다. 1994년 3월 남북실무대표회담에 나온 박영수 단장(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 부국장)의 발언이 화근이었다. 그는 회담장에서 “서울을 불바다로 만들 수 있다”고 말해 위협을 고조시켰다.
 
 
 
 
같은 해 4월 김일성은 워싱턴 타임즈 기자단과의 접견에서 ‘서울 불바다’ 와 관련해 “전쟁열이 올라 분별없이 덤벼드는 사람들을 진정시키려고 한 것”이라며 한국에 책임을 돌렸다. 그는 이어 “개별적 일군의 발언이며 그에 대하여 신경을 쓸 필요는 없다”며 북한 당국의 책임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박 단장의 개인적 발언이라며 그 의미를 축소해 수습에 나섰다.
 
 
1995년 10월 발간된 국방백서에서 북한을 주적으로 표현했다. [사진 국방백서]

1995년 10월 발간된 국방백서에서 북한을 주적으로 표현했다. [사진 국방백서]

 
그러나 서울 불바다 발언의 여파는 컸다. 이듬해 국방백서에 ‘주적’이라는 표현이 들어갔다. 95년 10월에 발간된 국방백서는 ‘북한을 주적으로 상정하면서…’라고 기술했다. 94년 3월 이전에는 국방목표를 설명하면서 ‘적의 무력침공으로부터 국가를 보위하고’라고 표현했다. 북한을 특정하지 않고 한반도 내외의 모든 위협을 포괄적으로 설명했다.
 
 
2000년 12월 나온 국방백서에서도 주적 표현을 사용했다. [사진 국방백서]

2000년 12월 나온 국방백서에서도 주적 표현을 사용했다. [사진 국방백서]

 
노무현 정부 들어 ‘주적’이라는 표현은 2005년에 나온 국방 백서에서 삭제됐다. 남북한의 긴장관계가 완화되자 나타난 변화였지만 다른 이유도 있었다. 당시 개정에 관여했던 당국자는 “국방목표에 특정한 세력을 주요한 위협으로 단정적으로 말하면 안보에 차질이 생긴다”며 “우리 군이 어떠한 전략을 갖고 위협에 대비하는지 노출된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정상적인 표현으로 돌아갔다”며 “대만도 중국을 ‘적’이라고만 표현한다”고 설명했다.
 
세 번째 변화는 2010년에 생겼다. 천안함이 폭침당하고 연평도에 포탄이 떨어져 군과 주민의 피해가 발생했다. 일부에서 다시 ‘주적’이라는 표현을 표기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지만 같은 해 12월 출간된 국방백서는 ‘주적’ 대신에 ‘적’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지금까지 이어가고 있다. 당국자는 “그때까지 ‘적’이란 표현은『국가안보전략지침서』에서만 쓰던 말이었다”며 “잠재적인 위협을 고려하면서 북한의 위협을 강조하려는 의도였다”고 설명했다.
 
박용한 통일문화연구소 연구위원 park.yonghan@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