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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와 나] “내 한표로 바뀔까, 의심을 버려요”

내 인생에서 가장 무더웠던 날은 초등학교 6학년 어느 하루였다. 반장 선거 때 공약으로 진땀을 뽑았기 때문이다. 나는 반장이 되긴 했지만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학교 수영장 건설’을 내세웠기 때문이다.
 
날이 더워지면서 “약속을 지켜라”는 친구들의 목소리가 커져만 갔다. 그러나 치기 어린 내 건의를 학교가 들어줄 리 만무했다. 결국 ‘허풍 반장’ 취급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겨울이 오고 졸업할 때까지 ‘폭염’ 속에 살았던 기억이 난다.얼마 전 내 또래 젊은 층의 목소리를 담는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촬영 내내 나와는 다른 길을 걷는 그 친구들의 고민을 들으며 마음이 무거웠다.
 
얼마 전 내 또래 젊은 층의 목소리를 담는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촬영 내내 나와는 다른 길을 걷는 그 친구들의 고민을 들으며 마음이 무거웠다.
 
특히 그들에게 취업은 마치 오르지 못할 거대한 성벽과도 같았다. ‘오스트랄로스펙쿠스(스펙만 따지는 인류)’ ‘부장 인턴(부장급 나이까지 인턴만)’ 같은 신조어에선 취업 준비 중인 친구들의 아픔이 생생하게 느껴졌다. “아르바이트로 최저시급 6470원을 벌어 봤자 등록금이 훨씬 더 빨리 치솟는다”며 한숨짓던 여학생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생생하다.
 
그동안 선거 때마다 “청년실업을 해결하겠다” “대학 등록금 절반을 깎아 주겠다” “최저임금을 현실적으로 올려 주겠다” 같은 공약을 들었던 것 같다. 하지만 선거를 치를수록 내 또래의 걱정과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지켜지지 않는 약속이 만들어 낸 균열이 점점 더 크게 친구들의 현실을 어둡게 한다고 해야 할까. 초등학교 6학년 때의 ‘흑역사’가 떠오르면서 등줄기에 땀이 흐르는 느낌이 든다.
 
나는 투표장으로 향하기 전까지 ‘청년실업 정책’을 꼼꼼하게 따져 보기로 했다. 그래야 친구들의 노력에 마중물을 부어 줄 대통령을 뽑을 수 있다고 믿어서다.
 
또래 친구들도 함께하길 바란다. 버리자, ‘내가 투표한다고 뭐가 바뀌겠어’라는 의심부터. 
 
 
가수 산들(B1A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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