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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셋 코리아] 대통령이 공천도 법원 인사도 개입 못하게 법 바꿔야

김선택 교수

김선택 교수

지난 3월 10일 헌법재판소는 헌법 수호의 관점에서 용납될 수 없는 중대한 법 위반을 했다는 이유로 대통령을 파면하는 역사적인 결정을 선고했다. 법은 만인에게 평등하며 국가원수도 예외일 수 없다는 법치국가 제1의 원리를 확인한 결정이었다.
 

대통령 헌법 준수하게 통제하려면
국회·사법기관·언론 제역할 해야

1987년 민주화 이후 여섯 차례나 대통령을 교체해 오면서도 제왕적 대통령과 정경유착의 폐습이 계속되었다. 이번 결정은 주권자인 국민의 요구와 국민 대표기관인 국회의 소추, 최고 사법기관인 헌법재판소의 심판으로 완성된 한국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의 위대한 승리였다. 향후 어떠한 집권자도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라는 한국 헌법의 기본 원칙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을 것이며, 정치 권력과 시장 권력은 제자리를 찾아가게 될 것이다.
 
이 시점에서 돌아봐야 할 것은 현직 대통령이 사인의 국정 개입을 허용하고 동시에 사익 추구를 광범위하게 도와주었음에도 이러한 사실이 어떻게 철저하게 은폐될 수 있었고 또 그 누구의 견제도 받지 않았을 수 있었는지 하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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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치국가인 한국에서는 모든 국가기관이 헌법과 법률에 따라 설치·운영되고, 상호 간에 견제와 균형이 가능하도록 구성된다. 이번 탄핵 결정은 대통령의 헌법 준수 의무 위반에 대한 가장 강력한 제재이기도 하지만 역설적으로 대통령이 헌법을 준수하도록 통제하는 데 실패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대통령이 헌법과 법률이 정한 궤도를 이탈하지 않도록 예방할 제도적·비제도적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일부에서는 미국의 경우처럼 백악관 법률고문(White House Counsel)이나 연방 법무부 산하의 법무실(Office of Legal Counsel)을 두는 방안을 제안한다. 그러나 이러한 제도는 대통령 휘하의 기구로서 대통령의 정책적 의지를 법률적으로 뒷받침하는 데 주안점이 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 때 테러 용의자로 장기 구금 중인 무슬림들에 대한 고문을 정당화하는 의견을 내어 심하게 비판을 받은 적이 있을 정도로,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기 어려운 한계가 있다. 사정은 우리나라도 비슷하다. 청와대 민정수석 아래 법무비서관실이 있고, 법무부에도 법무심의관실이 있으며, 법제처도 정부에 법률적 의견을 낼 수 있다. 이들이 그동안 엄격하고 공정한 법률적 판단하에 대통령의 의사에 반하는 의견을 낸 적은 거의 없었다. 다만 공무원들에게 위로부터 내려오는 위법·부당한 명령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수 있도록 광범하게 제도화하면 효과가 있을 것이다.
 
 
대통령이 헌법을 준수하도록 통제하는 방법은 대통령과 수평적 권력 분립으로 맞설 수 있는 국회와 대법원·헌법재판소가 제 역할을 하는 것이 첫 번째다. 그러자면 대통령이 국회의원 공천이나 사법기관의 인적 구성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게 헌법과 법률이 바뀌어야 한다.
 
다음으로 자유로운 언론과 사법권의 독립이 철저히 보장되어야 한다. 대통령의 모든 국정행위가 투명하게 공개되어야 하고, 언론에 의한 자유로운 감시와 사법기관의 법적 견제가 작동해야 한다. 최근 미국의 지방법원 연방판사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위헌적인 행정명령을 무력화시키고 있는 것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건강한 시민사회야말로 마지막 보루다. 일반 시민들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 집회와 시위의 자유, 지식인들과 문화예술인들의 연대활동이 자유민주주의를 지켜낼 수 있다는 것을 한국의 촛불집회가 증명했다고 지금 전 세계가 소리 높여 증언하고 있다. 
 
김선택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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