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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대선 현장을 가다 1信/마크롱 vs 르펜 '팽팽' …"내가 변화의 적임자"

 
마린 르펜 유세장에서 프랑스 국기를 흔들고 있는 지지자들. 유럽연합 깃발은 찾아볼 수 없다. 파리=김성탁 특파원

마린 르펜 유세장에서 프랑스 국기를 흔들고 있는 지지자들. 유럽연합 깃발은 찾아볼 수 없다. 파리=김성탁 특파원

“모두 마크롱과 함께, 모두 마크롱과 함께.”
 
17일(현지시간) 오후 2시 프랑스 파리 동부 베르시 지구의 아코르호텔 아레나 인근 도로에서는 20~30대 젊은이 10여 명이 두 팔을 치켜들고 함성을 질렀다. 이날 오후 3시부터 이곳에서 열리는 에마뉘엘 마크롱(39) 대선 후보의 파리 유세를 보러온 이들이다. 행사 시작 한 시간 전이지만 행사장 인근은 주택가 도로까지 뱀 꼬리처럼 줄을 선 유권자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2만여 명이 들어찬 행사장 내부는 대선 유세장이 아니라 클럽을 연상케 했다. '마크롱 대통령'이란 문구가 적힌 노랑ㆍ파랑ㆍ분홍색 티셔츠를 입은 지지자들은 장내에서 울려 퍼지는 신나는 음악에 맞춰 프랑스 국기를 흔들거나 자리에서 일어나 춤을 췄다. 유세장에선 국기와 함께 유럽연합(EU) 깃발을 함께 흔드는 이들이 많았다. 이번 대선에서 후보들 간 쟁점 중 하나인 EU 탈퇴 문제와 관련해 마크롱과 지지자들은 친(親) EU파이기 때문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후보의 유세장에선 지지자들이 프랑스 국기와 유럽연합 깃발을 함께 흔들었다. 파리=김성탁 특파원

에마뉘엘 마크롱 후보의 유세장에선 지지자들이 프랑스 국기와 유럽연합 깃발을 함께 흔들었다. 파리=김성탁 특파원

이날 행사는 마크롱이 만든 신생 정당인 ‘앙 마르슈’(전진)가 마련했는데, 이 정당은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정치 운동을 표방하고 있다. 행사장 입구에서 만난 70대 남성은 “앙 마르슈는 프랑스 선거에서 역사적인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시민들이 직접 나서는 국민운동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파리 유세 중 이날 가장 많은 인파를 끌어모은 마크롱은 연단에 올라 “새로운 정치 세대”를 강조했다. “사회당과 공화당의 양대 좌우 정당이 이끌어온 프랑스 정치는 자기 만족과 공허함으로 채워져 있다”고 외치면서 실용적 중도를 내건 정치적 세대교체를 역설했다.  
마크롱 유세장에서 흑인 지지자가 춤추는 모습. 파리=김성탁 특파원

마크롱 유세장에서 흑인 지지자가 춤추는 모습. 파리=김성탁 특파원

이날 행사에서 ‘마크롱 세대’는 전면에 나섰다. 대선 이후 6월에 실시될 총선에 나설 후보들은 영상을 통해 자신의 포부를 밝혔다. 모두 변호사, 교사, 은행원, 소프트웨어 기술자 등 정치권에 발을 담그지 않았던 이들이다.  
 
지난해 미국 대선과 마찬가지로 기득권을 가진 기성 정치권에 대한 비판은 프랑스에서도 거세다. 유세장을 찾은 막심 투시에(26)는 “마크롱은 젊고, 배경이 기존 정치권이 아니다. 직접 은행에서 일을 했던 직장인 출신이라 뭔가를 해낼 것 같다”고 말했다. 또 “EU에서 탈퇴하면 고립될 것”이라며 “이민도 나쁘다고만 할 수 없는 게 3D 업종에 종사할 사람도 필요하기 때문에 이민 규모를 조정하는 게 낫다”고 덧붙였다. 
 
르펜 유세장 모습. 파리=김성탁 특파원

르펜 유세장 모습. 파리=김성탁 특파원

오후 7시 파리 동북부 외곽 제니트 공연장에서 열린 극우정당 국민전선(FN) 소속 마린 르펜의 유세장 분위기는 전혀 달랐다. 오후 8시 시작되는 유세를 앞두고 르펜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경찰과 충돌했다. 테러 우려 등으로 행사장 100여m 전부터 무장 경찰관들이 진을 쳤고 행사장 입장 때는 소지품과 몸 수색 등이 철저히 실시됐다. 
르펜의 유세장에는 백인이 대다수였고 흑인 등 소수인종은 거의 찾을 수 없었다. FN은 프랑스의 높은 실업률과 경제난 등이 과도한 이민과 유럽의 다른 국가 기업들이 프랑스에서 세금을 내지 않고 일하기 때문이라며 EU 탈퇴 국민투표 실시를 공약했다. 
 
연단에 선 르펜은 5000여 명의 지지자들에게 “이번 선거는 애국주의와 야만적인 세계화 사이의 선택”이라며 “우리에게 프랑스를 돌려달라”고 외쳤다. “다시 부흥하는 프랑스와 쇠퇴하는 프랑스 사이의 선택”이라고도 했다.
르펜의 연설 도중 국제 여성인권 단체인 ‘페멘’(FEMEN) 소속으로 추정되는 여성이 꽃을 들고 단상으로 올라가 상의를 벗으려다 경호원들에게 끌려나갔다. 우크라이나 출신 여성들이 결성한 단체인 페멘은 상의 탈의로 저항을 표현한다.  
르펜 유세장 주변에서 경찰관들이 경계 근무를 서는 모습. 파리=김성탁 특파원

르펜 유세장 주변에서 경찰관들이 경계 근무를 서는 모습. 파리=김성탁 특파원

 
르펜 지지자들은 경제를 중시하면서도 이민 문제에 큰 비중을 두는 경향을 보였다. 건강보조식품 회사를 운영하는 에드와르 레(29)는 “프랑스에는 ‘자기 자식도 먹여살리지 못하는데 어떻게 이웃을 먹여살리느냐’는 속담이 있다”며 “유로존은 독일만 좋은 일 시키는 것이니 르펜 주장처럼 EU를 탈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유럽에서 온 이민자와 달리 지금 아프리카에서 오는 이민자는 끝이 없다. 그들이 동화되지 않으니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여론조사기관 엘라브와 BFMTV가 공동으로 17일 발표한 조사 결과 마크롱이 24%, 르펜이 23%를 기록했다. 두 후보는 이전 조사에 비해 약간 상승했다. 공화당 프랑수아 피용이 19.5%, 극좌 장뤼크 멜랑숑은 18%로 나타났다.
 
다비드 수칸 프랑스 방송 유럽1 기자는 “1965년 이후 프랑스 대선 사상 1차 투표에서 4명의 후보가 박빙을 보이는 것은 처음”이라며 “23일 1차 투표에서 결선에 진출할 2명이 누가 될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고 르펜이 2차에서 패배할 지도 미지수“라고 말했다.  
파리=김성탁 특파원 sunty@joongang.co.kr
파리 동부 19구지역 카페에서 주민과 대선 관련 인터뷰를 하고 있는 김성탁 특파원(왼쪽).

파리 동부 19구지역 카페에서 주민과 대선 관련 인터뷰를 하고 있는 김성탁 특파원(왼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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