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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사법행정권 남용 있었다"

법원행정처 고위 간부가 일부 판사들의 학술 활동에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조사한 대법원 진상조사위원회(위원장 이인복 전 대법관·사법연수원 석좌교수)가 “사법행정권의 남용이 일부 있었다”는 조사 결과를 18일 발표했다.

 조사위는 이날 오후 법원 내부 전산망인 ‘코트넷’에 A4 용지 54쪽 분량의 조사보고서를 공개했다. 조사위는 보고서에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과 양승태 대법원장 등 30 여명의 판사들을 서면·대면 조사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진상조사의 핵심 쟁점은 법원 내 최대 학술모임인 국제인권법연구회 안의 소모임(인권보장을 위한 사법제도 소모임·인사모)의 활동에 법원행정처가 압력을 행사했는지 여부였다. 인사모는 지난 3월 대법원장 임명 절차의 문제점 등 사법개혁과 관련한 판사 설문조사 등을 발표하는 학술대회를 열었다. 이를 앞두고 법원행정처 고위 간부들이 발표 내용의 수위를 조절하려는 시도를 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또 지난 2월 판사들에게 ‘1법관 1연구회 가입’이라는 법원 내규에 따르도록 ‘연구회 중복 가입 제한’ 조치를 공지한 것이 압박의 일환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조사위는 의혹의 일부는 사실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법원행정처는 임 전 차장 주재로 대책회의를 열어 인권법연구회 회장을 지낸 이모 양형위원회 상임위원을 통해 연구회 운영진에게 우려를 전했다. “학술대회의 발표가 개헌 논의와 맞물려 정치적으로 오해를 살 수 있다”거나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등의 발언이 확인됐다.

 조사위는 “행정처가 우려를 전달하거나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 할 방안을 모색해달라고 요청하거나 권고할 수는 있지만, 일방적인 통제나 불이익의 고지와 같은 수단을 동원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중복 가입 제한 조치에 대해서도 “실장회의에서 논의된 대책 문건의 내용과 동일한 성격의 조치가 학술대회 개최를 앞두고 전격적으로 이루어져 부당한 견제라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 행정처의 부당한 사법행정권 남용이다”고 지적했다.

 조사위는 그러나 연구회 기획팀장인 이모(39) 판사를 법원행정처 기획심의관으로 발령 내 연구회 활동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려 했다는 의혹과 ‘판사 블랙리스트’ 의혹은 사실 무근이라고 결론냈다. 또 임종헌 전 차장이 이 판사에 대한 제재로 인사 발령을 했다는 의혹은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이인복 위원장은 이날 조사보고서와 별도로 ‘전국의 법관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이란 글을 통해 “이번 사태를 계기로 대법원과 행정처는 현재의 사법행정권이 법관의 독립을 수호하기 위해 무엇을 자제하고 무엇을 염려하며 무엇을 확보해야 하는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제도 개선의 지향점과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길용·송승환 기자 yu.gil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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