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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교육공약, 상당수 현실과 동떨어지거나 재원 방안 불확실

각 당 대선후보 5명의 포스터 [중앙포토]

각 당 대선후보 5명의 포스터 [중앙포토]

 주요 대선 후보 5명이 내세운 교육공약의 상당수가 정책으로 당장 실행하기에는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약 대부분이 교육 현실과 동떨어져 있거나 재원마련 방안이 구체화 되지 않는 등 실현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타당·현실·참신성 3개 항목별로 ★ 0~5개 평가
전체 29개 교육공약 중 ★★★ 이상 공약은 11개뿐

유승민(4개), 문재인(3개), 안철수·심상정(2개) 순

후보별 좋은 평가받은 항목은 제각각
'자유학년제 확대'(유승민), '고교학점제 도입'(문재인)
'한국형 입학사정관제'(안철수), '책임학년제'(심상정)


  중앙일보는 주요 대선 후보 5명으로부터 교육 공약과 주요 현안에 대한 정책적 입장을 각각 6개(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5개 제출)씩 받았다. 이렇게 모인 총 29개의 정책을 놓고 교수·교사, 시민단체 대표 등으로 이뤄진 8명의 전문가들이 타당성, 현실성, 참신성 등 3개 영역별로 평가했다.
 
  각 공약에 대해 영역별로 점수를 매겨 최상·최하점을 제외한 6명의 점수를 평균해 최종 점수를 구하는 방식(별 0개부터 5개)이다. 조사 결과 29개 공약·정책 중 별 3개 이상을 받아 '나름 의미가 있다'고 판단되는 공약은 11개뿐이었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가 4개로 가장 많았고,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3개, 안철수(국민의당)·심상정(정의당) 후보가 각각 2개였다.
  유 후보의 경우 ‘자유학년제 확대’와 ‘외고·자사고 폐지 및 일반고 교육과정 편성권 확대’ 등 4개 공약이 별 3개 이상의 평가를 받았다. 배영찬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부총장은 “교육 현실의 문제점을 논리적으로 잘 파악하고 현실적으로 실천 가능한 대안을 제시한 점이 돋보였다”고 말했다.  


  특히 입시·고교유형 등을 법제화해서 정부 입맛에 따른 지나친 변경을 막겠다는 공약에 대해서는 “과도한 교육정책의 변화로 국민이 느끼는 피로를 잘 파고든 정책”(안상진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연구소장)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문 후보의 ‘고교학점제 도입’은 타당성 측면에서 29개 항목 중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안상진 소장은 “적성과 소질을 살리지 못하는 국·영·수 중심 수업을 개선할 수 있는 획기적인 정책”이라며 “다만 합리적인 평가방식 도입과 학교 공간 배치 등 구체적인 실행 계획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안 후보의 ‘수능 자격고사화 및 한국형 입학사정관제 도입’은 장기적 관점에서 대입 제도에 대한 '철학'을 잘 수립했다는 평가를 얻었다. 배상훈 성균관대 교수는 “즉각적인 정책의 변화가 아니라 긴 안목에서 중장기적인 거버넌스를 구축하겠다는 점이 돋보인다”고 했다.  
  심 후보의 경우 책임학년제 공약이 타당성과 현실성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심 후보의 공약은 학령인구 감소를 감안해 초등학교와 중학교의 특정 학년을 한반 20명 이내로 운영하자는 내용이다. 해당 학년에선 암기식 수업 대신 토론 수업, 거꾸로 교실 등을 적극 운영한다.  
  송기창 숙명여대 교수는 "학급당 인원 수 감축과 수업 방식 개선은 절대적으로 필요한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교원 양성과 재교육, 재원 확보 등에 보다 치밀한 계획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상위 11개 공약·정책에 들진 못했으나 홍 후보의 '저소득층 학자금 대출 무이자(취업 후 일정 소득에 도달할 때까지)' 공약은 타당성 면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다. 배영찬 부총장은 "요즘 대학생들이 처한 어려운 문제점을 잘 보완했다"고 말했다. 
 
 이번 교육 공약·정책 평가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각 후보들의 공약이 전반적으로 기대에 미흡한 수준" 이라고 입을 모았다. 별 3개 이상의 점수를 받은 11개 공약·정책도 100점 만점으로 환산하면 60점대에 그친다. 배 교수는 “교육 문제 전반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와 균형 잡힌 대안 제시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갑작스런 대선 일정으로 각 캠프가 교육 공약을 제대로 준비할 여력이 부족했던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특히 정부의 예산 투입이 뒷받침 돼야할 공약의 경우 구체적인 재원 확보와 실행 방안이 명확하지 않다. 문 후보는 발전 가능성 높은 사립대에 정부 재정을 투입하고 공공성을 강화하겠다는 ‘사립대 공영화’를 공약했다. 이에 대해 강병구 한국교총 연구지원본부장은 “학교 경영을 놓고 사립대 재단과의 갈등을 빚을 가능성이 클 뿐 만아니라, 사립대에 투입할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 지에 대한 대책이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최근 논란이 된 안 후보의 ‘대형 단설유치원 설립 제한’ 입장에 대해 안상진 소장은 “국공립 유치원을 늘리자는 취지엔 동의하지만 병설은 늘리고 단설만 제한한다는 의견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공립 유치원에 대한 학부모의 수요가 높은 상황에서 타당성과 현실성이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대선 후보들이 과거의 정책을 재탕하는 등 교육현장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홍 후보는 11월에 한 번 치르는 수능을 연 2회 실시해 최고점을 반영하자는 공약을 밝혔다. 홍 후보는 2007년 한나라당 경선에서도 동일한 주장을 폈다. 
 
 주석훈 미림여고 교장은 “수능 2회 실시는 수능이 도입되던 1994학년도 대입에서 정부가 시도했다가 실패로 끝났다"며 "이처럼 타당성 떨어지는 정책을 다시 내놓는 것은 교육 현장, 입시 제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윤석만 기자 sam@joongang.co.kr
 
※교육 공약 평가단=강병구(한국교총 연구지원본부장)·김진우(좋은교사운동 대표)·배상훈(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배영찬(DGIST 부총장)·송기창(숙명여대 교육학과 교수)·안상진(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연구소장)·정제영(이화여대 교육학과 교수)·주석훈(미림여고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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