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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리포트] 문재인을 보는 대구·대전·수원의 시선…유세현장서 만난 사람들

19대 대통령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 날,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유세현장을 따라가봤다. 야권의 불모지로 불리는 대구에서 조촐한 규모로 시작한 유세는 대전-수원-서울로 오면서 점차 커졌다. 현장에 모인 지지자는 300여명(대구)에서 1만여명(광화문)으로 서울에 가까워질수록 늘었고, 지지유세에 나선 의원들과 응원단도 수도권으로 올수록 규모가 커졌다.
 

문재인 첫날 유세현장에서 만난 사람들
대구서는 "문재인 찍는단 소리 입밖에 못 내"
대전서는 "하는 거 보고 결정하겠다"
수원서는 "문재인이 준비된 대통령 아닌가"

시민들의 목소리도 달랐다. "대구에서 문재인 지지하는 건 입밖으로 내면 안 되는 일"(대구), "대전은 하는 것 보고 문재인에게 표를 줄 지 말지 결정할 것"(대전) "문재인이 제일 낫다"(수원)로 수도권에 가까워질수록 지지자들의 목소리에 점차 힘이 실렸다. 


# 대구 2.28 민주의거 기념탑
 
문재인 후보가 17일 2.28 민주의거 기념탑을 방문했다. 채윤경 기자

문재인 후보가 17일 2.28 민주의거 기념탑을 방문했다. 채윤경 기자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17일 오전 9시, 대구 두륜동 2.28 민주의거 기념탑. 문재인 후보가 유세 첫 일정으로 이곳을 찾는다는 소식을 듣고 시민들이 몰려들었다. 야권의 불모지라는 말이 실감날 정도로 단출한 숫자였다.  
 
문 후보를 보기위해 현장에 온 지지자는 100여명 남짓. 다들 우산을 받쳐들고 문 후보를 기다렸다. 사전 유세에 나선 김부겸 의원이 "정의에 대한 목마름, 불의에 대한 분노를 폭발시켜 이번엔 반드시 문재인 대통령을 당선시키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장에서 만난 안월미(56)씨는 "너무 화가나서 생전 처음으로 정치인 지지카페에도 가입하고 여기 문재인씨를 보러 나왔다"고 했다. 그가 화난건 가짜뉴스 때문이다. 안씨는 “50~60대 사이에선 아직도 카톡으로 ‘문재인이 양산에 아방궁을 지어놨네’ ‘문재인 뽑으면 적화통일 된다’ 이런 얼토당토 않은 내용을 카톡으로 돌리고 있더라”며 “제가 나도 그 카톡좀 보자고 하면 얼른 지우는 사람들이 많다”고 했다.  
 
안씨는 “대구에서 문재인을 지지하는 것을 입밖으로 꺼내는 것은 힘들지만 요즘은 인터넷을 많이 하는 젊은 층 위주로 생각들이 좀 바뀌고 있다“고 했다. 안씨는 "제 옷가게에 젊은 여손님들이 와서 하는얘기가 ‘전엔 정치에 별 관심이 없었고 부모님들이 박근혜 찍으라고해서 찍는데 이번엔 생각 좀 해봐야겠다’고들 한다”고 전했다.
 
# 대구 성서공단 삼보모터스
오전 10시. 문재인 후보는 대구의 자동차 부품업체 삼보모터스에서 일자리 정책 100일 플랜을 발표했다. 지지세가 가장 낮은 곳이지만 노동자들이 많은 곳이라는 점에 비중을 뒀다. 정책발표 현장에는 300여명의 직원이 자리했다. 젊은 직원들 사이에선 새 정권에 대한 기대감과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실망감이 읽혔다.
 
정혜원(27)씨는 “문재인 후보가 보수의 끝판왕이라고 할 수 있는 대구를 첫 정책발표 지역으로 잡았다는 것 자체가 물러서지 않겠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다”고 했다. 정씨는 “박근혜 전 대통령을 뽑지는 않았지만 일이 이렇게 되니까 정말 배신당한 기분”며 “새 대통령은 잘못이 있으면 옳든 그르든 솔직하게 드러냈으면 좋겠다. 실수를 어떻게 처리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손종인(30)씨는 “박근혜 정부에서 대학생이나 대학원생 연구에 대한지원, 일자리 지원, 지역적 지원이 이명박 정부때보다 더 떨어졌다”며 “학교에 있는 취업지원실에도 ‘창조’라는 말만 붙였지 내부에서 하는 지원사업들은 단발성이 강한 것들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손씨는 “대구에도 균형발전이 필요하고, 자동차 부품업체들 같은데서도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며 “새 대통령이 잘해주길 기대한다”고 했다.
 
#대구 경북대
문재인 후보가 17일 경북대학교를 찾아 지지를 호소했다. 채윤경 기자

문재인 후보가 17일 경북대학교를 찾아 지지를 호소했다. 채윤경 기자

오전 11시. 빗줄기가 더 굵어졌다. 열악한 상황에서도 경북대 앞엔 500여명의 지지자가 유세차를 둘러싸고 있었다. 시험기간 중인 학생들이 편의점에서 간단한 도시락을 사먹고 오가기도 했다.
 
문재인 후보의 유세를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본 경북대생 김건우(22)씨는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 사이에 큰 차이를 못 느끼겠다”고 했다. 김씨는 “이번에는 영호남을 가리지 않는 통합적인 대통령이 나왔으면 좋겠는데 지금 주장하는 걸 봐서는 두 후보다 비슷한 것 같다. 선거일까지 계속 고민해볼 것”이라고 했다. 이어 “유승민 후보는 좋은데 안될 것 같아서... 홍준표 후보는 에이 (절레절레)”라며 웃었다.
 
새내기 공대생이라는 이모(20)씨는 “문재인 후보의 공공부문일자리 81만개 창출은 좀 비현실적이지 않느냐”며 “세금으로 만드는 건데 너무 쉽게 말하는 것 같다”고 했다. “우리 중간고사인데 왜 저렇게 시끄럽냐”는 학생도 있었다.
 
#대전 으능정이 문화의 거리
대전의 분위기는 대구보다 뜨거웠다. 수백명의 지지자들이 문 후보의 유세를 보기 위해 몰려들었다. 쏟아지는 빗줄기 속에서도 큰 환호가 계속됐다.
 
유세현장 앞 커피숍에 앉아있던 한상현(30)씨는 "하는 거 봐서 뽑아야죠"라고 했다. 한씨는 "대통령 후보들 얼굴을 본다고 마음이 달라지거나 하진 않는다"며 "지역발전을 입에만 올리지 말고 실제로 일자리를 만들어낼 수 있는 사람을 뽑으려고 한다"고 했다. 문 후보에 대해서는 "나쁘지 않은데 크게 좋지도 않다"고 말했다. 
 
문 후보가 수원으로 이동하기 위해 대전역에서 기차를 기다리는 동안 여기저기서 탑승객들이 몰려들었다. "사진 한 장만 찍어주세요"라며 다가가는 사람들에게 문 후보는 환하게 웃으며 함께 사진을 찍어줬다. 기차 안에서도 사진 요청은 계속됐다. 원고를 보던 문 후보는 지지자들의 요구를 이기지 못하고 촬영에 응했다.
대전에서 수원으로 향하는 기차 안에서 시민과 사진을 찍고 있는 문재인 후보. 채윤경 기자

대전에서 수원으로 향하는 기차 안에서 시민과 사진을 찍고 있는 문재인 후보. 채윤경 기자

 
 
#수원역  
오후 4시. 수원시 팔달구 수원역은 인산인해를 이뤘다. 족히 1000명이 넘는 지지자들이 발디딜틈 없이 몰려들었다. 통행이 차단될 정도로 사람들이 몰렸고 역과 주변의 버스정류장이 마비되기도 했다. 수원역 유세장 앞은 물론 역사 주변의 계단과 차량 뒷편, 건너편에서도 손을 흔드는 지지자들이 보였다. 수도권에 가까워질수록 문 후보를 지지하는 유권자의 수도 늘었다. 주최측은 4000여명이 모였다고 추산했다.
17일 문재인 후보를 보기위해 수원역에 몰려든 시민들. 채윤경 기자

17일 문재인 후보를 보기위해 수원역에 몰려든 시민들. 채윤경 기자

 
“수원의 상징이 뭐지요?”(문재인) “화성~”(지지자들)
“화성을 누가만들었지요?”(문재인) “정조~”(지지자들)
“정조대왕의 애민정신이 가득한 수원에서 제3기 민주정부의 꿈을 말씀드립니다. 정조의 대탕평 정치를 본받아 부패기득권에 반대하는 이들과 국민통합 정부를 만들겠습니다.”(문재인)
 
수원역 유세는 유명 연예인의 팬미팅 현장 같았다. 현장서 만난 김한숙(56)씨는 “문재인 후보는 노무현 대통령처럼 자기 손으로 원고를 직접 쓰신다잖아요. 누가 써준것 읽으면 실수 안하고 배겨?”라며 “정말로 준비된 대통령”이라고 말했다. 강아지를 데리고 나온 안연정(32)씨는 “문재인씨가 개랑 찍은 사진보는데 저까지 행복해지더라고요”라고 말했다.
 
#광화문 광장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7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집중유세를 펼쳤다. 문 후보가 지지자들과 셀카를 찍고 있다. 오종택 기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7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집중유세를 펼쳤다. 문 후보가 지지자들과 셀카를 찍고 있다. 오종택 기자

대구-대전-수원을 거치며 늘어난 인파는 광화문에선 1만명 이상으로 늘었다. 5톤 유세트럭에 대형 스크린이 설치됐고, 서울을 지역구로 둔 국회의원들, 50여명 규모의 ‘슈퍼문 유세단’이 나와 준비된 선거음악에 맞춰 율동을 했다. 화려한 퍼포먼스와 지원유세가 이어졌다. 대구 첫 유세에서 모였던 지지자들의 30배 수준이다.
 
현장에서 50여 명으로 구성된 ‘슈퍼문 유세단’이 준비된 음악에 맞춰 율동을 췄다. 나미의 ‘영원한 친구’, 코요태의 ‘순정’, DJ DOC의 ‘런투유’, 홍진영의 ‘엄지척’ 등의 로고송이 광장에 울렸다. 유세단에는 안희정씨의 아들 안정균씨도 있었다.
 
현장에서 만난 지지자 이정현(32)씨는 “아무래도 여러모로 보니 문재인 후보가 제일 나은 것 같다”고 했다. 함께 현장에 따라온 박수연(35)씨는 “아직 잘 모르겠다. 워킹맘이나 청년, 노인대책 뿐 아니라 싱글들을 위한 정책을 내놓는 사람이 없는지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날 문 후보는 640km를 이동했다.  
 
대구ㆍ대전ㆍ수원=채윤경 기자 pch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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