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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과 트럼프, 치킨게임으로 치닫는 속내는…그 결말은?

북한과 미국이 치킨게임으로 치닫고 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미국의 경고에도 불구, 지난 16일 함경남도 신포에서 미사일을 시험발사했다. 이튿날 김인룡 유엔주재 북한 차석대사는 “미국의 어떠한 전쟁 모드에도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 핵 전쟁도 불사하겠다”고 위협했다. 이에 맞서 미국은 “레드라인(red lineㆍ한계선)은 없다. 필요할 때 군사적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경고하고 있다.    
17일 유엔본부에서 기자회견중인 김인룡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차석대사. 뉴욕=안정규 JTBC 기자

17일 유엔본부에서 기자회견중인 김인룡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차석대사. 뉴욕=안정규 JTBC 기자

현 상황을 액면가대로 보면 자칫 북ㆍ미가 군사적 충돌로 치닫고 있는 것처럼 비춰진다. 실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자신이 천명했듯 이전 정부와는 다른 대북 정책을 보여주고 있다. 전임 오바마 정부의 ‘전략적 인내(strategic patience)’를 이미 폐기하고 선제적 조치에 나선 분위기다. 김정은도 이런 트럼프의 대북정책 기조에 역시 강공으로 맞서고 있다. 이런 두 사람의 힘겨루기는 한반도 긴장고조로 이어지고, 이 때문에 무력 충돌이 우려되는 상황이 조성되고 있다.  

북ㆍ미 전략 닮은 듯 다른 듯
긴장고조로 상대 압박은 공통점
미 “긴장 고조 통해 힘으로 긴장 완화”
북 “대립 격화시켜 반대급부 요구”

 
그렇다면 두 사람이 긴장고조를 통한 얻으려는 궁극적인 이익은 무엇일까? 당연히 전쟁은 아닐 것이다. 왕이(王毅 ) 중국 외교부장이 지난 15일(김일성 생일)에 경고한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하면 모두 패배자가 될 것”이란 말에 공감하고 있을 것이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오른쪽)과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왼쪽)이 17일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오른쪽)과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왼쪽)이 17일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사실 현재 김정은과 트럼프가 보여주고 있는 외교전략은 상당한 유사점을 갖고 있다. 일단 긴장고조를 전제로 깔고 있다는 측면에서 그렇다. 그러나 궁극적 목표는 전혀 다르다.  
 
이와 관련 지난달 19일 미 워싱턴 포스트(WP)의 칼럼니스트 조시 로긴은 트럼프의 외교정책을 이렇게 요약했다. ‘Escalate to de-escalate’. ‘긴장 고조를 통해 긴장 완화를 추구하겠다’는 정도로 번역될 것이다. 역설적으로 들릴 수도 있는 말이다. 하지만 역학관계에서 단연 우위에 있는 트럼프로서는 과거 정권과의 차별성을 부각시키면서 북한을 억지(deterrence)할 수 있다고 계산한 것이다. 결국 힘의 우위를 앞세워 북한을 누르겠다는 전략이다.
 
그렇다면, 김정은의 대미정책은 어떨까? WP의 문구를 그대로 차용한다면 ‘Escalate to dialogue(대화)’ 쯤 되지 않을까? 이는 1993년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 이후 조성된 핵위기 상황에서 보여준 정형화된 패턴이다.
최고의 긴장에서 대화로 이어진 케이스는 최근에도 찾아볼 수 있다. 2015년 8월 북한의 목함 지뢰 도발사건으로 인한 갈등으로 전쟁까지 불사하겠다던 북한은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 최용해 당비서를 그해 9월 판문점으로 보내 남한과 전격적으로 고위급 남북회담을 했다.    
지난 15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대규모 열병식에 등장한 북한 특수작전군 [사진 노동신문]

지난 15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대규모 열병식에 등장한 북한 특수작전군 [사진 노동신문]

 
북한의 의도대로 현 긴장상황이 대화나 협상으로 이어질 경우 김정은은 핵보유국 지위 인정, 불가침 조약, 평화협정 아니면 적어도 체제 보장과 경제적 지원 등을 요구할 것이다. 그의 관심사 중에서 어느 정도 충족되는 제안이 있다면 그는 양자, 다자회담 등 형식을 가리지 않을 수도 있다. 이처럼 긴장 고조라는 출발점은 같지만 지향점은 큰 차이가 있다. 현재 북ㆍ중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이유다. 긴장상황을 어느 방향으로 틀어가느냐를 놓고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북ㆍ미 간 상황을 복싱게임으로 따지만 막강한 힘과 기술을 가진 미국과 치명적인 카운터 펀치를 벼르는 북한 간 대결로 비유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전자가 승리하는 경우가 많지만, 때론 실제 경기에서 예기치 않는 상황도 종종 벌어진다. 이번 게임의 승자를 단언하기 어려운 이유다. 게다가 이번 게임에선 심판(중재자)이랄 수 있는 중국의 역할에 따라 경기 흐름이 크게 달라지는 변수도 있다.        
최익재 기자 ij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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