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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술남녀' 사망한 PD 동생 이한솔씨가 남긴 글

[사진 이한솔씨 페이스북]

[사진 이한솔씨 페이스북]



tvN 드라마 '혼술남녀' 조연출로 일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 이한빛 PD의 동생 이한솔씨의 글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확산하며 이목을 끌고 있다.
 
이한솔씨는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즐거움의 끝이 없는 드라마를 만들겠다는 대기업 씨제이(CJ), 그들이 사원의 죽음을 대하는 방식에 관하여"라고 말문을 열며 고 이한빛 PD의 사망과 관련한 글을 게재했다.
 
이씨는 이 글에서 "형이 현장에서 모욕과 과도한 노동에 시달리고 인사 불이익을 당했다"며 "마지막까지 치열하게 살고 싶었던 그가 드라마 현장이 본연의 목적처럼 사람에게 따뜻하길 바라며 스스로 세상을 떠났다"고 했다.
 
고 이한빛 PD는 지난해 10월 혼술남녀 종방연 이튿날 숨진 채 발견됐다. 이씨에 따르면 혼술남녀 제작팀은 작품의 완성도가 낮다는 이유로 첫 방송 직전 계약직 다수를 정리해고 했고, 그 업무를 모두 일임한 형이 계속된 밤샘 촬영에 쉬는 날도 없이 출근했다는 것.
 
[사진 이한솔씨 페이스북]

[사진 이한솔씨 페이스북]

 
이 과정에서 고인이 과도한 업무 속에 지각하면 "이 바닥에 발 못 이게 할 것이다" 등의 위협을 일삼고, 버스 이동 시 짐을 혼자만 옮기게 하는 등의 노골적인 갈굼 행위도 자행했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씨제이라는 기업의 죽음을 대하는 태도가 부모님의 가슴에 대못을 두 번이나 박았다"며 "형의 생사가 확인되기 직전, 회사 선임은 부모님을 찾아와 형의 근무가 얼마나 불성실했는지를 무려 한 시간에 걸쳐 주장했다"고 했다.
 
그는 "기업 입장에서 뜻하지 않은 사고의 책임을 지고 싶지 않았겠지요"라면서도 "생사가 불투명한 그 순간, 사원을 같이 살리려는 의지 하나 보이지 않고, 오직 책임 회피에 대한 목적으로 극도의 불안감에 놓인 부모님께 비난으로만 일관하는 것이 이 사회의 상식일까요?"라고 되물었다.
 
그는 "형이 남긴 녹음파일, 카톡 대화 내용에는 수시로 가해지는 욕과 비난이 가득했다"고 했다. 이씨는 고인의 죽음 두 달이 지나 씨제이이앤엠으로부터 서면 조사 결과를 받았지만, "학대나 모욕행위는 없었던 것으로 확인 됨"이라고 적혀 있었으며 고인의 '근태불량'을 주장했다고 전했다.  
 
이어 "회사와 협조를 통한 진상조사가 불가능해지자 발품을 팔아 드라마를 찍는데 참여했던 개개인을 찾아다녔다"며 "천만 다행히도, 기업과는 다르게 몇몇 사람들은 죽음을 위로하고자 증언에 참여해주었다. 계약직의 손쉬운 해고와 드라마 현장 스텝들의 장시간 노동 등 구조적인 문제는 두 말할 나위가 없었다"고 했다.
 
이씨는 "한류 열풍은 전세계를 휩쓸고 있고, 수출액에서 드라마는 80%가 넘는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면서도 "찬란한 영광 속에, 다수의 비정규직 그리고 정규직을 향한 착취가 용인되며 수익구조를 유지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가장 약하고 말단인 사람들의 희생과 상처가 당연하게 여겨지는 대한민국의 자화상을 형의 죽음이 낱낱이 드러냈다"며 "그렇기에 이제는 더더욱 진실을 찾고, 부조리한 구조가 나아질 수 있도록 지치지 않고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씨의 글은 18일 오후 12시 기준 공감 1570여건, 공유수 565건을 기록했다. 청년유니온, 민주사회를위한 변호사모임 등 17개 시민사회단체로 꾸려진 '혼술남녀 신입 조연출 사망사건 대책위원회'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씨제이이앤엠에 대한 회사측의 책임 인정 및 공개사과, 공개적인 진상규명 및 관련자 문책 등을 촉구했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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