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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로 나뉜 터키, 불안한 유럽

터키가 심각한 분열에 휩싸였다.  

대통령 장기 집권 길 터준 개헌안 통과되자
터키 사회, 찬성과 반대파로 나뉘어 심각한 분열
유럽 지도자들도 우려 감추지 못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장기 집권할 수 있는 길을 터준 개헌안이 16일(현지시간) 국민 투표에서 통과됐지만, 개헌 반대파는 ‘부정 투표’ 의혹을 강하게 제기하며 시위에 나서고 있다. 찬성 51.3%, 반대 48.7%라는 결과가 나왔을 때부터 예고된 일이었다. 너무 근소한 차이라서다.

개헌안에 반대하는 터키 시민들의 시위. [사진 뉴욕타임스 홈페이지]

개헌안에 반대하는 터키 시민들의 시위. [사진 뉴욕타임스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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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안보협력기구(OSCE) 등이 파견한 투표 감시단 또한 17일 보고서를 통해 “찬성파와 반대파 양측은 투표 운동 과정에서 동등한 기회를 갖지 못했다”고 밝혀 시위 양상은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같은 의혹을 일축하고 있다. 제1야당 공화인민당(CHP) 등이 투표 무효화를 요구한 지 몇 시간 지나지 않아 그는 “선거는 이미 끝났다. 나는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반대파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워싱턴포스트(WP)는 17일 “에르도안은 자신의 권력이 계속될 것임을 분명히 하면서, 야당과 시위대의 비판을 강하게 부정하고 있다”며 “터키의 정치적 분열은 더욱 깊어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굳이 부정 투표 의혹이 아니더라도 터키 사회는 이미 둘로 나뉘었다는 것이 외신들의 평가다. 뉴욕타임스(NYT)는 “이스탄불 등 주요 대도시의 유권자는 개헌안에 반대하는 경향이 뚜렷하고, 보수적이며 종교적 성향이 강한 농촌 지역의 투표자는 찬성하는 양상을 보였다”며 “이는 급격히 분열된 터키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신문은 또 “터키 유권자의 절반이, 외국에선 ‘독재자’로 묘사된 한 남자에게 기쁘게 투표했다”며 이를 “에르도안이 종교(이슬람)의 자유를 확대했다고 보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라 분석했다. 한 세기 동안 터키 사회를 지배해 온 세속주의(정교 분리)가 외려 억압이라고 보는 터키인들이 그만큼 많았다는 얘기다.  

NYT는 “이들에게는 에르도안이 세속주의의 억압을 해소하고 여성에게 히잡 쓰는 것을 허락하는 등 ‘이슬람주의’의 자유를 확대한 지도자”라 해석했다. 앞으로 터키 내부에서 종교적 갈등이 심화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보도다.  
에르도안 대통령의 개헌안에 찬성하는 터키 시민들. [사진 뉴욕타임스 홈페이지]

에르도안 대통령의 개헌안에 찬성하는 터키 시민들. [사진 뉴욕타임스 홈페이지]


내부 갈등뿐 아니다. 유럽과의 갈등도 예고돼있다. 이미 에르도안은 개헌안에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한 여러 유럽 국가에 “나치 같다”는 독설도 서슴지 않았던 바다.  

개헌안이 통과되자 유럽 지도자들의 우려는 커졌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정부가 야당과 서로 존중하는 대화를 하길 바란다”며 “에르도안은 갈등을 조정하기 위해 많은 책임을 져야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히 버르호프스타트 전 벨기에 총리는 “유럽연합(EU)은 터키의 가입 회담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며 “터키와의 관계를 다시 생각해보는 것이 유일한 결론”이라 강조했다.  

프랑스 르몽드는 “에르도안의 권위주의적 방식은 터키가 점점 유럽에서 멀어지고 있음을 뜻한다”며 “이번 국민 투표는 터키가 20세기 후반과 21세기에 이룬 민주적ㆍ경제적 진보가 끝났다는 걸 의미한다”고 비판했다.  

NYT 또한 “터키의 투표 결과는 유럽에 대한 ‘구애’가 끝났음을 의미하는 것일 수 있다”고 보도하며 EU 가입 가능성은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임주리 기자 ohma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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