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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달러는 미국의 문제이기도 하다

김유경 경제기획부 기자

김유경 경제기획부 기자

“달러는 미국의 통화지만 당신들의 문제다(The dollar is our currency, but your problem).”
 
1971년 미국의 재무장관이던 존 코널리의 한마디에 전 세계는 경악했다. 당시 세계 경제는 리처드 닉슨 미 대통령의 ‘금 태환’ 정책 포기로 충격에 휩싸였다. 브레턴우즈 체제를 구축한 미국이 일으킨 문제를 달러 시스템에 편입된 다른 나라들에 해결하라고 한 셈이다. 미국 책임론이 불거졌지만 미국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1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도 46년 전 코널리처럼 당당했다. “유럽과 일본·중국은 자유무역을 외치지만 실제로는 보호무역을 펼친다. 작은 의무를 실천하려는 미국을 보호무역주의라고 ‘헛소리(rubbish)’를 한다.” 지난주 ‘보호주의의 칼(sword of protectionism)’이 세계 경제를 흔든다며 미국을 비판한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의 발언을 겨냥한 것이다.
 
미 재무부는 14일 발표한 반기 환율보고서에서 “부당한 통화 조작 관행을 모니터링함으로써 견고하고 공정한 세계 경제를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예전처럼 한국·중국·일본·대만·독일·스위스 6개국은 환율관찰대상국으로 유지했다. 무역과 외환시장에서 공정하게 행동하지 않으면 재미없다는 으름장을 보낸 셈이다.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미국은 얼마나 공정할까. 미국의 무역적자는 미국이 패권 확대를 위해 달러 시스템을 세계에 전파하면서 발생한 결과물이다. 막대한 재화를 수입해 달러를 전 세계에 뿌리면서 미국의 금융패권은 강력해졌다.
 
미국의 무역적자는 미 국민이 실제 경제체력보다 소비를 많이 한 탓이기도 하다. 반대로 한국·중국·일본 같은 대미 무역흑자국은 그만큼 허리띠를 졸라매고 저축을 많이 했다. 개미와 베짱이 얘기가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팔자 좋게 과소비를 만끽한 미국이 개미처럼 열심히 생산하고 아껴 소비한 대미 흑자국을 타박하고 있는 것이다.
 
로스 장관은 한술 더 떠서 무역상대국의 의도하지 않은 통화가치 하락도 ‘통화 불균형(currency misalignment)’의 문제로까지 삼을 것임을 공언하고 있다.
 
7년 전에도 ‘개미와 베짱이’ 문제는 국제경제의 주요 이슈였다. 당시에는 글로벌 불균형이라는 틀로 접근했고, 주요 20개국(G20)이라는 다자간 테이블에서 논의했다. 글로벌 불균형은 2010년 서울 G20 정상회의의 핵심 의제 중 하나였다. 미국의 환율보고서에 가슴 졸이는 개미 입장에서 G20 같은 다자간 협상 테이블이 무척 아쉽다. 그런 자리라면 “달러는 미국 너희들 문제이기도 하다”고 주장할 수도 있을 테니 말이다.
 
김유경 경제기획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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