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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스, 지난 20년 북한 행태 지적하며 “전략적 인내 끝났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오른쪽)과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왼쪽)이 17일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오른쪽)과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왼쪽)이 17일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의 2박3일 방한은 행보와 발언 모두 치밀하게 짜인 대북한·대중국 압박 메시지였다. 하이라이트는 17일 오후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있었던 한·미 공동 입장 발표에서였다.
 

2박3일 대북한·대중국 압박 메시지
“한·미 동맹의 결의 오판하지 말라
함께 피 흘리고 번영, 우정은 영원
중국의 사드 보복은 문제가 있다
북의 위협 관리하는 게 더 바람직”
총리실, 펜스 선친 훈장 받는 모습
고려백자 접시로 제작해 선물

최근 미국의 시리아 공군기지 공격, 아프가니스탄 대규모 공습까지 거론한 펜스 부통령은 “우리는 한반도 비핵화라는 목표를 평화적으로 달성하기를 바라지만, 모든 옵션은 테이블 위에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직전 비무장지대(DMZ) 방문에서도 그는 군사분계선에서 불과 60m 떨어진 곳에 서서 “북한은 미국과 동맹국, 한·미 동맹의 결의(resolve)를 오판(mistake)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북측 경비요원들은 이런 펜스 부통령을 지켜보고 있었다.
 
“북한은 이 지역에 있는 미군의 힘(strength of armed forces of the US)을 시험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발언도 했다. 정부 관계자는 “펜스 부통령은 트럼프 행정부가 과거 미 행정부와는 달리 좀 더 행동으로 보여주는 대북 옵션을 택할 것이란 점을 명확히 했다”고 말했다.
 
 
펜스 부통령은 이날 DMZ 방문 직후 자신의 트위터에 백악관 집무실 내 책상 사진을 올렸다. 책상엔 한국전 참전용사였던 선친이 훈장 받는 사진과 훈장이 올려져 있다. [사진 펜스 트위터]

펜스 부통령은 이날 DMZ 방문 직후 자신의 트위터에 백악관 집무실 내 책상 사진을 올렸다. 책상엔 한국전 참전용사였던 선친이 훈장 받는 사진과 훈장이 올려져 있다. [사진 펜스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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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스 부통령은 취임 이후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을 압박해온 트럼프 대통령의 전령 역할도 톡톡히 했다. 그는 이달 초 미·중 정상회담을 거론하며 “나와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북한의 위협을 적절히 다룰 것이라는 큰 믿음(confident)을 갖고 있다”면서도 “중국이 북한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 미국과 동맹국들이 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의 한반도 배치에 대한 중국의 보복도 직접 언급했다. 그는 “중국의 경제적 보복은 문제가 있다”며 “중국은 이런 방어조치를 필요하게 만든 북한의 위협을 관리하는 것이 더 바람직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성한 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트럼프 행정부의 새 대북접근법인 ‘최고의 압박과 개입(maximum pressure and engagement)’에서 ‘개입’의 대상은 중국”이라며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최대한 중국을 압박하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일단 중국의 체면을 세워준 뒤 ‘진전이 없으면 모든 옵션을 고려할 것이고 그때가 되면 중국도 할 말이 없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직설적으로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펜스 부통령은 트럼프 행정부가 오바마를 비롯한 역대 미 행정부와 확연히 다른 접근법을 취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보여준 행태를 조목조목 짚었다. “20년 동안 미국과 동맹국은 북한의 핵프로그램을 해체시키고 북한 국민들의 고난을 돕기 위해 평화적으로 노력해왔지만 그 모든 단계에서 북한은 우리의 시도를 기만, 깨진 약속, 핵과 미사일 시험으로 대응했다”고 했다. 이어 “지난 18개월간 북한은 두 번의 불법적인 핵실험과 전례없이 많은 수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고 제가 (서울로) 오는 과정에도 비록 실패했지만 미사일 발사를 감행했다”며 “지난 정부가 취해온 전략적 인내(strategic patience)의 시대는 끝났다”고 선언했다. 박인휘 이화여대 국제학부 교수는 “미국이 이전보다 북한 문제에 있어 훨씬 결연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6·25 참전한 아버지 자유 위해 싸워”
 
 
총리실은 당시 선친의 수훈(受勳) 모습을 그린 고려백자 접시를 선물했다. [국무총리실]

총리실은 당시 선친의 수훈(受勳) 모습을 그린 고려백자 접시를 선물했다. [국무총리실]

펜스 부통령은 전날 용산 미군기지에서 부활절 예배를 본 뒤 장병들과 식사 하면서도 “북한의 (실패한) 미사일 발사는 분명 ‘도발’이고, 이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두 차례나 통화했다”고 강조했다. 펜스 부통령의 대북 시각이 트럼프 대통령 이상으로 원칙적이고 강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여기엔 그의 가족사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펜스 부통령은 한·미 동맹이 ‘혈맹’이라는 점을 가는 곳마다 강조했다. 그의 선친은 6·25전쟁에 참전했으며, 폭찹힐 고지 전투에서 사투를 벌인 공로로 지금으로부터 64년 전인 1953년 4월 15일 육군 훈장인 동성훈장을 받은 전쟁영웅이다. 첫 일정으로 국립서울현충원 참배를 택한 것도 같은 이유였다. 그는 방한길 전용기 에어포스2에서 ‘아버지가 싸운 땅을 내려다 보며 숙연해졌다’고 기자들에게 설명하기도 했다.
 
그는 회견 말미에 “자유민주주의 한국은 한·미 양국 군인들의 희생 덕분에 가능했으며, 거기에는 우리 아버지도 있었다”고 비장하게 말했다. “65년 전 제 아버지인 에드워드 펜스 소위는 미국군 45대 포병사단에 소속돼 한국군과 함께 이 나라의 자유를 위해 싸웠다. 아버지는 다시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지만 아버지의 친구들과 많은 한국 군인들은 목숨을 잃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한·미는 함께 피흘리고, 함께 번영해왔다. 우리 두 자유국가의 우정은 영원하다(eternal)”고 말했다. 그가 ‘영원’이라는 표현을 썼을 때는 회견장에 있던 한국 측 인사들도 놀라는 기색이었다.
 
최근 미국이 한반도 문제에 있어 한국을 배제한 채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이른바 ‘코리아 패싱’ 우려를 잠재우는 발언이기도 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미측이 국내 일각의 우려가 근거가 없다는 점을 확실히 하기 위해 펜스 부통령이 직접 이야기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정부도 적극적으로 화답했다. 총리실은 펜스 부통령에게 그의 선친이 동성훈장을 받는 모습을 담은 고려백자 접시를 제작해 선물했다.
 
앞서 펜스 부통령이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과 만나기 위해 총리 공관을 찾았을 때 황 대행은 직접 다가가 우산을 씌워주는 등 이날 면담은 화기애애했다. 황 대행과 펜스 부통령은 약 두 시간 동안 면담과 업무오찬을 함께했다. 오찬 메뉴는 너비아니와 비빔밥이었지만, 양측 모두 협의에 집중하느라 식사를 제대로 못했다고 한다.
 
유지혜·박성훈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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