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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전 대통령 출석 첫 재판, 대선 끝난 5월 둘째주 유력

검찰이 박근혜 전 대통령을 구속기소하면서 592억여원의 뇌물수수 등 18가지 공소 사실의 유무죄는 법정에서 가려지게 됐다. 서울중앙지법은 17일 박 전 대통령 사건을 부패범죄를 담당하는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에 배당했다.
 

최순실·안종범과 같은 재판부 맡아
법원 준비절차 통상 2주 안팎 걸려
대선 전 열려도 처음은 준비기일
박 전 대통령 직접 안 나와도 돼
공범, 포괄적 뇌물이 최대 쟁점
입증 쉽지 않아 치열한 공방 펼 듯

서울중앙지법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 사건은 다른 사건보다 우선 처리돼야 할 사건으로 분류돼 무작위 전자 배당이 아닌 재판관들의 합의를 거쳐 담당 재판부를 정했다”고 밝혔다.
 
해당 재판부는 박 전 대통령과 공범 관계인 최순실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사건을 맡고 있다. 심리의 효율성을 고려했다는 게 법원의 설명이다.
 
박 전 대통령이 피고인으로 참석하는 첫 재판(공판기일)은 19대 대통령선거일(5월 9일) 직후에 열릴 것으로 관측된다. 법원은 내규에 따라 ‘재판부 배당→피고인 측에 공소장 전달→공판기일 통지→통지 후 2주 안 재판 개시’ 등의 절차를 거친다. 이론적으로는 대선 직전 첫 재판이 열릴 수도 있지만 준비기일부터 진행되기 때문에 박 전 대통령이 대선 전 법정에 모습을 보일 가능성은 작다.
 
검찰과 박 전 대통령 측은 ‘공모 공동정범’과 ‘포괄적 뇌물’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이날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최씨의 재판은 예고편 격이었다. 최씨는 검찰 측이 “광고회사 플레이그라운드를 실소유했다는 사실을 알고 대통령이 도와주려 한 것 아니냐”고 묻자 “40년간 대통령을 지켜본 사람으로서 동생분(박지만씨)과도 일이 연루될까봐 (왕래를) 안 하는데 제가 연계돼 있다면 안 그러셨을 겁니다”고 답했다. 또 미르·K스포츠재단을 육영재단과 정수장학회 등과 비교하는 검찰 측 질문에 “제가 아는 박 대통령님은 그런 사심 있는 사람이 아니다. 국민들이 뽑은 대통령을 모욕적으로 몰고 가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전 대통령과 최씨, 재단으로 이어지는 뇌물 구조를 철저히 부인하는 취지의 발언이었다.
 
검찰은 유죄 입증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형법상 공모 공동정범의 경우 2인 이상이 공모해 범죄를 실현하려는 의사의 결합만 있으면 되는 것이기 때문에 혐의 전체에 걸쳐 모의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순차적 또는 암묵적인 의사 결합만으로 공모 관계가 성립한다”고 말했다.
 
박, 최순실 재판에 증인 나올지도 관심
 
‘포괄적 뇌물’ 법리는 박 전 대통령에게 세 가지의 뇌물 혐의(뇌물수수, 제3자 뇌물수수, 제3자 뇌물요구)를 적용한 검찰 판단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
 
대통령처럼 직무 권한이 포괄적인 공직자의 뇌물수수 혐의는 각각의 금품 지급과 개별적인 청탁의 대가 관계가 일일이 입증되지 않아도 인정될 수 있다는 게 ‘포괄적 뇌물’ 이론이다. 1997년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재판에서 정립됐다. 당시 법원은 “뇌물수수죄를 인정하기 위해서는 특별한 청탁의 유무나 개개의 직무 행위의 대가적 관계를 고려할 필요가 없으며, 또한 그 직무 행위가 특정된 것일 필요도 없다”고 판시했다.
 
한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는 “포괄적 뇌물은 입증이 수월하지 않은 이론 구성이다. 최근에도 유무죄 판결이 엇갈린 만큼 치열한 공방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6개월 넘으면 석방 상태로 재판 받게 돼
 
박 전 대통령이 공모 공동정범인 최씨, 공동 피의자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의 재판에 증인으로 서게 될지도 관심을 모은다.
 
검찰 측은 “현재로선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법원 관계자는 “증인 신청이 있을 경우 재판부가 채택하면 박 전 대통령도 증인으로 출석해야 한다. 재판부가 직권으로 부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재판이 길어져 구속 기간(6개월) 안에 1심이 끝나지 않으면 박 전 대통령은 석방된 상태로 재판을 받게 된다.
 
윤호진·문현경 기자 yoong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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