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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 가르시아, 인생 배우고서야 18년 만에 그린 재킷

성호준의 세컨드샷 
가르시아는 "골퍼로서가 아니라 인간으로서 성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로이터=뉴스1]

가르시아는 "골퍼로서가 아니라 인간으로서 성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로이터=뉴스1]

1999년 PGA 챔피언십에서  타이거 우즈와 우승을 다툰 풋풋한 열아홉 세르히오 가르시아는 천재였다. 공을 치는 능력은 우즈를 포함, 역대 누구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았다. 그래서 “신동이 나타났다” “제 2의 타이거 우즈가 될 거다”라는 찬사가 나왔다.
 

우즈에 도전, 스스로 가두며 좌절
"골퍼 아닌 인간으로서 성장해야"

아니었다. 99년 이후 우즈가 13번 우승할 동안 가르시아는 한 번도 메이저 챔피언이 되지 못했다. 운이 나쁘기도 했다. 가장 큰 불운은 우즈와 동시대에 살았다는 점이다. 우즈는 큰 위협이 될지도 모를 가르시아를 냉혹하게 밟았다. 그 와중에 가르시아의 결점도 드러났다. 그는 어려움을 겪으면 분노를 드러냈고 좌절했다. 스스로 자기 자신을 감옥에 가뒀다.
 
누군가 찌르면 폭발했다. 99년 한국오픈에 와서는 스윙 중 소음을 낸 갤러리를 골프채로 때리려는 시늉을 했다. 당시 가르시아는 피 끓는 10대였고 한국 갤러리의 수준이 높지는 않았지만 너무 심했다. 이후에도 이런 저런 일이 많았다. 한동안 그는 웨글을 많이 했다. 몇몇 관중이 웨글을 몇 번 하는지 세면서 조롱했다. 그러자 그는 팬들에게 가운데 손가락을 들어 보였다. 공을 숲으로 보내고는 신발을 벗어 관중석으로 던졌고, 심판 판정에 반발해서도 신발을 던졌고, 다시 날아온 신발을 축구공처럼 뻥뻥 차기도 했다. 그는 약이 바짝 오른 상태로 경기했다.
 
캐디 탓은 일상이었고 주위 사람들을 비난하면서 적으로 만들었다. 2002년 US오픈에서 가르시아는 악천후에 엉망으로 경기하고 나선 “내가 아니라 타이거 우즈였다면 이 정도 날씨에서는 경기를 중단시켰을 것”이라고 했다. 2007년 디 오픈에서 우승을 놓치곤 “벙커 고무래질이 잘못 돼 있어서 졌다. 나는 다른 선수들만이 아니라 관계자들과도 싸워야 한다”고도 했다.
 
불평도 많았다. 그는 퍼트를 놓치고 홀컵에 침을 뱉기도 했고, 벙커샷을 실수한 다음엔 웨지로 땅을 여러 번 때리면서 화를 풀곤 했다. 타이거 우즈에게 인종 차별적인 말을 했다.
 
저주를 자신에게 퍼붓기도 했다. “나는 메이저대회에서 불운을 하도 많이 겪어 이제 나의 불운은 뉴스도 아니다.” “난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하기엔 부족하다. 2등이나 3등을 목표로 나온다.”
 
가르시아는 제시카 알바, 마르티나 힝기스 같은 셀러브러티 여성들과 페라리를 타고 시속 230km로 달리면서 응어리를 풀곤 했다.
 
그런 가르시아가 10일 마스터스에서 우승했다. 메이저대회 74번 출전 만에 첫 우승이었다. 99년 우즈에 맞서던 당돌한 가르시아는 18년 동안 험한 길을 걸어 드디어 그린재킷을 입었다. 가르시아는 인터뷰에서 19세의 자신에게 뭐라고 충고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그는 이렇게 답했다. “모든 게 배우는 과정이다. 우리 모두는 살면서 테스트를 받는다. 모든 어려움이 다 이유가 있다. 우리는 골퍼로서가 아니라 인간으로서 성장해야 한다.”
 
가르시아는 이제 인생을 알았다. 자신의 메이저대회 우승을 막던 부족한 뭔가를 찾았고 그래서 우승할 수 있었다. 달라진 가르시아에게 숙적 타이거 우즈도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유력 우승후보였던 조던 스피스는 “우승을 놓쳐 아프지만 가르시아가 우승자라 좀 덜하다”고 말했다.
 
성호준 기자 sung.hojun@joongn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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