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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박사의 힐링 상담 | 애정 결핍 극복] 두려움 떨치고, 뜨겁게 사랑하라

애정 결핍, 어릴 때 사랑 못 받은 경우 나타나 … 불평·원망 버리고 자기정당화 멈춰야
파리 세느강에 있는 사랑의 자물쇠 다리.

파리 세느강에 있는 사랑의 자물쇠 다리.

 
#1. 김모(33)씨는 성실한 간호사다. 타고난 나이팅게일 정신으로 병원에서 인정받고 있다. 그런데 항상 외롭고 고독하다. 친구들이 많지만 허탈하다. 세상에 혼자라는 느낌에 자주 빠져든다. 주위 사람들에게 도움을 많이 주는 편인데, 막상 도움이 필요할 땐 연락할 곳이 없다. 그녀는 주는 관계에 늘 익숙하고 편하다. 자신의 욕구를 표현한 적이 거의 없다. 사랑과 애정을 받는 것에 대해 기대조차 안 한다.
 
#2. 최모(51)씨는 성공한 치과의사다. 그는 부인에 대한 집착이 심하다. 매일 사랑의 문자를 5~6번 보낸다. 답이 없으면 올 때까지 계속 보낸다. 모임에 나가면 항상 부인의 손을 꼭 잡고 다닌다. 남들은 잉꼬부부라 하는데, 부인 입장은 그렇지 않다. 친구들 만나러 갔다가 조금만 늦게 와도 화를 낸다. 그는 부인에게 너무 의존적이다. 자기한테만 집중하기를 요구한다. 사소한 일에 섭섭해 하고, 작은 신호에 예민하다. 사랑받을 자격을 주장하고, 마음을 몰라준다고 불평한다.
 
#3. 박모(35)씨는 잘나가는 디자이너다. 어떤 남자라도 빠져들 뛰어난 미모를 갖췄다. 그런데 그녀는 결혼을 원치 않는다. 그렇다고 남자를 안 사귀는 건 아니다. 자주 갈아타고, 한 번에 여러 남자를 만나기도 한다. 그녀에겐 남자란 섹스파트너에 불과하다. 누구도 가까워지는 걸 허용하지 않는다. 그녀는 무엇이든 혼자 하는 것을 즐겨한다. 미친 듯이 일을 하고 남는 시간엔 영화, 쇼핑, 여행 등 소위 ‘필이 꽂히는’ 것에 중독된다.
 
애정 결핍은 부족한 사랑을 지속적으로 느끼는 현상이다. 사랑에 목마르고, 애정에 굶주리고, 정서적으로 빼앗긴 상태다. 채워지지 않는 외로움·고독감·공허감에 시달린다. 애정 결핍은 어릴 때 충분한 사랑을 못 받은 경우에 나타난다. 애정을 제대로, 올바로 받지 못하거나, 거절과 학대로 정서가 황폐화한 경우도 해당한다. 나이 들어 부모에게 받지 못한 불가능한 사랑을 찾아 헤맨다. 누군가에게 매달리고 의지하며, 인정받고 칭찬받고 싶은 욕망에 사로잡힌다. 그런데 세상에 부모처럼 돌봐줄 사람은 없다. 결국 불평· 원망·미움·적대감 ·죄의식·우울· 각종 중독 등으로 발전한다.
 
애정 결핍의 세 가지 유형
애정 결핍은 보통 세 가지 유형을 보인다. 첫째, 항복형은 애정 결핍에 순응한다. ‘어차피 나를 사랑해 줄 사람은 없다’며 사랑받기를 포기한다. 무수히 시도해 본 결론이다. 익숙했던 주는 관계에 집착한다. 정서적 박탈감은 더욱 심해지고, 외로움·고독감·허탈감에 떨어진다. 둘째, 반격형은 애정 결핍을 과잉보상한다. ‘나는 사랑받을 권리가 있다’며 사랑받기에 매달린다. 그런데 기대치가 너무 높다. 불평과 원망이 계속 일어나고, 미움· 적대감·죄의식으로 이어진다. 셋째, 회피형은 애정 결핍을 무시한다. ‘어차피 세상은 혼자 사는 것’이라며 가까운 관계를 회피한다. 텅 빈 마음을 물질적인 것으로 채우려 한다. 감정은 더욱 황폐화하고, 중독· 우울·공허감에 떨어진다.
 
인간의 부정적 감정은 무려 50여 개에 가깝다. 두려움에서 출발해 분노·공포·슬픔·무기력·적대감·죄의식 등으로 발전한다. 아이는 모든 것을 어른에게 의존한다. 누구나 자신을 돌봐주던 부모·선생·형제를 기억한다. 그런데 어른이 되어 ‘돌봐주던 그 사람’을 기대한다면, 큰 착오가 생긴다. 의존 욕구는 불평과 원망을 낳고, 욕구 좌절은 미움·적대감·죄의식을 낳는다. 인간은 혼자서는 살 수 없다. 상호의존은 미덕이다. 애정 결핍의 경우 상호 의존의 균형이 깨진다. 상식적인 기대 수치가 10이라면 30, 50, 1000 이상이 된다. 서로 기대가 다를 때, 한쪽이 과도하게 요구할 때 불화와 갈등이 생긴다. 모든 고통의 근원은 사랑과 미움에 있다. 미움은 사랑을 갈구하는 데서 비롯된다. 부정적 감정에서 벗어나는 최선의 방법은 무엇일까. 우선 불평과 원망을 버리는 것이다. 어른이 되면, 과거 부모와 상관없이 모든 것을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 ‘모든 게 내 책임’이라고 느끼는 순간 모든 불평과 원망이 사라진다. 그 다음 자기정당화를 중단하는 것이다. ‘내가 어떻게 살았는데…’라며 사람들은 고통의 역사를 간직하려 한다. 증거가 없어진다면 과연 누가 나를 알아주겠는가? 끝으로 동일시를 버리는 것이다. ‘부정적인 감정은 내가 아니다’라고 생각하라는 얘기다. 고객의 병을 자기 병으로 동일시하는 의사는 바보다. 인간은 자라면서 부정적 습관을 배운다. 부정적인 나는 진짜 내가 아니다.
 
요즘은 힐링보다는 킬링 
한국사회는 애정 결핍을 겪고 있다. 청년은 일자리를 못 찾고, 노년은 길거리에 내몰리고, 상대적 박탈감은 날로 심해진다. 일하고 싶은데 일자리가 없다면 서글프다. 일할 수 없는데도 일해야 한다면 서럽다. 일 안 하고 잘 사는 것을 보면 화가 치민다. 서글픔·서러움·적대감으로 그득하다. 심리치료가 필요하다. ‘아프니까 청춘이다!’ 한 때 힐링이 유행했다. 힐링은 지지치료다. 위로·지지·격려·응원이다. 욕구를 충족시켜 준다. 요즘은 힐링이 미봉책일 뿐이라며 킬링(Killing)이 유행한다. 킬링은 통찰치료다. 힐책·통찰·직면 극복이다. 욕구좌절을 통해 현실을 자각하게 한다.
 
애정 결핍에 대한 탁월한 처방은 무엇일까. 한 청년이 절을 찾았다. 스님이 물었다. “새파란 나이에 왜 왔는가?” 청년이 대답했다. “부처님의 사랑을 구하러 왔습니다.” 스님이 물었다. “여자를 사랑해본 적이 있는가?” “무슨 말입니까? 그런 상상은 한 번도 안 했습니다. 오직 부처님만 흠모합니다.” 스님은 화를 내며 청년을 내쫓았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다. “한 여자를 사랑해본 적도 없는데, 어떻게 부처님을 사랑할 수 있겠는가?”
 
첫째, 사랑을 흠뻑 받자. 오랫동안 사랑받기를 피해왔다. 언제까지 주기만 할 것인가? 용기를 가져보자. 거절에 대한 두려움을 누르고, 불가능한 사랑에 도전해 보자. 사랑을 실컷 받자. 중천의 해가 서산에 넘어갈 때 사랑도 사라질 것이다. 그때까지라도 사랑을 흠뻑 받자. 그리고 이후에 솟구치는 미움·적대감·죄의식에 당당하게 맞서자. 홀연히 한 걸음 나아감을 느낄 것이다.
 
둘째, 사랑을 흠뻑 주자. 오랫동안 사랑주기를 피해왔다. 언제까지 받기만 할 것인가? 용기를 내보자. 미래에 대한 불안을 누르고, 비현실적인 사랑에 도전해 보자. 사랑을 실컷 주자. 샘물도 계속 퍼주면 고갈되는 법이다. 그때까지라도 사랑을 흠뻑 주자. 그리고 이후에 몰려드는 외로움·고독감·허탈감을 당당하게 맞이하자. 홀연히 한 단계 올라감을 느낄 것이다.
 
셋째, 뜨겁게 사랑하자. 오랫동안 가까운 관계를 피해왔다. 언제까지 혼자 지낼 것인가? 용기를 가져 보자. 시대착오적 사랑에 도전해 보자. 뜨겁도록 사랑하자. 무섭게 타오르던 불꽃이 서서히 꺼질 것이다. 그때까지라도 뜨겁게 사랑하자. 그리고 이후에 남는 공허감을 당당하게 맞이하자. 홀연히 거대한 허공 한복판에서 꿈틀거리는 존재의 신비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두려움이 없는 곳에 사랑이 들어서고, 사랑이 없는 곳에 두려움이 몰려온다.
 
후박사 이후경 - 정신과의사, 경영학박사, LPJ마음건강 대표. 연세대 의과대학과 동대학원을 거쳐 정신과 전문의를 취득하고, 연세대 경영대학원과 중앙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임상집단정신치료] [후박사의 마음건강 강연시리즈 1~5권] [후박사의 힐링시대 프로젝트] 등 10여권의 책을 저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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