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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격하면 편해질 줄 알았는데 … 새춘기 앓는 대학 1학년들

‘매일 쏟아지는 과제와 곧 다가올 첫 중간고사, 어색한 사람들, 불안한 미래….’
 
대학 신입생들 사이에 ‘새춘기’ 앓이를 호소하는 이가 늘고 있다. 새춘기는 신입생을 뜻하는 우리말 ‘새내기’와 ‘사춘기’를 합성한 신조어로 이제 막 성인이 된 대학 신입생들이 새로운 학업·진로·인간관계 등 갑자기 찾아온 변화로 스트레스와 우울감을를 겪는 상황 때문에 생겨났다.
 
서울 시내 대학 신입생인 김민주(19·여)씨는 “초·중·고교 때는 목표가 ‘수능’에 맞춰진 채로 정해진 장소, 정해진 교재를 따라가기만 하면 그만이었다. 그렇게 10년 넘게 혼자선 아무것도 못할 애로 만들어 놓고 대학에 가자마자 ‘니가 다 알아서 해’라고 하니까 세상 한가운데 홀로 덩그러니 있는 기분이다”고 말했다.
 
특히 입학 후 첫 중간고사를 앞두고 신입생들은 혼란에 빠졌다. 연세대 국제학부에 다니는 김혜진(19·여)씨는 “고등학교 때와 달리 스스로 답을 찾아야 하는 과제가 많아 부담이 크다. 길을 찾지 못하는 느낌이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가끔 ‘내가 이러려고 대학에 왔나’ 후회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신입생 조효정(19·여)씨는 “교수님들마다 학점을 주는 스타일이 다르다는데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몰라 답답하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의 학원가에는 이들을 겨냥한 ‘학점관리반’까지 개설됐다. 대학생이 됐지만 중·고등학교 학습 방식에 익숙한 이들이 여전히 사교육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갑자기 확장된 인간관계에 어려움을 느끼는 이도 많다. 스스로 ‘아싸(아웃사이더)’를 자처하며 ‘혼족(혼자 다니는 사람)’의 길로 빠지기도 한다. 방모(19)씨는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 참가하지 못했는데 개강 후 학교에 와 보니 다들 친해져 있어 쉽게 다가가기 어려웠다. 이제 대학 친구들과 꼭 가까워져야 한다는 생각 자체를 버렸다”고 말했다.
 
수년이 남았지만 취업 걱정을 미리 해야 하는 것도 신입생들을 힘들게 하는 문제다. 취업 문턱이 높아지면서 ‘각자 도생’의 길을 택한 선배들이 많아 신입생 입장에서는 마땅한 ‘멘토’를 찾기 어려운 실정이다.
 
염유식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대학은 학생들의 공동체가 돼야 하는데 요즘은 대학교 자체를 또 하나의 사교육 학원이나 스펙 쌓는 도구로 생각하는 경향이 강해 학생들 간의 유대감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학교 차원의 상담 프로그램과 더불어 학생 스스로 답을 찾으려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윤인진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미국 하버드대는 신입생이 들어오면 1년 동안 학교에서 재정지원을 해 진로 탐색의 기간을 갖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며 “이런 제도를 한국에 당장 적용하긴 어렵겠지만 학교 차원에서 새내기들에게 시간을 주고 다양한 상담 프로그램들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송인한 연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대학을 스펙 쌓는 곳으로 생각하지 말고 대학 생활 자체의 의미가 자신에게 무엇이었는지부터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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