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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홈플러스 '고객정보 장사' "무죄 아니다" 파기환송

 대법원이 경품행사에 응모한 고객의 개인정보를 보험회사에 팔아 넘긴 홈플러스 사장과 홈플러스 법인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하급심의 판결을 뒤집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 하급심 무죄 판결 뒤집어
경품행사로 모은 고객 정보 팔아 수백억 이익 챙겨
"고객 기만" 공정위의 과징금 부과 처분도 '적법' 판단

대법원 3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7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도성환(62) 홈플러스 사장과 홈플러스 법인에 대한 무죄 선고를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부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개인정보보호법 72조 2호, 59조 1호에 규정된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수단이나 방법으로 개인정보를 취득하거나 개인정보 처리에 관한 동의를 받는 행위를 한 자’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도 전 사장 등은 2011년 12월부터 2014년 7월까지 경품이벤트 행사를 총 11차례 열면서 고객들의 이름과 연락처 등 약 712만건의 개인정보를 수집했다. 이 정보는 보험사 7곳에 1건당 1980원씩에 판매됐고 홈플러스는 148억원을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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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는 또 2011년 12월부터 2014년 8월 사이엔 고객 동의를 받지 않고 회원정보 1694만건을 L생명보험사(약 765만건)와 S생명보험사(약 253만건)에 넘기기도 했다. 이중 고객에게 사후 동의를 받은 정보를 보험사에 1건당 2800원에 팔아 총 83억5000만원을 벌었다.
 
홈플러스의 이벤트 행사 등에서 제공된 응모권 용지엔 고객 개인정보 사용과 마케팅 자료 활용을 고지하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하지만 글씨 크기가 1mm로 작았다. 검찰은 “사실상 읽을 수 없는 크기다. 부정한 방법으로 동의를 유도했다”며 이듬해 1월 도 전 사장 등을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2016년 1월, 참여연대와 경실련,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등 13개 시민·소비자 단체는 홈플러스의 개인정보 매매에 무죄를 선고한 서울중앙지법 형사16단독(부상준 부장판사) 재판부에 1㎜ 크기 글씨로 쓴 항의 서한을 보냈다. 법원은 홈플러스가 경품행사로 수집한 고객 개인정보를 돈을 받고 보험사에 넘긴 데 대해 "보험사에 개인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는 내용을 응모권에 표기했으며 (공지의 글자 크기인) 1㎜ 글씨는 사람이 읽을 수 없는 정도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봤다. [사진 참여연대]

2016년 1월, 참여연대와 경실련,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등 13개 시민·소비자 단체는 홈플러스의 개인정보 매매에 무죄를 선고한 서울중앙지법 형사16단독(부상준 부장판사) 재판부에 1㎜ 크기 글씨로 쓴 항의 서한을 보냈다. 법원은 홈플러스가 경품행사로 수집한 고객 개인정보를 돈을 받고 보험사에 넘긴 데 대해 "보험사에 개인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는 내용을 응모권에 표기했으며 (공지의 글자 크기인) 1㎜ 글씨는 사람이 읽을 수 없는 정도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봤다. [사진 참여연대]

하지만 1심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홈플러스 측이 응모권 용지에 개인정보 수집 목적으로 경품 추천ㆍ발송 뿐만 아니라 보험 마케팅 자료 활용까지 기재한 이상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목적을 모두 고지한 것”이라며 “개인정보를 제공받을 제3자, 제공할 개인정보 내용, 개인정보 제공 목적 등 개인정보 수집과 관련한 고지 내용을 모두 이행했다”고 판단해 무죄를 선고했다. 또 “개인정보를 유상으로 판매하는지를 고객에게 알리도록 하는 법 규정은 없다”며 “홈플러스가 개인정보 수집을 통해 얻게 될 경제적 효과까지 고지할 의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즉각 항소했지만 2심의 판단도 다르지 않았다. 재판부는 “검찰은 홈플러스 측이 개인정보 동의 사항을 1mm로 제공해 사실상 읽을 수 없게 한 것이 법상 부정한 방법에 해당한다고 주장하지만 현행 복권이나 공산품 품질표시 등 각종 서비스 약관에서도 같은 크기의 활자가 다양하게 통용된다”며 무죄 선고를 유지했다. 이어 “정보 제공에 동의하지 않은 응모자들도 상당히 있었기 때문에 정보 제공 사항을 읽지 못할 정도라고 볼 수 없다”며 “홈플러스 측이 응모권 4배에 해당하는 확대 사진을 부착하기도 했고 온라인 경품행사에서는 개인정보 제공 동의란을 확대해 볼 수 있는 점 등을 보면 1mm 크기를 일부러 상대적으로 작게 하는 방식으로 거짓 또는 부정한 방법을 저질렀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당시 참여연대 등 13개 시민단체는 성명서를 내고 “소비자의 피해는 외면하고 기업의 자유로운 영업행위만을 보장해준 판결”이라며 비판했다. 이들은  “홈플러스는 물론 지금까지 이뤄졌던 기업들의 무분별한 개인정보 장사가 정당화됐다. 사법부가 소비자의 정당한 피해구제 권리마저 앗아갔다”고 주장했다.  
 
한편 대법원은 이날 홈플러스와 홈플러스스토어가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낸 시정명령 등 취소 청구 소송에서도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앞서 공정위는 홈플러스가 진행한 경품 행사가 고객 감사 차원인 것처럼 소비자를 기만했다며 4억35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유길용 기자 yu.gil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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