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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남 암살 VX가 시리아에서 사용?…WHO, 화학무기 공습 피해자 VX 증상

 세계보건기구(WHO)가 4일 화학무기 공습을 받은 시리아 북부 이드리브주 피해자들에게서 신경작용제 VX, 사린가스 등에 노출된 것과 같은 증상이 나타났다고 5일(현지시간) 밝혔다. VX는 김정은 북한 노동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의 암살에 사용됐던 화학물질이다. 지난 2월 김정남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얼굴에 VX 공격을 받고 1시간여 만에 사망했다.  
 

트럼프까지 열 받아 “시리아에 대한 생각 바꼈다”
“악랄한 만행 용납 못해”
시리아ㆍ러시아는 화학무기 사용 부인

 WHO는 “시리아 이드리브주 희생자들이 별다른 외상을 입지 않고 호흡기 훼손이 사망의 주요 원인이 됐다”며 시리아 정부의 화학무기 사용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이드리브 메디컬 센터와 독극물 전문가들도 사린가스와 VX를 꼽았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이드리브 메디컬 센터는 “사린가스가 살상도구로 사용된 것 같다”며 “청산가리보다 20배 가량 독성이 강하며 무색무취한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이번 공격을  VX라고 지적한 전문가들은 “시리아 아사드 정권은 VX 제조능력을 갖고 있다”며 “VX는 1980년대 이란ㆍ이라크 전쟁 때 악명을 떨쳤던 화학무기였다”고 설명했다.  
4일 화학무기 공격을 받은 시리아 북부 이들리브주 칸셰이칸에서 구조 대원이 어린이 희생자를 구출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4일 화학무기 공격을 받은 시리아 북부 이들리브주 칸셰이칸에서 구조 대원이 어린이 희생자를 구출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전쟁에서나 사용될법한 독가스 공격을 받은 이드리브주 피해자들은 영문도 모를 고통에 몸부림치며 터키 국경으로 몰려갔다고 AP는 전했다. 대형 병원이 터키에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터키는 국경을 재빠르게 폐쇄하고 있어 희생자들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 피해자는 “겨울 안개 같았다. 누렇지도, 그렇다고 하얗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병원 관계자는 “피해자들은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는 상태에서 계속 연기같은 걸 입에서 토해냈다”고 증언했다. 
 현재 이드리브주는 의료품과 장비가 태부족이다. 한 목격자는 “흰 거품을 물고 쓰러진 아이에게 물을 퍼붓는 것 밖에 할 수 있는 게 없었다”고 울먹였다.  
 
 WHO 응급 보건 프로그램 담당자인 피터 살라마는 “현장 보고서와 사진은 매우 충격적이다”라며 “이런 무기는 국제적으로 사용이 금지돼 있다”고 성토했다. 4일 공습 이후 어린이 사망자 최소 20명을 포함해 72명이 사망했으며, 희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시리아의 악랄한 만행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까지 열 받게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 기자회견에서 “화학무기 공격은 많은 선을 넘었다. 무고한 어린이들을 죽인 것은 많고 많은 레드라인을 넘은 것”이라며 “인류에 대한 끔찍한 모욕”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어린이들에 대한 공격은 큰 충격”이라며 “시리아와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에 대한 나의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아사드 정권에 의한 이런 악랄한 행동은 용납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미국은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격퇴를 위해 시리아 아사드 정권을 지지해왔다. 상대적으로 시리아 내전에 대해선 거리를 뒀다. 하지만 이번 사건으로 미국이 시리아 내전에 깊숙이 관여하게 될 거란 전망이 나온다고 AP통신은 전했다.  
 트럼프의 의지는 이날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도 읽혔다. 72명의 민간인 사망자를 낸 화학무기 공격에 대한 현장조사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안보리 결의안 초안에 러시아가 반발하자,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유엔이 단합돼 대응하지 못한다면 ‘독자 행동’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헤일리 대사는 “얼마나 많은 어린이가 더 죽어야 하는가”라면서 “러시아는 시리아에 대해 영향력이 있다고 주장하는데, 우리가 그 영향력이 사용되는 것, 그래서 끔찍한 행위들을 종결시키는 것을 봐야겠다”고 했다. 이어 회의 중 직접 자리에서 일어나 화학무기 공격으로 숨진 칸셰이칸 주민들의 사진 2장을 들어 올리며 “사진들을 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시리아 정부와 러시아 측은 화학무기 사용을 부인하면서 반군의 독극물 저장 창고가 공습으로 파괴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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