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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미결수' 박근혜 전대통령, 5·9 대선 때 투표할 수 있나

지난달 31일 서울구치소에 구속 수감돼 검찰 수사를 받는 박근혜 전 대통령은 5월 9일로 예정된 제19대 대통령 선거날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다. 공직선거법상 실형 1년 이상을 선고받고 확정된 사람은 선거권이 제한된다. 과거에는 집행유예자도 선거권이 없었지만 2014년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으로 그해 지방선거부터 집유자도 투표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미결수' 신분 박 전 대통령 투표 가능...
올해 형 확정되면 내년 지방선거 투표는 못해

1년 이상 실형 확정된 사람은 선거권 제한...
전두환, 노태우도 구속 수감 중 부재자투표 참여

박 전 대통령의 경우 비록 구치소에 갇혀 있지만 형이 확정되지 않은 미결수 신분이기 때문에 선거권은 유지된다. 하지만 올해 안에 징역 1년 이상의 형이 확정된다면 내년 지방선거에는 투표할 수 없게 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31 새벽 서울구치소로 들어오고 있다. [중앙포토]

박근혜 전 대통령이 31 새벽 서울구치소로 들어오고 있다. [중앙포토]

미결수·집행유예자도 투표 가능
 
그렇다면 박 전 대통령은 이번 대선 때 한표를 행사하기 위해서는 어떤 절차를 거쳐야 할까. 박 전 대통령은 '거소투표'(유권자가 일정한 사유로 인해 선거일 당일에 마련된 투표소로 직접 방문할 수 없는 경우 거처하는 곳에서 투표하는 것)를 할 수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4월 11일부터 15일까지 5일 동안 선거인명부가 작성되고, 이 기간에 (박 전 대통령과 같은) 미결수 등을 대상으로 우선 거소투표신고 절차가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거소투표 대상자는 ▶병원·요양소·수용소·교도소 또는 구치소에 기거하는 사람 ▶신체에 중대한 장애가 있어 거동할 수 없는 사람 ▶사전투표소나 선거일 투표소에 가서 투표할 수 없을 정도로 멀리 떨어진 영내 또는 함정에 근무하는 군인이나 경찰공무원 등이다.
  
서울구치소 측은 해당 기간 박 전 대통령을 포함해 기관 내 수용 중인 미결수 숫자를 파악해 이들의 주민등록지를 관할하는 구·시·군의 장 또는 읍·면·동의 장에게 거소투표신고를 하게 된다.
 
구치소 통해 박 전 대통령 거소투표신고 예정 
 
이후 선관위는 선거일 10일 전인 4월29일까지 구치속 측에 거소투표용지를 발송(책자형 선거공보, 안내문 동봉)하게 된다. 투표용지가 도착하면 서울구치소에 설치되는 임시투표장에서 다른 미결수들과 함께 투표에 참여하게 된다. 투표 이후에는 투표용지가 담긴 봉투가 다시 각 미결수들의 관할 주민등록지의 해당 지역선관위로 보내지고 개표 절차를 밟게 된다.
 
선거권은 있지만 실제로 박 전 대통령이 투표에 참여할지는 미지수다. 투표 참여여부는 전적으로 본인 의사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운명을 결정할 중요한 재판을 앞두고 변론 준비에 여념이 없을 시기이기 때문에 대선 투표 참여 자체에 관심을 두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또 투표 참여의사가 있더라도 투표 과정에서 다른 재소자들에게 노출될 수밖에 없고, 예기치 않은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어 이를 감수하고라도 투표권을 행사할지도 의문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일인 2016년 4월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운동 서울농학교 강당에 마련된 투표소를 찾아 투표를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박근혜 대통령이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일인 2016년 4월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운동 서울농학교 강당에 마련된 투표소를 찾아 투표를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박 전 대통령, 실제 투표 참여는 미지수
 
재소자 신분으로 선거를 앞둔 전직 대통령이 박 전 대통령이 처음은 아니다. 전두환ㆍ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도 비슷한 처지에 놓인 적이 있다. 지난 1996년 4·11 총선을 앞두고 두 전직 대통령은 비자금사건 및 12·12, 5·18민주화운동과 관련해 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었다. 이들은 선거 20여 일 전에 각각 자신이 수감중인 안양교도소와 서울구치소를 통해 부재자신고를 마쳤다.  
 
이에 따라 4월 4~6일 안양교도소와 서울구치소 내에 설치된 부재자투표소에서 전직 대통령으로서는 헌정사상 처음으로 재소자 신분으로 한 표를 행사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기도 했다. 당시 안양교도소와 서울구치소 측은 두 전직 대통령에게 반감을 가진 다른 재소자들과 함께 투표할 경우 소동이 발생할 것을 우려해 별도의 시간대를 배정해 투표하는 방안도 고려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렇다면 두 전직 대통령은 실제로 투표에 참여했을까.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법무부 교정본부 한 관계자는 “두 전직 대통령 앞으로 투표용지가 교부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워낙 오래된 사안이라 실제로 투표를 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는 어렵다”고 답했다.
    
지난 1996년, 노태우,전두환 전대통령,(앞줄) 차규헌,황영시(뒷줄)가 12.12 사태 등과 관련한 1심 판결선고를 앞두고 피고인석에 서있다. [중앙포토]

지난 1996년, 노태우,전두환 전대통령,(앞줄) 차규헌,황영시(뒷줄)가 12.12 사태 등과 관련한 1심 판결선고를 앞두고 피고인석에 서있다. [중앙포토]

투표권과 관련해 흥미로운 사실 한 가지를 더 짚어보자. 선거일을 앞두고 투표권을 가진 시민이 모종의 사건에 연루돼 경찰서 유치장에 입감된 경우 선거 당일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을까. 미결수와 마찬가지로 유치장 입감자도 당연히 선거권이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실제 투표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난관이 많다.
 
경찰서 유치장 입감자도 투표할 수 있어
 
지난해 4·13 총선 당일 오전 7시경 서울 마포경찰서 유치장에 입감돼 있던 A, B씨. 각각 상습절도와 야간주거침입절도 혐의 등으로 체포된 이들은 경찰 호송차를 타고 각각 관내의 다른 두 곳의 투표소에서 투표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도주 우려가 있는 피의자들을 자유롭게 투표할 수 있도록 현장에서 놓아둘 수는 없었다. 경찰 관계자는 “수감자에게 수갑을 채우고 손목과 몸에 포승줄까지 묶어 기표소로 들여보낸 뒤, 포승줄 한쪽을 잡은 채 지키고 서 있도록 하는 것이 원칙”이라면서도 “당시에는 A, B씨 모두 도주할 우려가 없다는 자체 판단하에 수갑 등을 잠시 풀어준 후 투표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인격적 수치심을 느끼지  않도록 최대한 배려를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전국의 경찰서 유치장 입감자 중 상당수는 투표소까지 이동하는 문제 등 관리의 어려움과 입감자 본인들의 불참 의사까지 더해져 투표가 무산된 사례가 더 많았다.
 
거소투표신청서를 작성한 뒤 전용 봉투에 넣어 자신의 주민등록지상의 해당 지자체로 발송하면 된다.

거소투표신청서를 작성한 뒤 전용 봉투에 넣어 자신의 주민등록지상의 해당 지자체로 발송하면 된다.

미결수인 재소자가 투표를 마친 후 형이 확정되면 해당 재소자의 투표는 효력이 있을까. 정답은 무효표로 처리된다이다. 지난해 4·13 총선 때 실제 이런 상황이 벌어졌다. 
 
군산시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전북 군산교도소에서 미결수로 복역 중인 C씨(45)는 3월 말 거소투표를 신청해 선관위로부터 투표용지를 받았고, 총선 5일 전인 4월 8일 교도소내에 설치된 투표소에서 투표했다. 하지만 C씨는 이미 투표 6일 전인 4월 2일 실형이 확정돼 선거권을 상실한 것이 뒤늦게 확인돼 선관위는 C씨의 거소투표 봉투를 확인한 뒤 투표용지를 무효처리했다.
 
<팩트체크 결과> 박근혜 전 대통령도 이번 대선에 투표권 행사할 수 있다는 것은 100% 사실이다.  
 
고성표 기자 muze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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