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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당신] 운동해라, 술 줄여라 … 동네명의는 하나같이 ‘잔소리쟁이’

우수 의원

우수 의원

지난달 31일 오전 11시 서울 동대문구의 한 내과 의원을 찾았다. 진료를 마친 환자를 무작위로 골라 만족도 등을 물었다. 이 병원은 최진내과의원이다. 본지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의 5가지 항목에 대한 진료의 질 평가를 종합해 우수 의원으로 선정한 곳이다. 진짜 그런지 환자의 입을 통해 확인하고 싶었다.
 
이 병원은 장종욱(58)씨의 20년 ‘단골 의원’이다. 매달 한 번 진찰을 받고 고혈압약을 처방받는다. 10년 전부터 고혈압을 앓았는데 이 병원에 다니면서 합병증이 생기지 않고 혈압이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
 
장씨는 “원장님이 진료할 때마다 ‘술 마시지 마라’ ‘하루에 30분 이상 운동해라’고 잔소리를 늘어놓는다. 먹지 말아야 할 음식을 알려 주고 실제로 그렇게 하는지 확인한다”며 “원장님이 내 몸을 제일 잘 알고 있어 다른 데로 못 간다”고 말했다. 그는 “검사·처방을 알아듣게끔 자세히 설명해 줘 좋다”고도 했다.
 
심평원이 평가한 항목은 ▶고혈압·당뇨병 진료의 질 ▶항생제·주사제 처방률 ▶약 가짓수 등 5가지다. 본지는 고혈압·당뇨병 평가에서 ‘양호’를 받고 나머지 3개 평가에서 1, 2등급을 받은 곳을 우수 의원으로 선정했다. 전국 2만9928곳의 동네 의원 중 5가지를 모두 충족하는 데가 164곳이었다. 경기도 44곳, 서울 39곳, 인천·부산 각각 12곳 등이다.
 
고혈압은 지속적으로 방문해 약을 처방받는지, 당뇨는 지속적 방문에다 합병증 징후 검사를 제대로 하는지 등을 따져 기준을 충족하면 ‘양호’로 평가한다. 항생제는 너무 많이 쓰면 내성이 생길 수 있어 감기 환자에게 가급적 처방하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 항생제는 처방률이 55% 이하, 주사제는 40% 이하인 경우, 약은 6개 이상 처방한 환자 비율이 40% 이하이면 1, 2등급에 들어간다. 최진내과의원은 항생제 처방률 2.27%, 주사제 처방률 0.77%, 6개 이상 약을 처방한 비율이 0.01%다. 전국 의원 평균(각각 44.4%, 18.1%, 1%)에 비해 훨씬 낮다.
 
5년 전 당뇨병 진단을 받은 이은자(75·여)씨는 한 번도 바꾸지 않고 서울 동작구의 세명내과의원을 다닌다. 처음에 9.6%이던 당화혈색소 수치가 5.7%(정상 6.5% 이하) 밑으로 떨어졌다. 이씨는 “원장님이 석 달마다 키·몸무게·허리둘레를 측정해 몸 관리를 잘하는지 점검한다. 약은 여기서 처방하는 것만 먹는데 건강이 잘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우수 의원의 비결은 뭘까. 본지가 방문하거나 전화 인터뷰로 7곳을 분석했더니 공통점이 있었다. 이들은 ▶환자에게 충분히 설명해 신뢰를 쌓고 ▶약은 교과서대로 적절하게 처방하며 ▶환자가 약에 의존하지 않고 생활습관을 개선하도록 유도했다.
 
세명내과의원의 김자천 원장은 “환자의 직업과 수면시간·운동량 등을 확인하고 환자가 하지 말아야 할 습관을 설명한다”며 “한국·일본·미국의 최신 처방 가이드라인을 적용해 원칙대로 한다”고 설명했다. 최진내과의원 환자 박성진(34)씨는 “원장님은 잔소리가 아주 심하다. 감기 때문에 갔는데도 담배를 끊고 몸 관리를 잘하라는 잔소리를 30분이나 했다”고 전했다. 대전시 서구 이기정내과 원장은 “고혈압·당뇨병 환자와 신뢰가 형성돼 있어 다른 데로 가는 환자가 적다. 불필요하게 검사를 권하지 않고 마늘·신데렐라·영양제 주사를 맞으라고 얘기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병원 한 곳에 꾸준히 다닐 것을 권했다. 경북 영주시 구본환내과 원장은 “주치의를 두면 여러모로 좋다. 오래 다닌 환자를 보면 특정 약을 쓸 때 부작용이 생길지 말지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울산시 중구의 황두환내과 원장은 “종합병원은 의사가 바빠 환자와 자세히 얘기할 시간이 없고 진료비가 많이 든다”며 “고혈압·당뇨병은 의사를 자주 만나 신뢰 관계를 형성하면 치료 성적이 좋아진다”고 소개했다. 
 
●어떻게 선정했나
동네 의원 2만9928곳 중 지난달 심평원의 고혈압·당뇨병 적정성 평가에서 둘 다 ‘양호’ 등급을 받은 1884곳을 추렸다. 이 중 항생제·주사제 처방률과 처방약 가짓수 평가에서 1, 2등급(총 5등급, 지난해 상반기 기준)을 받은 데가 164곳이다. 약 가짓수를 평가에서 제외하면 329곳이다.
 
이민영·박정렬 기자 lee.m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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