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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감에 쫓기는 만화 마감, 여유롭게 그리겠다

허영만 화백이 자신의 일기장을 펼쳐보여주고 있다. 소소한 일상을 만화로 그린 일기다. [사진 최정동 기자]

허영만 화백이 자신의 일기장을 펼쳐보여주고 있다. 소소한 일상을 만화로 그린 일기다. [사진 최정동 기자]

“이젠 경쟁 없고 마감 없는 만화를 그리겠다.” 
 

『커피 한잔 할까요?』 완간 허영만 화백
‘타짜’‘식객’등 40년간 시간과 싸움
지치고 힘들어 문하생 모두 내보내
다음은 주식 만화, 인터넷에 실을 것

허영만(70) 화백이 ‘마감 인생’의 마무리를 선언했다. 올 1월까지 꼬박 2년 동안 중앙일보에 연재한 ‘커피 한잔 할까요?’가 총 8권짜리 단행본으로 묶여 출간된 직후다. 3일 서울 자곡동 작업실에서 만난 그는 “1974년 데뷔 이후 줄곧 경쟁에 시달리고 마감에 쫓겨 살았다”고 말했다. 70~80년대 대본소 만화 시절에는 한 달에 최소한 작품 하나는 완성해야 했다. 작품 하나가 대부분 상·중·하, 세 권으로 나눠져 있었으니 엄청난 작업량이었다. 90년대 이후엔 신문·잡지 연재 만화에 매달렸다. ‘타짜’와 ‘식객’ ‘꼴’ 등 그의 히트작 상당수가 신문 지면에서 탄생했다. “매주 이틀을 스토리 구성에, 또 이틀을 그림 그리는 데 바치는 생활” 끝에 나온 작품이었다. 그는 “이제 그렇게 사는 게 지치고 힘들어졌다”고 털어놨다. ‘커피 …’ 연재를 끝내면서 작업을 돕던 문하생 세 명을 모두 내보냈다.
 
그렇다고 그가 만화 인생에서 은퇴하는 것은 아니다. 마감 없는 작품 활동을 구상하면서 다음 만화 주제도 벌써 정해뒀다. 그는 “주식 만화를 그릴 계획”이라며 “2015년 8월부터 생각했다”고 말했다. 첫 아이디어가 떠오른 날을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을 만큼 그의 마음을 사로잡은 주제다. 그는 “자문단을 두고 실제 주식 투자를 하면서, 투자한 돈의 증감을 독자들에게 만화로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매 작품마다 철저한 취재를 앞세우는 그는 현재 주식 책을 읽고, 투자 고수들을 만나며 주식의 세계를 들여다보는 중이다. 그는 “주식에 대해 알아갈수록 저축에만 의존할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만화를 통해 젊은 사람들에게 투자 개념을 알려줄 것”이라고 포부를 전했다.
 
허영만 화백이 자신의 일기장을 펼쳐보여주고 있다. 소소한 일상을 만화로 그린 일기다. [사진 최정동 기자]

허영만 화백이 자신의 일기장을 펼쳐보여주고 있다. 소소한 일상을 만화로 그린 일기다. [사진 최정동 기자]

그가 자신의 만화 창작열을 펼치는 장은 하나 더 있다. 바로 만화일기다. 일상에서 영감이 떠오를 때마다 채운 일기장이 벌써 34권째다. “누가 써달라는 것도 아니고, 책으로 내보자는 것도 아니지만 소소한 생활을 만화 속에 담아내는 게 즐거워”하는 일이다.
 
그는 자신의 새 작품이 선보일 무대는 인터넷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제 인터넷 만화가 대세”이기 때문인데, 돈 내고 인터넷 만화 보는 세상이 올지에 대해서는 아직 확신이 없다. “2013년 ‘식객2’를 카카오페이지에서 유료로 연재했는데 결국 제작비도 충당 못하고 1년 반 만에 중단했다”면서 “성인물은 유료 사이트에서 꽤 많이 보는 모양이지만 이러다가 너나할 것 없이 성인물 그리려고 할까 우려된다”고 했다. 또 “만화를 종이에 그리지 않고 컴퓨터로 작업하면 수정하기 편하고 색깔 쓰기도 좋지만, 원화가 남지 않는다는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그의 일상은 마감에 쫓길 때와 별반 다르지 않다. 서판교 집에서 자곡동 작업실로 출근하는 시간은 새벽 6시. 정오쯤 점심을 먹고 오후 1시부터 1시간 동안 낮잠을 잔다. 달라진 점이 있다면 만화를 미리 그려놓지 않고 여행을 갈 수 있다는 정도다. 그는 “다음 주엔 호주 여행을 갈 계획”이라고 말하며 여유있는 웃음을 보였다.   
 
글=이지영 기자 jylee@joongang.co.kr
사진=최정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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