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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봄, 양말을 신어야 촌티를 벗는다

안나수이 2017 SS 컬렉션. [사진 퍼스트뷰코리아]

안나수이 2017 SS 컬렉션. [사진 퍼스트뷰코리아]

넌 언제부터 패션이었니, 묻고 싶다. 대상은 다름아닌 양말이다. 과거엔 따뜻하기 위해 혹은 예의를 차리느라 신었던 양말이 이제는 멋쟁이의 필수 액세서리로 등극했다. 파격적인 스타일링 덕분이다. 이제는 스니커즈·로퍼는 물론이고 스타킹이나 맨발과 짝을 이루던 하이힐·샌들에까지 양말을 신는 게 트렌드로 예고된다. 아예 양말과 신발이 합체된 디자인도 등장했다. 올 봄 양말을 신어야 촌티를 벗는, 이른바 '패션의 역전'이 벌어지고 있다.  

하이힐 샌들에 양말 신기, 여전한 핫 트렌드


 



 
보테가베네타 2017 SS.[사진 퍼스트뷰코리아]

보테가베네타 2017 SS.[사진 퍼스트뷰코리아]

 


런웨이에 선보인 '하이힐 샌들에 양말'


요즘 주요 패션매체가 예고하는 올 봄·여름 구두 트렌드를 보라. 일단 '양말'이 함께 등장한다. 구두가 무엇이든 양말과 짝지으라는 주문이다. 오래된 얘기라고? 그렇게 들릴 수 있다. 이미 홍대앞이나 가로수길만 가 봐도 구두에 양말을 공들여 신는 멋쟁이를 발견하는 게 대수롭지 않으니 말이다. 다만 시즌이 거듭될 수록 파격 수위가 높아진다. 올 봄엔 하이힐 샌들과 슬라이드(뒤축이 없는 구두)에 양말을 신은 모습도 낯설지 않으리라는 예측이다.
 
주요 브랜드의 컬렉션이 이를 보여준다. 지방시는 노란 하이힐 샌들에 갈색 양말을, 셀린느는 펑키한 슬라이드에 라텍스 양말을 과감히 내세웠다. 또 양말이 구두보다 돋보이거나, 지극히 여성스러운 구두에 투박한 양말로 반전을 꾀하는 시도도 있었다. 반짝거리는 스팽글 양말에 스트랩 힐을 맞추고(오프 화이트), 레이스로 발목을 묶는 스트랩 하이힐에 회색 면 양말을 짝 짓는 식이다(림 아크라). 알베르토 잠벨리의 경우 위트를 더했다. 납작한 화이트 구두에 화이트 양말을 짝지으면서 양말의 발등과 뒤축을 잘라낸 것. 이로써 양말이 속옷 같은 기능성 아이템이라기보다 멋쟁이의 포인트 액세서리라는 메시지를 분명히 전했다.
 
오프화이트 SS 컬렉션. [사진 퍼스트뷰 코리아]

오프화이트 SS 컬렉션. [사진 퍼스트뷰 코리아]

 
무엇보다 이번 시즌엔 양말의 존재감이 더욱 크다. 양말인 듯 양말 아닌 신발들, 그러니까 구두와 양말을 합친 '삭 부츠(sock boots)'가 대거 등장했다. 지난 시즌 베트멍이 첫 선을 보인 이래 다른 브랜드에서도 다양한 버전으로 내놓았다. 펜디는 스트라이프 줄무늬가 도드라지는 쫀쫀한 니트 소재 신제품을, 돌체 앤 가바나는 스타킹을 신은 듯 속이 비치는 레이스로 전면을 뒤덮은 삭 부츠를 선보였다. DKNY처럼 마치 스니커즈에 무릎길이 양말을 신은 듯한 디자인을 볼 땐 웃음이 나올 정도다. 이런 삭 부츠는 부츠라고 하기엔 경쾌하다. 리처드 말론이나 에밀리오 푸치의 경우 봄에 어울리는 환한 오렌지·노랑을 택하는 묘수를 꾀했다. 기발한 아이디어가 돋보이지만 마치 보정 속옷처럼 단단하게 발목을 조여 각선미를 다듬어주는 효과도 있다는 게 업체들의 설명이다.
 
여성스러운 구두에 맞춰 레이스·실크 소재 인기
 
 
구두와 양말이 합체된 신발. [사진 구찌]

구두와 양말이 합체된 신발. [사진 구찌]

기실 양말을 발가락이 다 보이는 구두에 짝짓는 스타일링이 나온 건 처음이 아니다. 이미 2010년 버버리·디올·로샤스 등의 브랜드들이 캣워크에서 선보인 바 있다. 이후에도 런웨이에는 꾸준하게 양말이 등장했고, 2014년 봄·여름 컬렉션에서 에르메스·생로랑 등 유수 브랜드들이 너도나도 선보이며 다시 한번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그때까지도 여전히 장벽이 있었다. '패션의 정석을 뒤집는 파격이 일반인에게 통할까'를 두고 업계에서나 패션피플들조차 반신반의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의외로 남성복에서 선방을 날렸다. 2015년 전후로 캘빈 클라인, 보테가 베네타, 마르니 등의 럭셔리 브랜드들이 남성복 패션쇼에서 샌들에 양말을 신은 모델들을 선보인 것. 멋진 셔츠와 바지를 입은 모델들이 샌들에 신발을 신고 등장하자 '아재 패션'은 온데간데 없다는 듯 멋쟁이 남자가 되는 비법인양 제시됐다. 때마침 스트리트 패션의 캐주얼 감성이 대세가 되고, 꾸민 듯 안 꾸민듯 한 차림의 '놈코어 룩'이 유행하면서 '양말에 샌들'은 하나의 트렌드로 확실히 자리매김 했다. 당시 월스트리저널은 "뉴욕자이언츠(미국 내셔널 풋볼 리그팀)의 선수 수십 명이 연습에 들어가기 전 샌들에 양말을 신은 채 라커룸에서 기자들을 만난 게 공개되면서 패션계에 영감을 줬다"는 배경을 보도하기도 했다. 마치 야구점퍼를 본딴 스타디움 점퍼가 하나의 패션 디자인이 되는 것처럼 말이다. 한편에서는 '양말 예찬론자'가 생겨났다. 마르니의 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콘수엘로 카스티글리오니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양말은 의상에 색채와 질감을 더하는 액세서리"라는 극찬을 하기도 했다. 이쯤되자 양말을 어디에 신든 문제될 게 없다는 분위기가 시나브로 퍼져 나갔다.


양말 역시 트렌드에 발 맞추면서 진화하고 있다. 초기에는 화려한 컬러나 무늬가 주종을 이뤘다면 최근에는 소재에 힘을 준 제품이 주를 이룬다. 은은하게 반짝거리는 펄 소재나 살이 비치는 레이스·망사, 윤기가 나면서 부드러운 실크로 만든 양말까지 등장한다. 앙고라나 꽈배기 짜임이 있는 모직처럼 옷감을 그대로 적용한 양말도 나온다. 양말 편집매장 '아이헤이트먼데이'의 홍경미 디자이너는 이에 대해 "바지와 구두 사이 살짝살짝 보이는 정도가 아니라 발 전체를 노출하는 샌들이나 여성스러운 하이힐에까지 양말을 신게 되면서 나타난 변화"라고 설명한다.
 
'복숭아뼈 바로 위'로 맞춰야 다리 길어 보여
아무리 유행이고 멋져보인다 한들, 막상 내가 해보자면 망설여지기 십상이다. 자칫 다리가 더 굵어보일까 혹은 촌스러워보일까 싶어서다. 전문가들은 여기에 대해 몇 가지 기본적인 요령을 제시한다. 
 
조르지오 아르마니 2017 SS 컬렉션 [사진 조르지오 아르마니]

조르지오 아르마니 2017 SS 컬렉션 [사진 조르지오 아르마니]

 
일단 길이에 세심해야 한다는 것. 종아리가 상대적으로 짧은 동양인의 경우 양말을 잘못 신으면 더 짧아보이는 탓이다. 김윤미 스타일리스트는 "다리에서 가장 가는 부위인 복숭아뼈를 살짝 덮는 길이로 맞추는 게 최상"이라면서 "만약 양말 자체가 길더라도 그 선까지 양말을 내려 주름을 잡아 신는 게 낫다"고 조언한다. 또 무릎 길이 니삭스의 경우 무릎 아래서 끊기는 것보다 위까지 끌어올려 허벅지를 살짝 덮어야 더 길어보이는 효과가 있다. 구두 역시 발목을 끈으로 조여주는 앵클 스트랩 스타일이 유용하다.
 
어떤 컬러를 고르느냐도 중요한 기준이다. 구두와 같거나 비슷한 컬러의 '톤온톤'이 가장 무난한 반면, 과감하게 포인트 컬러를 주고 싶을 땐 구두와 보색을 고르는 게 좋다. 송선민 스타일리스트는 "많은 사람들이 즐겨 입는 올 블랙(옷과 신발이 모두 검정)일 땐 흰색 양말 하나만으로도 세련돼 보인다"면서 "양말을 꼭 구두와 색을 맞추지 않더라도 함께 입는 티셔츠·스카프·가방 등과 같은 색으로 통일하면 감각적으로 보일 수 있다"고 말한다. 글=이도은 기자 dangd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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