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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충기의 긴가민가] '최순실 저승사자' 안민석을 털었다

이번에는 탄핵정국에서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는 안민석 국회의원 형아를 만나보자. 
안민석 의원 주머니에서 나온 물건들

안민석 의원 주머니에서 나온 물건들

민석 형아는 ‘최순실 저승사자’로 불리며 청문회 스타로 떴다. 밥 한 사발 할까하여 시간표를 맞춰 보니 3주는 지나야 가능하다. 그러면 차나 한 그릇 하자고 지난 17일로 날을  잡았다. 그날 아침, 뭔 조화속인지 서로의 점심 약속이 깨져 얼떨결에 밥을 먹었다.    
 
오후 12시 30분에 서울 서소문 중앙일보 1층 j-cafe로 형아가 들어왔다.  
(대화에서 ‘삽’은 내 별명인 삽자루의 줄임말이다)   
 
삽: 요 앞집에서 냉면 자실뀨? 광화문 나가서 돼지국밥 잡술튜? 
안: 냉면이요. 
삽: 디게 바쁘다믄서유. 대한민국에서 젤루 바쁜 이 몸이 큰 선심을 써서 밥 한술 뜨자구 헐 때는 튕기시더니 아침부터 바람 맞었나봐유? 
안: 어느 분이 부르시는데 안 오겠어요.   
 
(초장부터 탐색전을 벌이며 중앙일보에서 엎어지면 마빡 닿을 거리에 있는 강서면옥으로 걸어가는데, 밥 먹으러 가고 먹고 나오는 언냐아재들이 형아를 알아보고 여기저기서 하이루 방가방가 나이스 투 미츄, 가게에 들어서니 쥔장 언냐가 또 알아보고 어머, 어머, 어머머…. 아니 이럴 수가. 삽자루보다 유명한 안 서방이 있다니)  
 
삽: 저승사자니 여의도 탐정이니 하는 뭐 거시기한 별명이 따라 댕기대유. 뭐 하여튼 순실 언냐가 엄청 미워허것어유. 
안: 내 별명이 광화문 아이돌이에요. 
삽: 묻지 않은 말은 하지 말구 묻는 말에나 답혀유. 
안: 아 네네, 말도 못하게 밉겠지요. 박 전 대통령까지 김종 전차관에게 그랬다네요. 안민석 의원 ‘나쁜 사람’이라고. 2015년 1월 일이예요. 
삽: 아 그 냥반이 그래두 사람은 제대루 알아보네유. 그런데 ‘광화문 아이돌’은 또 뭔 말이유. 
안: 촛불집회 때 광화문에 나가면 움직이지를 못해요. 그 놈의 인기 때문에 사람들이 줄을 100m씩 서요. 
삽: 시방 지가 촌닭이라구 놀리는 거쥬? 뻥을 치두 엔간히 치야 박수를 치지유.안: 제가 그래도 4선의원인데 거짓말 하겠어요.   
삽: 자뻑은 자멸루 가는 지름길이유.안: 정말이라니까요.  
 
(그러며 광화문에서 누가 찍었다는 동영상을 보여주는데, 언냐아재들이 오빠야 형아야를 불러제끼며 와글와글 바글바글한 게 이거 뭐 장난이 아니다.)  
 
삽: 형아 덕에 최순실의 생얼이 시상에 드러났지유? 
안: 2014년 4월 8일 국회 대정부질문 자리였어요. 최태민의 딸이자 정윤회의 아내인 최순실, 그들의 딸인 정유라가 승마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특혜를 받은 의혹을 제기 했지요. 정유라의 공주승마가 처음 언급된 순간이지요.  
삽: 그때 여당 언냐아재 의원들한테 된통 당했지유?안: 말도 말아요. 그때 여당 간사 김희정 의원을 비롯해 새누리당 의원 일곱이 달려드는데 무섭더라고요. 그런데 이상한 거예요. 이 사람들이 왜 이럴까, 왜 이렇게까지 비호하고 나설까, 뭔가 있구나 싶었어요. 그게 시발인데 사태가 여기까지 올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지요.
   
삽: 그 뒤 유라 언냐 건은 흐지부지 됐잖어유. 
안: 며칠 뒤 4월 16일 날 세월호 참사가 일어나며 유라 건도 수면 아래로 묻혔지요.  
 
삽: 계속 사건을 추적했것쥬?  
안: 그럼요. 그해 9월 인천에서 열린 아시안게임에서 정유라가 금을 따요. 그 메달 들고 정유라가 이대에 합격했지요. 연말에 십상시 사건이 터지며 다시 정윤회와 최순실이 등장해요. 그 즈음인가 정유라가 아기를 가졌다는 걸 알았어요.
   
삽: 허.  
안: 신뢰를 주니까 구체적인 제보가 밀려들어요. 제보를 바탕으로 사실을 알아보고 있었지요. 그러다가 2016년 총선을 맞았어요. 그런데 3월 4일 새누리당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이 “계속 국정의 발목만 잡고 민생을 외면했던 야당 의원이 있다”며 “그런 사람들의 출마 예상 지역구에 우리도 킬러를 투입할 수밖에 없다”고 해요. 이종걸·이해찬·박영선·정청래 의원 등이 그 대상인데 제 이름도 들어있는 거예요. 제가 훌륭한 사람도 아닌데 오산까지 자객을 보내 떨어트리겠다는 건지, 그런 반응을 보니까 이거 뭔가 진짜 있구나 하는 생각이 또 들었어요.

삽: 최순실이 다시 등장한 결정적 계기가 뭐래유?  
안: 2016년 9월초에 서울교대 앞에서 놀라운 얘기를 들었어요. 제 지역구인 오산에서는 초중고가 모든 학교에서 수영을 배워요. 세월호 참사 이후 생존 수영을 어떻게 확장할까를 논의하는 모임이 있는 날이었지요. 더운 날이었는데 참석자 중 한분이 아이스크림이나 먹고 가자고 해요. 저는 아이스크림 잘 안 먹는데 그냥 따라 들어갔지요. 그런데 그 자리에서 한 분이 그러는 거예요. 최순실이라는 여자가 이대 가서 난리를 피웠대요. 정신이 번쩍 들었어요. 그때 제가 정유라의 독일 소재지를 찾고 있었거든요. 유라는 학교에 없는데 왜 최순실이 이대에 가서 그랬을까 궁금했지요. 그전에 들은 얘기가 있어요. 최순실은 모든 일을 대리인을 내세워 하는데 유독 정유라 관련 건만은 직접 나선다는 말이었지요. 곧바로 확인에 들어갔지요. 
  
삽: 얼쑤. 
안: 그리고 나서 9월말에 국정감사가 있었죠. 교육문화위원회 소속 당 동료의원들에게 말했어요. 큰 건 터진다. 이번 국감은 미르재단과 K-스포츠 국감이다. 이건 박근혜 대통령과 정면전쟁이다. 그 뒤에 최순실이 있다. 싸울 분들은 신변정리부터 하시라고요. 전쟁이 시작되면 사방팔방에서 생각지도 못할 압박과 위협이 들어올 거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죠.  
 
삽: 덜쑤. 
안: 세월호 참사 당시 청와대에 근무했던 간호장교 조여옥 대위를 페이스북을 통해 찾은 것도 그렇고 고비 때마다 우연이 자꾸 꼬리를 물고 이어졌어요. 세월호에 묻힐 뻔한 국정농단이 결국 세월호 때문에 다시 드러났으니 참 아이러니지요.
  
삽: 독일에 두 번 갔잖어유. 여럿이 돌아댕겼으니 차표값 밥값 여인숙값 해서 꽤나 나갔지유? 
안: 뭐 그런 걸 다 묻고 그래요. 제 지갑에서 나갔어요.  
삽: 가서 뭐 좀 마이 건졌어유? 
안: 사태의 윤곽을 파악했어요. 최가 한국에서 빼돌린 걸로 보이는 돈이 어디로 흘러갔는지 대충 보이더라고요. 교포사회가 좁아요. 현지에 있는 분들이 많이 도와줬어요.  
삽: 물증이라도 잡은규? 
안: 밝혀야 하는데 제가 수사관이 아니니 한계가 많아요. 재산환수 특별법을 만들어 추적하는 방법뿐이에요. 
삽: 한국서 나간 돈이 몇 백 근이나 된대유? 
안: 90년대 초반부터 진행된 일인데, 2013년경부터인가 박근혜씨에게 힘이 붙기 시작하면서부터 최순실이 대기업들에게 본격적으로 돈을 받은 걸로 보여요.
  
삽: 돈 준 문제루다가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 됐잖유. 
안: 그런데 이것도 기가 막혀요. 이 부회장 재판을 심리하는 이영훈 판사 있잖아요. 그 장인이 70년대 독일에서 교수를 하다가 귀국해서 정수장학회 이사를 했어요. 최순실이 독일에 갈 때 거기 사람들에게 소개를 해주고 했어요. 후원인인 셈이죠. 어제 제가 이 문제를 제기했어요.  
(민석 형아를 만난 몇 시간 뒤 서울 중앙지법은 결국 담당판사를 바꿨다)  
 
삽: 할 말이 태산이지유? 
안: 기가 막힌 일이 한둘이 아니에요. 최태민의 다섯 번째 부인이 임선이잖아요. 그녀가 데리구 들어온 아들이 고인이 된 조순제고요. 그의 아들 조용래씨가 이번에 책을 냈어요. 제목이 <또 하나의 가족>이예요. 주르륵 읽다보니 시커멓게 지워진 두 줄이 있어요. 조용래씨에게 무슨 내용이기래 지웠냐고 물어봤어요.  
삽: 뭐래유?  
안: 그런데 제 입으로는 말 못해요. 알 만한 사람은 다 알아요.  
삽: 천기유? 
안: 천기보다 더 해요. 하여튼 조용래씨의 말을 들으니 최순실 주변 인물들의 구멍 난 퍼즐이 착착 맞아떨어졌어요.    
삽: 특검은 어땠어유? 
안: 최순실과 장시호의 결별이 특검에는 큰 선물이 됐지요.
  
삽: 그류. 어쨌든 고상 많았구먼유. 건 그렇구 이번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는 어느 짝에다 도장을 누를 생각이유? 
안: 제가 당 직능위원장이에요. 400개가 넘는 단체를 관리하는 자리인데 지지 후보를 공개하면 안 되지요. 중립을 지켜야지요. 
삽: 그래두 지한테만 살짝. 
안: 차라리 날 죽여요.
  
삽: 여세를 몰아 이번 상감좌석따먹기 팔도경진대회에 나가보지 그랬어유? 
안: 아핥핥핥.  
삽: 그럼 2018년 지자체 선거에서 경기도 상감 후보루다가 나갈튜 ? 
안: 주변에서 자꾸 해보라고 하는데 안 해요. 국회에서 할 일이 남았어요.삽: 뭔디 그류. 
안: 영업비밀 자꾸 물을래요? 
 
삽: 앞으루 남은 일은? 
안: 최순실과 장시호 면회 가서, 최순실에겐 ‘인생 똑바로 살라’고 해주고, 장시호에겐 ‘회개해서 고맙다’고 칭찬해 주고 싶어요.
   
삽: 중앙일보-JTBC에서 만나보고 싶은 누구 있어요? 지는 빼구유. 
안: 아하하하핡핥 내가 미처. 어떻게 제 맘을 먼저 알고. 손석희 앵커예요. 풀어야할 오해도 있고. 
삽: 무슨 오해래유. 그 냥반 뒤끝이 읎는디. 
안: 최순실 사태 관련인데 만나게 되면 말씀드릴 거예요.
  
삽: <긴가민가> 팬들에게 한마디. 
안: 그림에 미쳐있는 안충기가 저도 스타라고 지껄이는데 <긴가민가> 친구 여러분, 멋모르고 믿지 마세요. 인간 한심합니다. 속지마세요.  
 
그러면 최순실 근방을 탈탈 털어 대한민국을 홀라당 뒤집어 놓은 민석 형아를 털어보기로 하자. 
  
삽: 주머니에 있는 물건을 몽땅 꺼낸다, 실시. 
안: ?????? 
삽: 아니 귀 잡쉈나. 실시. 
안: 아니 무슨 말씀인지. 
삽: 이유는 묻지 말고, 실시. 
(버티지 못하고 주섬주섬 물건들을 꺼내는 민석 형아)    
 
압수 목록은 다음과 같다 
- 삼성 갤럭시 S6 휴대전화 
(정작 쥔장은 모델 이름도 모름. 몇 사람 번호가 있는 줄도 모름. 2500여명 될 거란다. 단축번호도 없다. 대개 식구들이 1,2,3,4번인데 좀 이상한 아재다. 깔린 앱을 보니 뮤직 무비 비디오 갤러리 팟빵 같은 심심풀이 땅콩용 앱, 카톡 페북 밴드 트위터 인스타그램 같은 팬 관리용 앱, 다음 네이버 같은 포털 앱, 메시지 바이버 메신저 텔레그램 같은 연락용 앱이 전부다. 야동 보는 앱이 있을 것 같아 뒤져보니 없다. 재미 읎는 형아) 
- uni 0.5 볼펜(일제. 빨간색. 독특한 취향) 
- 돋보기 안경(테레비에서 저거 쓰고 종이때기 읽는 거 가끔 봤음) 
- 명함 5장(명함지갑도 없이 주머니에서 주섬주섬 꺼냄) 
- 월간 일정표(최순실 특별법 공청회 등이 좌르륵)  
 
삽: 더 읎어유? 
안: 이게 다예요. 
삽: 아니 돈 늫구 댕기는 지갑두 읎어유? 
안: 네 없어요. 돈 쓸 일이 별로…. 계산할 땐 비서관이. 
삽: 늘어진 팔자유. 대포폰 내놔봐유. 한가락 하는 분덜은 다 그런 거 들구댕기던디. 최순실 주변 사람들두 그렇구. 
안: 없어요. 그런 거 안 써요, 
삽: 의원 나리들은 도청될까봐 엄청 조심하잖어유. 지가 입이 팔천 근이유. 자크 꽉 잠글 테니 내놔봐유. 
안: 아 진짜라니까요. 주변에서 도청 안 되는 아이폰 쓰라고들 하는데 제가 뭐 나쁜 일 하러 다니는 거 아니고 가릴 거도 감출 거도 없는데 비밀 전화를 쓸 일이 없지요.(중앙일보는 2월 27일자 2면에 아이폰 해킹 논란 기사를 실었다. 안전한 전화는 없나보다)    
 
냉면을 먹고 나오는데 옆자리에서 밥 먹던 청춘남녀가 벌떡 일어나더니 민석 형아를 보고 무지하게 반가워하며 기념사진을 찰칵. 저, 저기요 저도 앞으루다 저 형아보다 유명해질 사람인데요, 하니, 별 정신 나간 자 다 보겠다는 표정이다. 나오며 쥔장 언냐한테 명함 건네는 것도 잊지 않는 센스.     
커피집에서 한 사발 마시며 남은 이야기하고 나오니 길거리에서 언냐아재들이 또 악수하고 손 흔들고, 형아는 몇 장 남지 않은 명함 건네며 구십도로 꾸벅꾸벅.
 
그런데 이게 뭐냐. 밥값도 커피값도 몽땅 삽자루 지갑에서 나갔다.  
오늘의 출혈: 냉면 왕만두 33000냥. 아메리카노 7600냥. 소보로빵 2200냥. 합이 4만2800냥.제대루 한번 털어보려다가 삽자루가 탈탈 털렸다.    
 
안민석 형아는 4월 7일 오후 2시 국회헌정기념관에서 출판기념회를 연다.  
책 제목은 <끝나지 않은 전쟁: 최순실 1000일 추적기>. 
 
그림·글=안충기 기자 newnew9@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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