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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들아 PC방 모여” 스타 재출시에 설레는 3040 아재들

지난 26일 인터넷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스타크래프트 갤러리에 3300개의 글이 올라왔다. 온라인 게임 스타크래프트(스타)를 즐기는 사람들이 하루 평균 300개 안팎의 글을 올리던 것에서 10배 이상 늘었다. 이날 이 게임을 만든 회사가 ‘리마스터(과거 창작물을 현대 기술로 재가공)’ 버전을 출시한다고 알리자 이런 반응이 나타났다. 1998년 출시돼 대박을 낸 스타의 재출시 소식이 이제 30~40대에 접어든 세대를 소년으로 되돌려 놨다.
2000년대 초반부터 10여년간 한국의 스타크래프트 붐을 이끈 '폭풍저그' 홍진호(왼쪽)와 '테란의 황제' 임요환. [중앙포토]

2000년대 초반부터 10여년간 한국의 스타크래프트 붐을 이끈 '폭풍저그' 홍진호(왼쪽)와 '테란의 황제' 임요환. [중앙포토]

 

게임 1편 출시 19년 만에 복고 열풍
“그때 멤버로 게임하고 소주 한잔”
최근 PC방서 ‘스타’ 점유율도 상승
업체서도 구매력 가진 3040 겨냥
리니지는 모바일 버전 출시도

스타크래프트는 테란·프로토스·저그의 세 종족이 벌이는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인간 종족인 테란을 나란히 사용하는 임요환 (왼쪽)과 이윤열이 한 대회에서 경기를 펼치고 있다. 이윤열은 2000년대 중후반 임요환의 뒤를 이어 테란 강자로 등극하며 각종 대회를 휩쓸었다. [중앙포토] 

스타크래프트는 테란·프로토스·저그의 세 종족이 벌이는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인간 종족인 테란을 나란히 사용하는 임요환 (왼쪽)과 이윤열이 한 대회에서 경기를 펼치고 있다. 이윤열은 2000년대 중후반 임요환의 뒤를 이어 테란 강자로 등극하며 각종 대회를 휩쓸었다. [중앙포토]

회사원 김윤호(32)씨도 스타 리마스터 소식에 15년 전 기억에 잠겼다. 친구들의 반응도 비슷했다. 유튜브의 관련 영상이 카카오톡으로 공유됐다. 김씨는 “야간자율학습 시간에 몰래 PC방에 가서 친구들과 ‘스타’를 하던 추억이 어제 같다. 그때 그 멤버 그대로 PC방에 모여 스타도 하고 소주도 한잔하고 싶다”고 말했다.
 
고교 시절 별명이 ‘잠원동 홍진호(프로게이머)’일 정도로 열성 게이머였다는 회사원 서원석(31)씨는 “요즘 학생들은 스타를 잘 모를 거다. 나는 리마스터 소식을 듣고 반가워서 10년 만에 혼자 PC방을 찾았다”며 웃었다.
 
PC방 업계도 이들의 움직임에 반응하고 있다. PC방 전문 리서치 사이트 게임트릭스에 따르면 최근 스타의 PC방 점유율(4.46%) 순위가 5위로 한 단계 상승했다.
 
스타처럼 10~20년 전 인기를 누린 온라인 게임과 애니메이션의 재등장이 잇따르면서 ‘마니아의 추억’을 되살리는 직장인들이 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올 상반기 리니지의 모바일 버전 '리니지M'의 출시를 예고했다. 90년대 일본 애니메이션 신드롬을 이끌었던 오시이 마모루 감독의 ‘공각기동대’는 영화로 재개봉돼 관심을 모았다.
 
리마스터 버전에서는 마린 등 캐릭터 형상이 정교해졌다. [중앙포토]

리마스터 버전에서는 마린 등 캐릭터 형상이 정교해졌다. [중앙포토]

이들의 반응은 일종의 ‘레트로(복고주의·Retro)’의 경향을 띤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팍팍한 현실에서 잠시 떠나 과거에 젖을 수 있게 해주는 매개물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전상진 서강대 사회학과 교수는 “스타 리마스터 버전에 30~40대들이 관심을 보이는 기저에는 당시에 대한 향수, 그리고 과거의 나에 대한 향수가 깔려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30~40대가 처한 각박한 현실이 이런 현상을 가속화한다는 분석도 있다. 이택광 경희대 글로벌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대중문화의 목표 중 하나가 현실도피이기 때문에 그 세대가 직면한 현실적 어려움도 레트로 현상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과거의 기억을 소환해 즐기는 과거 게임·영화 리마스터가 이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기업 입장에서도 승산이 있는 시도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게임에 열광했던 10대가 구매력을 갖춘 나이에 다시 돌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택광 교수는 “스타·공각기동대 등은 학창 시절을 이들과 함께 보낸 세대들이 구매력을 갖출 무렵 이들을 타기팅해 재탄생한 노스탤지어 상품이다”고 분석했다.
 
스타는 한국에서만 450만 장 이상 팔릴 정도로 성공을 거둔 게임이다. 진흥 법률까지 만들어진 e스포츠의 역사도 스타의 성공에 기반을 뒀다. 최초의 게임방송 채널 ‘온게임넷’ 역시 스타 방송에서 유래했다.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스타는 학생들의 대화 소재는 물론 행동 패턴에도 영향을 끼쳤다. e스포츠라는 새로운 영역을 만들어낸 것만으로도 그 영향력을 가늠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2000년대 후반 승부 조작 사건 등 악재가 겹치며 조금씩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진 스타가 과거처럼 전성기를 누리게 될지는 미지수다. 
 
김민관·윤재영 기자 kim.minkw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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